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27 Fri 2010
오늘은 경재씨를 비롯해 3명이나 비슷한 시간에 공항으로 간다. 다들 한국 가니까, 나도 한국 가고 싶은 마음이 살살 든다. 한국 가시는 분들이 필요 없는 물품들을 주고 가서 뜻밖에 생긴 물품들에 우린 부자가 된 기분이다. 튜브로 된 볶음 고추장, 자일리톨 껌, 추울 때 쓰는 핫 팩, 복대, 형광펜, 자, 팔찌 등등
경재씨, 처음엔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 조차 몰랐던 사람인데 어느 새 정이 들었는지, 간다는 사실에 눈물이 살짝 난다. 남미사랑 복도에 걸린 화이트 보드엔 현재 숙박객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화이트 보드 정리를 하는 내 옆으로 다가 와, "이젠 제 이름도 지우시죠"라고 하는 말 한마디에 갑작스레 이별이 실감 나 버린 것이다. 지금껏 여행하다 만난 누구와 헤어질 때도 울어 본 적이 없는데, 참 이상하다. 아마도 나는 머물러 있고, 그들은 떠나니까 이러한 감정이 더 증폭되는 것 같다. 만약 같은 시간 우리 서로 갈 길을 가면서 인사를 했으면 이러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홍석씨도 안뇽 잘가~~~썬크림 잘쓸께요.>
<경재씨도 안녕~~>
사람들이 계속 빠져나가 내 기운도 빠져 버린 건지. 무기력하게 앉아 있다 우리 같이 고스톱이나 한 판 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부엌 바닥에 자리를 만들어 놓고 앉아서 한 판 벌일 준비를 한다. 참가비는 한 사람 당 10페소. 그리고 콩 100알을 받아서, 점당 콩 1알로 고스톱을 친다. 역시 그 중엔 내가 젤 못 쳤는데, 그래도 어찌 어찌 꼴등은 면하는 게 참 다행이다.
고스톱에서 모인 돈으로 오늘 저녁을 먹자 했는데, 결국은 이기고 진 의미 없이 그 돈 + 추가 회비를 걷어서 재료를 사 왔다. 오늘의 메뉴는 야구가 만드는 탕수육. 그리고 그에 도전하는 곰곰이의 짬뽕. 남자 둘은 열심히 요리하고, 우린 옆에서 화투치고~ ^^:;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 때, 요리가 다 되었음을 알렸고 우린 판을 접고 먹을 준비를 끝냈다. 맛있는 탕수육과 짬뽕!! 물론 기존의 맛과는 다른 맛 이었지만, 그게 뭐 중요하랴. 맛있고, 그리웠던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나눠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소중한 것을.
내일이면 떠나는 상구와 종철오빠, 그리고 용용이. 다들 떠나는 구나~ 엉엉 ㅠ
<짐 싸는 곰곰이. 잘가용~~~~~곰곰...사슴이가 되고픈 곰곰곰곰곰곰곰곰곰곰곰곰곰이~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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