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8 Sat 2010
오늘은 곰곰이가 아침 일찍 가는 날. 벌써 가는 구나. 난 서둘러 밖으로 나가서 아바나의 알파호레스와 둘세 데 레체를 선물로 사 왔다. 둘 다 한국 가기 전에 사 간다고 해놓고 사지 않은 것들이다. 다시 돌아 와 짧은 편지를 쓰는데, 기분이 이상하다.
서둘러 짐을 싸는 종철오빠에게 가서 선물을 건네고 빨리 돌아서 나오려는데, 오빠가 어딜 가냐고 잡는다. 가는 날 괜히 눈물 보이면 좋지 않을 것 같아 빨리 돌아선 건데… 이별이 실감나서 갑자기 눈물이 난다. 영원히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다시는 안 볼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서운하고 속상한 지 모르겠다. 아마도 더 이상 이 장소의 이 모습이 아니게 되는, 서로 변하게 될 모습 때문이 아닐까. 유난히 정을 많이 준 사람이라 더 그런가 보다.
잠시 후, 택시 타고 공항으로 떠나는 곰곰오빠. 잘 가요~
오늘은 승재오빠도 짐 싸서 판초네로 이사 가는 날이다. 여우 잘 가요~
나와 용, 소정, 상구는 승재오빠가 추천해 준 콩 요리 식당으로 택시를 타고 가는 데, 토요일이라 차가 막혀도 너무 막힌다. 오후1시 반 버스라 1시까지는 숙소로 돌아가야 하는 상구가 있어 멀리까지는 식사하기 어려울 것 같고, 라바쉐 거리를 지나던 택시 기사님께 그 자리에 내려 달라고 해 라바쉐 거리의 한 뷔페집으로 들어 갔다.
1인 당 33페소로 꽤 저렴한 뷔페인데, 빠리샤(숯불 구이 고기), 팬케익, 중국음식, 후식 등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급하게 식사를 해야 하는 우리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맥주 두 병과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가져다 먹고 이야기도 하고… 조금 있으면 헤어져야 하는 시간들이 어찌나 아쉽던지. 어제가 경재씨와 이별연습을 했던 날이라면, 오늘은 곰곰, 상구, 용용, 승재 모두가 한꺼번에 없어지는 이별의 혹독한 실전 과도 같은 날 이다.
밥 먹고 들어 오자 마자, 상구는 급하게 배낭을 들쳐 메고 레티로 버스 터미널로 가 버렸다. 플라멩고야 안녕~ 야구 잘 가요~
잠시 쉬다 이제는 용용도 나갈 차례. 저녁 비행기라 지금 나가서 8번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간다고 했었다. 배웅도 할 겸 같이 또르또니 앞 버스 정류장으로 나갔는데… 오잉? 이상한 종이 쪽지 하나가 붙어 있는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물어 봤더니, 오늘 행사 때문에 버스가 돌아 가게 되어 다른 정류장으로 와야 한다는 것이다. 오 마이 갓! 우린 다시 짐을 들고 길을 물어 물어 살타와 베네쥬엘라 길을 찾아서 도착 했더니 저 멀리서 8번 버스가 오는 게 보인다. 오 ~ 성공이다. 우린 반갑게 버스 기사 아저씨를 향해 손을 흔들었으나, 우릴 본 체 만 체 하고는 쌔앵~ 헉… 뭐지? 우린 버스가 지나간 방향으로 묵묵히 따라 걸었지만 정류장은 결국 찾지 못하고 택시를 타야만 했다. 차라리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택시를 탈 것을. 무거운 짐 들고 40분을 헤맨 끝에 택시를 타다니!! 아무튼 용용씨 잘 가요~
오늘 돌아 온 덩헌/멜라니 가족은 오랜 비행과 시차로 피곤 한 지 다들 골아 떨어진 것 같고, 투숙객 모두가 외출 중이고, 호스텔이 조용해 졌다. 우린 곰곰오빠의 흔적, 짬뽕+밥으로 어제와 같은 저녁을 먹는다.
조금 지나서 중국에서 시장 조사차 오신 아저씨가 맥주를 사 오셔서 덩헌님, 팬더와 토끼, 윤정언니와 함께 나눠 마시고는 다 같이 까르푸 나들이에 나섰다. 오늘 특별 세일하는 품목들 중에 같은 물품을 두 개 사면 두 번째 것은 70% 할인을 해 주기 때문이다. 우린 팬더가 지난 번 약속 했던 초콜릿 기금을 오늘 사용 하기로 했다. 초콜릿 기금이란 일주일에 15페소씩 토끼 앞으로 초코릿 배당이 나오는 것이다. 헤헤~ 특별 세일 품목 중 초콜릿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딸기 요거트 맛 초콜릿 4개와 밀크 초콜릿 2개를 소중하게 사서는 집으로 돌아 왔다. 완소 초콜릿 기금~ 헤헷
PS.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학회 때문에 온 대학원생 두 분과 술을 나눠 마신 팬더는, 3일 정도 (다음 주 수목금) 그 분들 가이드를 해 드리기로 했다고 한다. 굉장히 좋은 사람들 같아 일부러 시간을 빼도 아깝지 않다는데… 과연 어떤 분들 일까? ^^....................................................
<용용이가 보드에 숙박했던 친구들 그림을 그리고 갔네요.>
각자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하나씩 있답니다. ㅋㅋㅋㅋㅋ
* 여우 : 한승재 " i pad 사라"
* 박상구(야구) " 오늘은 취하고 싶어요~'
* 김종철(곰곰이) :" 뭐 먹을까?" ㅋㅋㅋㅋㅋ
* 준영이 : " 네/ 아니오. ㅋㅋㅋㅋㅋ 단답형 준영
전경재 : " 참 잘되셨습니다" -> 참 잘됬어요~~가 아닌 언제나 진지하게 '습니다'로 말을 맺는 그 남자.
정호균 : 용용 군과 서로 별로 말을 안해 봤다던데...대체 뭔말인지?? 담배?? 재밌는???
소정이 : " 저 머리 감았어요"
팬더 : " 토끼 노래해~"
토끼 : "맞나"ㅋㅋ 토끼는 이제 경상도 말 잘합니다.
- 근데....이 놈....매직으로 그리고 갔다... ㅠㅠ 나중에 알콜로 지우느라........고생했음
8월 남미 사랑은 정말 우여 곡절이 많았네요. 정말 시간이 언제 간지도 모르게 벌써 8월말..
처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좋은 사람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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