남미(South America)/Argentina

[Ushuaia] 겨울나라로 온 팬더와 토끼

팬더는팬팬 2011. 2. 13. 18:39

[Nov 08 Mon]

 

 

 

아침은 계란과 양파를 넣은 스크램블, 사과 쪽씩, 그리고 핫초코다. 미리 놓은 우유를 끓여서 코코아 가루와 설탕을 넣으면 핫초코 완성.

 

 

 

 

 

 

  오늘은 국립공원을 나가야 하는 날인데, 나가서 어디로 고민이다. 난파선을 보러 갈까? 차로 리오 그란데로 올라 가는 길에 난파선을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오늘의 목표지점은 '똘루인'. 곳에 있는 캠핑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가면 좋을 같다. 곳까지 가는 동안의 루트는 팬더에게 맡기기로 했다.

   국립공원을 무사히 나가는 순간. 아쉬우면서도 해방감이 든다. 몰래입장에 대한 부담감이 아직도 있었나 보다. 팬더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데, 나만 이렇게 항상 쫀다.

 

  우리는 기차 역으로 본다. 가장 좁은 기차로도 유명 하다는데, 기찻길도 좁고, 기차도 엄청 작아서 앙증 맞았다. 원래는 죄수들을 태우는 기차 였는데, 교도소에서 작업장까지 데려다 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객들을 위해 기차를 운행하는데, 알록 달록 예쁘게 단장을 놓았다. 기차를 타지는 않고 보기만 했다. 가격은 외국인 기준 150페소 정도(가장 좌석).

   그나 저나 오늘 날씨…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분다. 하늘엔 먹구름도 가득이고, 뭔가 심상치 않은 데… 지난 2 동안 날씨가 좋았던 이렇게 행운일 줄이야. 배타고 산에서 걷는 비가 왔으면 정말 일정 망칠 했다.

 

 

 

 

<좁은 기차 칙칙 폭폭~!! 철로 폭은 팬더 신발 싸이즈 만한듯..>

 

 

 

 

 

 우린 항구로 향한다. '우수아이아 - 세상의 ' 이라고 적힌 팻말 앞에서 팬더는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겠다고 해서다. 팬더도 나와 같이 한복을 입자고 하지만… 왠지 내킨다. 나랑 한복이랑 너무 어울려서… ㅠㅜ 팬더는 어울린다고 나를 위로 주긴 하지만, 그래도 내킨다. 그럼 팬더만 우선 찍자. 팬더 사진 찍고 들어 와서, 안에서도 입을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입었다. . 슬퍼!

  

 

 

 

<우수아이아 세상의 끝~!>

 

 

 

 

 

하늘엔 빗줄기가 후다닥 떨어진다. 오늘 꾸물 꾸물한 날씨가 감이 좋다 했더니 빗방울로 바뀐 것이다. 우린 슈퍼 가서 귤이랑 휴지도 사고, 주유소 가서 주유도 하고, 우수아이아를 나가는 길에 마침 비가 살짝 그쳤길래 전망 좋은 곳으로가서 으릉이랑 팬더랑 토끼랑 같이 가족 사진도 찍었다.

 

 

 

 

<비글 해협이 보이는곳에서 사진 찍었어요~! 쿵~!>

 

 

 

<갑자기 우박이 내리네요~  날씨 변덕이 심한 오늘..>

 

 

진짜로 우수아이아를 떠난다. 3 도로를 타고 올라 가다가… 팬더가 갑자기 핸들을 꺾는다. 난파선을 보러 가자고 비포장 길로 빠진 것이다. 우리가 배타고 갔었던 펭귀네라 근처에 있는 하버튼 농장쪽으로 간다. 농장은 우수아이아의 역사적인 장소. 가장 처음 생겨난 농장이기도 하고, 곳에 왔던 선교사들이 세운 농장이기도 하고, 우수아이아에서 가장 오래 집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의 관광을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이 곳에서 인턴을 하고 싶어하지만, 것도 경쟁률이 치열하다는 사실을 론니에서 적이 있다.

   가는 ,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오늘 같은 날씨엔 집에서 부침개나 부쳐 먹어야 하는데… 아쉽다.

   원래는 난파선을 보러 들린 곳이지만, 알고 보니 난파선이 있는 곳은 똘루인을 지나서 루타 A 탔어야 하는데, 곳은 하버튼 농장만을 위한 이었다. 그래도, 예상치 못했자만 지방에서 유명한 바람에 누운 나무 보고, 예쁜 경치도 감상 했으니… 아쉽진 않다. 그럼 난파선 구경은 내일로 미뤄야겠다.

 

 

 

 

<바람 쌩쌩~~~비포장길의...연속>

 

 

 

<아주 오랜 전부터 이 바람은 여기에 있었나 봅니다. ㅋㅋㅋ>

 

 

 

<바람을 왁스삼아서.....쓰윽~~!>

 

 

 

 

<우수아이아 인포센터에 가면 도장 세개를 찍을 수 있답니다. 여권에 꽝.  오른쪽 아래것은 마추픽추.>

 

 

 

 

 

 

 

 

 

 

 

 

 

 

 

 

<하버튼 농장. 시간도 늦었고 입장료도 많이 비싼 것 같아 잠시 들어만 가보고는 바로 나왔답니다.>

 

 

다시 농장을 거쳐 3 도로로 돌아 오는 . 하늘에서 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한다. ~ 눈이다(11월인데.....ㅋ 북반구로 따지면 5월인 셈이다.)  ~ 만년설은 실컷 봤지만, 함박눈은 오랜만이다. 금새 모든 자연물들은 눈으로 단장을 하기 시작 한다. 하얗게, 순수하게, 아름답게, 모든 덮어주는 하얀 . 갑자기 겨울 나라로 팬더와 토끼. 너무 너무 행복 하다.

   쌓인 나무를 보고 싶어 했던 팬더의 소원이 이루어진 날이다. 사실, 원래 대로의 일정이었다면 우수아이아에 9 정도에 들어와서 스노우보딩도 하고, 눈도 실컷 봤을 텐데… 남극 투어 일정 때문에 일부러 천천히 내려 왔었다. 그것을 못내 서운해 하던 중이었는데, 이렇게라도 함박눈을 보니 서운한 마음이 조금 녹아 내리는 같았다.

   오늘 날씨 좋다고 불평했는데, 막상 오니까 너무 너무 행복하다. 한국에서였다면 자연스럽게 - 여름- 가을 - 겨울을 이치대로 감상할 있지만, 여행 중에는 고도와 지형에 따라 갑자기 겨울이 됐다 갑자기 여름이 되는 정신 없는 계절변화를 겪게 된다.

 

 

 

 

<이런 눈덩어리가 뚝뚝~!!>

 

 

 

<들어올 때는 푸른 나무들이 이렇게 금방 흰 옷을 입었습니다.>

 

 

 

 

 

 

 

 

비포장 길이 끝나고 3 도로로 나왔는데, 오히려 포장 도로라 길이 미끄럽다. 눈이 생각 보다 많이 싸이기도 했고, 우리 타이어가 스노우 타이어가 아니라 미끌린다. 마침 적당한 곳에 주차장이 있길래 우린 그만 가기로 하고 이동을 멈췄다. 아르헨티나는 이렇게 길가에 때가 많아서 좋다. 자동차 여행자들에겐 천국같은 아르헨티나 ^^

 

 

 

 

 <미끌미끌..도로  그만 가야겠어~!!!!>

 

 

해가 늦게 져서 그렇지, 차를 멈추고 보니 9 반이나 됐다. !.! 우린 서둘러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 오늘의 메뉴는 밥과 미역 된장국.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기 20kg 오늘 날짜로 떨어졌다. 밥돌이 밥순이 @.@ 

   오늘 부터는 화이트 가솔린(가솔린 버너용 고정유 휘발유)이 떨어져서, 일반 휘발유로 버너를 사용 한다. 일반 휘발유를 많이 넣으면 노즐이 막힌다는데… 불안 하긴 하지만 다른 대안도 없다. 막상 불을 지피고 나서 보니, 생각 보다 색도 나오고 하다. 이럴 알았으면 진작 휘발유 걸… 괜히 얼마 없는 화이트 가솔린으로 걱정했네.

   냄비 밥을 전기밥솥에 넣는 물보다 20% 정도는 물을 많이 넣어야 한다. 그래야 딱딱하지 않고, 다음 먹어도 먹을 밥이 탄생한다. 팬더는 밥을 하고,   양파를 자르고, 된장을 풀고, 미역을 넣고, 미역 된장국을 끓인다. 마지막에 팬더의 비법 고추장 숟가락까지 더하고 나니, 맛있는 미역 된장국 완성.

   밥이 너무 맛있게 돼서, 먹는 듯이 행복했다. 김이 모락 모락 나는 오랜만에 집에서 밥에 싸서 먹고, 밥이 조금 식고 나서 미역된장국과 먹고. 근래에 가장 맛있고 행복한 저녁식사였다.

 

 

 

 

<앞좌석 찌그러진 팬더머리....ㅋㅋ 미역국이 먹고 싶나봅니다.>

 

 

 

 

 

 

   식사 , 심슨을 하나 보고… 세수하고 양치하고. 준비를 한다.시동을 끄자 마자 급속도로 식는 안의 온도를 보아 하니…  오늘 밤은 너무너무 가혹하게 추울 같다. 밖에는 눈보라가 치는 , 우수아이아 근처 3 도로 귀퉁이에서 팬더와 토끼는 잠이 듭니다. ^^/     Zz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