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26 Sat 2010
이불 안에서 일어 날까 말까를 수 없이 고민하다 4시 반에 벌떡 일어 났다. 에이~ 평생 한 번의 기회인데 가 보자. 힘들면 중간에 포기하면 되지, 시작도 안 하고 포기할 수야 없지.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 다른 사람들도 이불 안에서 한 참을 고민하다 이불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급경사로 유명한 곳이라 많은 사람들을 고민에 빠지게 한 것이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 하니 새벽 4시 40분. 정말 새벽 4시부터 줄이 시작했는지 도착했을 때도 꽤 긴 줄이 양 쪽으로 서 있었다. 한 줄은 버스를 타는 줄, 또 다른 한 줄은 버스표(왕복 US14)를 살 수 있는 줄이다. 미리 도착한 사람들은 표를 그 전날 살 수 있지만, 막차를 타고 온 우리는 전 날 표를 미리 살 수가 없었다. 결국 두 갈래로 줄을 나눠서 세민이와 나는 버스표를 살 수 있는 줄을 서고, 나머지 셋은 버스를 타는 줄을 서기로 했다. 혼자 막차 타고 온 사람은 와이나 픽추에 어떻게 가라고… -_- 우린 여럿이라 참으로 다행이다.
헉, 그런데 내가 맡아 둔 마추픽추 입장권이 보이질 않는다. 이런 깜박하고 침대 위에 올려 놓고 그냥 온 것이다. 팬더와 나는 다시 숙소로 가 입장권을 챙겨서 온다. 일찍 발견해서 다행이지, 버스타고 나서 알았으면 욕 엄청나게 먹을 뻔 했다. ㅠㅜ
<새벽 4시 밖으로 나선다.>
<아직 해는 뜨지 않고..>
무사히 버스표를 사서, 버스를 기다리던 일행들과 합류해 마추픽추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었다. 드디어 가는 구나. 두근 두근 두근. 꽤 꼬불 꼬불한 비포장 길을 달려 도착한 마추픽추의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뒤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 난다. 조금이라도 버스에서 빨리 내려 와이나픽추로 가는 줄에 빨리 서고 싶은 거다. 우리도 질 수야 없지. 앞 쪽에 앉은 우리는 버스가 서자 마자 내려 재빠르게 줄을 선다. 그렇게 해서 받은 82번 ~ 86번. 나름 상위권이잖아~ ㅋㅋ 에헴~
<마추픽추 입구. 은근히 줄서기 신경전이 벌어진다. ㅋㄷㅋㄷ>
드디어 문이 열리고 꿈에 그리던 마추픽추로 입장을 한다. 이른 아침 입장을 할 경우 좋은 건 사람이 없는 유적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빛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 나름의 멋이 있다.
마추픽추는 이미 너무 많이 봐서, 마추픽추를 봤을 땐 '내가 생각했던 대로네'라고 할 줄 알았지만, 그건 나의 오만이었다. 이미 영상에서 많이 봤어도,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도, 내가 직접 본 마추픽추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산 속에 자리 잡은 마추픽추 그 아름다운 그 자태에 뭐라 미사어구를 붙일 새로 없이, 그 아름다움이 가슴팍에 확 꽂혔다. 이렇게 압도 당하는 느낌은 참 오랜 만이다. 장기 여행을 하다 보면 너무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보니까 익숙함 때문에 웬만한 건 눈에 들어 오지도 않는데, 마추픽추는 다르다. 장엄하게 서 있는 봉우리들 사이에 신기루처럼 서 있는 마추픽추. 정말 신비롭다. 왜 이제야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이유를 알 것 같다.
<거의 처음 입장을 해서 사람들이 없는 마추픽추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어쩜 저렇게 돌을 쌓어서 건물을 만드었을까..>
<어디서 점 많은 돌들을 구해왔으며?>
그런데 어느 순간 팬더가 보이지 않는다. 기다리다 와이나픽추 입구로 가자 그 곳에 기다리고 있었다. 길이 어긋난 지 알고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와이나픽추 입구 앞에는 또 다시 줄이 서 있었다. 오늘 하루 줄을 참 많이 선다. 번호를 받았지만 한 번에 조금씩만 산에 올려 보내는 까닭에 또 이렇게 기다려야 했다.
<내가(팬더가) 와이나 픽추 입구에서 기다리는 중... 뒤는게 오는 느림보들 ㅋㄷ. 망원으로 당겨봅니다...>
<느림이. ㅋㅋㅋ발랄하게 걸어오는데...>
<넌 벌써부터 간식질??>
와이나 픽추는 계단이 많은 나름 잘 닦여진 등산로 였다. 계단이 많아서 그렇지 그렇게 험한 길은 별로 없었다. 험하다는 정보가 잘 못 된 건지, 아님 요 근래 새로 길을 정비 했는지 모르겠다. 쉬엄 쉬엄 올라가다 보니, 아름다운 마추픽추도 한 눈에 보이고, 그 옆의 다른 산세도 너무 장엄하고 멋있어서 힘들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았다. 이불 속에서 한 고민 끝에 와이나픽추에 오기로 한 건 너무 잘 한 결정이었다.
와이나픽추에서 사이 좋게 사진도 찍고, 즐겁게 놀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사진 찍기 싫어하는 세민이는 제외하고 우리 모두는 사이 좋게 찰칵 찰칵~ 그리고 성아 언니는 다람이로 임명. 모두들 사이 좋은 동물 친구들이다. 헤헷~
<이제 부터 올라야 할 와이타 픽추.>
<마추픽추가 한눈에 쏘~!옥 들어옵니다. 정말 콘돌 모양이네요. >
<네발로 돌계단을 오르는 다람이 ..팬더도 마찮가지 였다능??>
<버스가 입구까지 올라온길. 유명한 굿바이 소년은 숲을 가로 질렀겠죠??>
:: 굿바이 소년: 마추픽투에서 버스를 타고 하산할 때 원주민 어린이가 인사를 하는데 이렇게...(굿~바이!@@@)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중에 계속 같은 아이가 또 인사한다는...?? 소년은 열나게~~가로질러서 내려오면서 버스를 계속 만난다는 사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굴 속으로 들어가야해용~ >
<으흣~와이나 픽추 정상에 섰습니다~!!! 팬더 만세~!!>
<정상에서 바로 본 마추 픽추.>
<점심 시간. 어제 만든 도시락...>
<그리고는 팬더의 한복 쇼가 시작되었답니다. !! 페루에서도 미션 성공~!!>
<자뻑 사진들이 시작됩니다.>
<쎌카질도 함께...ㅋㄷㅋㄷ>
<광각 렌즈는 2등신도 만들어 주구요~!>
<어린이 토끼가 되었습니다.>
<겉늙은이 곰곰이가 되었습니다.>
<쎌카는 다람이가 완승입니다. 각도가....그냥 나오네요. >
<윽.....좁은 계단으로 어떻게 내려가나.. ㅠ ㅠ 완전 기어서 내려갔답니다.>
와이나픽추에서 내려와 마추픽추를 둘러 보는 데 보면 볼수록 너무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나는 성벽 뒤에 숨어 팬더가 오면 놀래켜 줘야지 싶어 숨어 있는데, 갑자기 세민이가 나에게 신호를 준다 '온다 온다' 난 세민이의 신호에 맞춰 "왁~!!" 하고 놀래키는데…. 헉 모르는 커플이 놀란 듯 날 쳐다 본다. 팬더에게 장난치려는 내가 세민이의 장난에 당했다. 난 너무 당황스러워 그 커플에게 사과하는 것도 잊고 성벽 뒤로 다시 숨어 버렸다. 엉엉~ 세민이 바보!!
<곰곰이 더워서 뻗었답니다. ...>
<신기한 돌 덩어리. 전기가 찌릿찌릿 하게 느껴진답니다. 사람에 따라서 못느끼기도 하네요.>
<엽서에 나오는 그 모습이죠??? ^^>
<팬더의 마추픽추 만들기!!>
<요렇게..ㅋㅋㅋ 사실 원래 있던 돌을 잠시 뺐더랍니다. ^^;>
<반대 편에서 한복을 다시 꺼내어 봅니다. 윽..사람들이 처다봅니다. ^^;>
<그러고 보니 토끼랑 같이 찍은 사진이...^^;>
<햇빛때문에 실패!!@@>
<이게 그나마 젤 낫네요.>
성아언니는 먹은 게 잘 못 됐는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서둘러 하산을 하고, 우린 조금 더 둘러 보고 가기로 했다. 마추픽추 안에 사는 야마가 풀 뜯어 먹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평화로워 보인다. '아기 야마야, 이 곳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알까?'
버스를 타고 마추픽추를 떠나는 길. 아침부터 와이나픽추를 본다고 일찍 일어나 설쳤더니 피곤하다. 버스를 타고 왕복을 해도 이렇게 힘든데, 돈 아끼겠다고 버스까지 안 탔으면… 휴~
씻고 밥 먹을까? 밥 먹고 씻을까? 를 고민하다 밥부터 먹기로 했다. 호객꾼과 4코스에 12솔레스로 합의 하고 식당으로 들어서니, 한참 월드컵 중계를 하고 있다. 한국의 경기는 어떻게 됐는지 묻자, 한국이 져서 16강에 떨어 졌다고 한다. 마추픽추 때문에 응원을 빼 먹었더니 이렇게 됐네~ ;;
그런데 4코스라던게 식당 안으로 들어오니 갑자기 말이 바뀌어 3코스로 변해 버렸다. 결국 종철오빠의 강력한 항의로 다시 4코스로 정정 되었다. 흐흣~ 맛은 그럭 저럭.
<곰곰이를 가리키며 저사람이 우리 헤페(대장) 이라고 하니깐 바로 곰곰이게 달라붙는 삐끼들.>
<아구아스 깔리엔데스 마을 광장.>
오늘 저녁에 고스톱도 치고 모히또도 먹으러 가자는 사전 모의와는 달리, 종철오빠는 감기 걸린 것 같다고 뻗어 버리고, 성아 언니는 장염에 걸린 것 같다고 뻗어 버렸다. 결국 이렇게 흐지 부지 되는 건가 싶다 다시 일어난 종철오빠가 밖에 나가자 해서, 성아언니를 빼고 우리 넷은 밖으로 나왔다. 바깥 구경은 할 것도 없이 너무 작은 마을에 있는 건 관광객들을 위한 레스토랑, 바, 커피숍 등이 전부라 내일이면 우리를 떠나는 세민이를 위한 작은 환송회라도 할 겸 작은 레스토랑 겸 바로 들어 섰다. 핏자 큰 것 하나와 칵테일 4잔을 시켜 나눠 먹는데, 칵테일 맛은 별로였지만 화덕에 구운 핏자 맛은 Very Good. 그리고 길거리에서 안데스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의 연주 CD도 두 개나 구입했다. 나름 유쾌한 나들이 였다.
그런데 집에 돌아 와보니, 성아 언니의 상태가 악화되었다. 열도 나고 배도 아프고… 우린 그것도 모르고 신나게 나들이 하다 들어왔으니 괜시리 미안하다. 해열제도 먹이고, 배도 만져주고 하니 아까 보다 더 나은 것 같다고 한다. 아플 땐 혼자 있는 게 서러운데 말이다. 아프지 말아요 다람양~
<앓아 누은 다람이>
<밤이되면 반짝반짝. 레스토랑들이 이뻐집니다.>
<거리의 악사들.>
<곰곰이가 쏜~!! 피자. 윽....정말정말 맛있었음 !!!>
....Zzzzzzzzz
'남미(South America) > Peru' 카테고리의 다른 글
[Puno] 페루의 마지막 도시 푸노에 오다. (0) | 2010.10.05 |
---|---|
[cuzco] 만남, 그리고 이별 (0) | 2010.10.05 |
[cuzco ~ Aguas calientes] 위조지폐 사건~ 덜덜덜~ (0) | 2010.09.18 |
[cuzco] 태양의 축제 IntiRaymi 인티라이미 (0) | 2010.09.18 |
[cuzco] 비싼 인생 수업료를 낸 오늘 하루 (0) | 2010.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