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9 Sun 2010
게을러진 일요일, 덩헌님은 한국에서 공수해 온 게임을 하느라 바쁘고 우린 나갈까 말까를 수 없이 고민하다.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산텔모 시장이라 산텔모 시장으로 향했다.
항상 산텔모 시장이 시작 되는 입구에서 가방 파는 아저씨. 항상 내가 그 집 가방을 눈 여겨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 챈 것일까? 절대 가격을 깎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갖고 싶은 예쁜 가죽 가방.
가죽 가방을 파는 가판을 지나 지난주부터 얼쩡대던 반지 가판으로 가 본다. 은 반지는 당연히 비싸지만 장미 모양의 예쁜 반지도 판매 중이다. 오늘 반지를 껴 보다 알게 된 사실은 팬더 손가락과 토끼 손가락 사이즈가 똑 같다. 사실, 시계사이즈도 똑 같은데… 참 신기하다. 같은 디자인의 장미 반지 2개를 40페소에 구입. 처음 가져 보는 커플링이다. 케케~ 처음 해 보는 반지가 어색하긴 하지만, 뭐 산뜻하고 기분이 좋다. 그런데, 이 좋은 기분도 잠시, 너무 장미가 커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뺄 때 불편해서, 과연 이 반지를 오래 하겠나 싶다.
또 다시 시장 길을 따라서 걷는데, 또 내 눈에 들어 온 한 아이. 바로 어린왕자 정리함이다. 후배 중 어린왕자를 유난히 좋아하는 녀석이 있는데, 각 언어별로 어린왕자를 모으는 건 기본, 어린왕자 디자인 소품까지 모은다. 고민 하다, 결국 구입.
이번엔 골동품 가게가 모여 있는 상가 쪽으로 들어 가 본다. 화려한 상들리에가 천정마다 가득이고, 오드리헵번과 체 게바라의 포스터가 여기 저기 붙어 있다. 한 골동품 가게에서 하는 깜짝 이벤트. Sorprensa! 바로, 일명 뽑기다. 포장지로 안이 보이지 않게 해 놓은 물건을 5페소에 구입할 수 있는데,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도 모르고 안에 들어 있는 게 맘에 들지 않아도 바꿀 수 없다. 왠지 재밌을 것 같아서 가장 큰 포장 하나를 골라 지불하고선 '두근 두근' 안을 뜯어 본다. 처음에 나온 건 신문지. 헉?! 설마 신문지? 속았나 싶어 자세히 보니 한 번 더 포장이 되어 있었다. 다시 신문지를 뜯어서 안을 보니 웬… 오래 된 숟가락이 하나 들어 있다. 오잉? 나름 일반 숟가락이 아닌 숟가락 겸 포크 다. ㅋㅋㅋ 그리고 일반 숟가락의 두 배 되는 크기의 자이언트 숟가락 겸 포크. 이건 예쁘지도 않고, 너무 커서 쓰지도 못하겠다 싶지만, 기념이니 가방에 잘 넣어 둔다. 혹시나 싶어 다른 포장들도 손으로 만져 보니, 크기에 상관 없이 모두 다 크기만 다른 숟가락 같다. 하하~ 매우 즐거웠던 뽑기 시간. 나름 도박의 순간 이었다.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
<뽑기를 해서 뽑은 숟가락..그리고 장미 반지>
<환상의 게이 커플>
다시 골동품 가게를 나와 계속 도레고 광장 쪽으로 걸어 가 본다. 지난 번 문 닫을 때 도레고 광장을 가서 자세히 둘러 보지 못했는데, 도레고 광장 쪽에 난 샛길로 걸어 가 보자 한 오케스트라가 길거리에서 공연중이었다. 피아노 1 대, 반도네온 4대, 바이올린 2대, 첼로 1대, 콘트라 베이스 1대, 가수 한 명으로 구성 된 땅고 오케스트라. 공연을 하면서 열심히 CD도 팔고 있었다. 우린 잠시 앉아서 음악을 듣다가 CD 2장을 구입하기로 결정 했다. 반도네온이 4대라 그런지 힘 있게 연주하는 박력이 마음에 들었고, 피아노를 여기 까지 옮겨 오는 정성이 대단해 보였다.
어둑 어둑 해 지는 밤 거리를 따라 다시 돌아 온 남미사랑 호스텔. 항상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지만, 돌아올 땐 양 손이 무거워지는 신비로운 시장 산텔모. ^^
오늘 저녁은 칼라파테에서 돌아 온 두순씨와 국밥으로 변모 한 정체불명의 짬뽕을 밥에 말아 먹고, 덩헌님이 오락기에서 자리를 뜬 틈을 타 팬더가 오락기를 잡는다. 현란한 솜씨를 자랑하는 팬더. 팬더는 오락 별로 안 좋아 하는 줄 알았는데, 팬더가 오락 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 하긴, 페루에서도 옛날 게임을 에물레이터로 돌려서 비행기 게임, 싸우는 게임을 엄청나게 하긴 했구나. 아무튼 그래도 플스2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팬더군. 역시 못 하는 것 없이 다재다능한 우리 팬더^^
은섭씨와 두순씨가 와인을 사 와서 다 같이 나눠 마셨다. 그리고 크래커 위에 버터를 발라 그 위에 사과를 얹어 먹었는데, 맛도 있고 와인과 잘 어울렸다. 소정이와 난 그것도 맛있었지만 크레커에 발라 먹는 둘쎄 데 레체를 너무 좋아 한다. 이 곳 사람들이 좋아 하는 카라멜 맛 쨈인데, 단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딱!인 맛이다. 나도 나중에 한국 갈 때 꼭 사들고 가야지~ 둘쎄 데 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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