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24 Thu 2010
드디어 태양의 축제 날이 밝았다. 남미 3대 축제라 일컬어 지는 인티라이미를 보기 위해 페루에서 뭉그적 뭉그적 거렸는데, 드디어 볼 수 있겠다. 혹자는 남미에서 축제 하나만 봐도 여행경비는 다 뽑은 셈이라 말을 하는데, 우린 벌써 시즌 별로 몇 개의 축제나 봤는지… 우린 여행 경비 여러 번 뽑은 셈이다. :) (:
짐은 최소한으로 하고 카메라만 잘 챙겨서 중앙 광장으로 나가본다. 삭사이와만 이라는 곳에서 축제 본판이 열리고, 중앙광장에서는 예식이 열린다. 즉 중앙광장에서 시작을 해서 삭사이와만까지 행진을 해 삭사이와만에서 본판이 열리는 것이다.
중앙 광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옴짝 달싹 할 수 없을 정도다. 이 축제를 보기 위해 페루 내에서도, 페루 밖에서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들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유능한 소매치기들도 같이 몰려 들긴 마찬가지다. 어제 당한 바가 있으니 오늘은 긴장을 바짝 하니 모든 사람들이 다 의심스럽게 보인다. -_-+
<중앙 광장 골목 골목 마다 사람들로 꽉~~찼다. 소매치기 조심..>
우선 광장에서 부터 축제는 시작됩니다. 여기서 행사를 마치고는 바로 언덕위의 삭사이만으로 ...>
우린 혹시 잘 보일까 싶어 벰보스 2층 발코니로 올라 갔으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포진한 상태라 우리가 끼어들긴 어려워 보였다. 다시 밑으로 내려가 어렵게 어렵게 자리를 맡아 예식을 보는 데, 잉카의 왕과 여왕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주축으로 많은 이들이 전통 복장을 하고 춤을 추고 있다. 콜롬비아 카니발이 현대적이고 조금은 관능적이고 흥겨운 분위기 였다고 하면, 이 곳은 전통적이고 조금은 무겁기도 하고 엄숙하기도 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뱀보스 2층.. 나름 좋은 전망대랍니다.>
<뱀보스에서 전망>
<왕과 여왕을 태울 가마와 쫄따구들..ㅋㅋ>
<광장 주변을 돌면서....축제가 시작됩니다. 야홋~!! 근데 진짜 덥다.. ㅠ>
<여왕 등장~!!>
<온화한 미소를 지닌 여왕님. 아마 매년 축제용으로 새로 뽑는 것 같아요>
<수~~많은 시중들. 여기에 참가하는 자격을 얻는 것도 경쟁이였겠죠? 알바??? ㅋㅋ>
<대왕 아저씨도 나타났습니다. 한 손에는 옥수수를??? @@>
<광장 주변 2층 레스토랑에는 외국인만 모여서 봅니다. 현지인들은....글쎄요??>
<이렇게 왕과 왕비는 공원을 한바퀴 돌고는 삭사이만으로 이동한다. 이동한 때는 트럭으로 ㅋㅋ>
<곰곰이 형의 사진기. 좀 더 가까이서 찍겠다고 하더니 사람들에게 치여서 못들어감 ㅋㅋ>
<아하~! 공원을 몇 바퀴나 혼자서 풀쩍풀쩍 뛰어 다니던 사슴 한마리. 젤 힘들었을 듯 ㅋㅋㄷㄷ>
많은 이들이 행진의 꼬리를 잡고 그 뒤를 졸졸 따라 삭사이와만으로 이동을 한다. 우리 역시 빠질 수야 없지. 삭사이와만으로 지름길로 보이는 길을 따라 현지인들을 졸졸 쫒아 간다. 수 많은 계단을 올라 오니 쿠스코 시내에 한 눈에 들어 온다. 빨간 지붕의 아름다운 쿠스코. 그리고 축제에는 당연히 빠지지 않는 맛있는 노점상들도 짜르륵~ 몰려 있다. 우린 맛있어 보이는 계란 밥과 로꼬똔을 주문해 바닥에 주저 앉아 먹는데 꿀 맛이다. 결국, 맛있는 로꼬똔을 하나 더 주문해서 두 개씩 먹으니 배가 땡땡 불러 온다. 아 싸고 맛있는 길거리 노점상. 좋다~
<공원에서의 행진을 마치고 사람들은 모두 삭사이와만으로 갑니다. 걸어서 30분 정도.>
<흑...저 무지막지한 계단을 올라가야 하죵.. ㅠㅠ>
<이게 바로 로꼬똔. 고추 안을 파서 야채와 고기를 넣어서 튀긴 음식>
<트럭으로 다음 행사를 준비하러 이동하는 원주민 대표님들>
<언덕을 오르는 길에는 노점상을 비롯하여 각가지 기술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꾸스코 전경. 아름답죠?? >
<사탕 수수도 이렇게 즙으로 만들어서 간식으로 먹습니다.>
다시 삭사이와만을 향해서 올라 간다. 계단 길과 경사로 두 길 중 우린 경사로를 택해 위로 올라 가 본다.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인지 힘들기도 하고, 땀 빼니 시원한 느낌도 든다.
역시나 듣던 대로 선택된 이들을 위한 특별 관람석이 설치되어 있었고, 표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가격은 US90. 휴~ 비싸다. 그런데도 많은 백인 관광객들은 버젓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다. 잉카 족 후예들의 태양을 숭배하는 예식에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특별관람석과 가난한 자들을 위한 야외 석. 우린 역시나 들어가지 못하고 근방에서 알짱 거리며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나름 운이 좋게도 우리가 알짱 되던 곳이 나름 포토존이었다. 예식 참가자들이 양쪽으로 입장을 하는 데 그 중의 한쪽이어서 참가자들이 입장을 준비하는 곳 이었던 것이다. 덕분에 참가자들과 사진도 찍고~ 흐믓~ :)
<삭사이와만 광장 뒷쪽 산에는 입장료는 내지 못한 현지인들의 자리가 됩니다.>
<하지만 ..우린 이렇게나 사진이 잘나오는 곳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하하하>
<드디어 축제의 본막이 시작되는데..멀리 돌산에서 부터 행진이 시작되네요.>
<포토존에서..만 얻을 수 있는 사진?? ㅋㄷㅋㄷ>
몇몇 현지인들은 표 없이 입장하다 걸리기도 하고, 몸으로 여러 명이 밀쳐 운 좋게 들어간 사람들도 있고, 표 없이도 들여 보내달라고 애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도 조금만 더 앞에서 보게 해 달라고 졸라봤지만 먹힐 리 없지. 그래도 입장권 산 사람들만 받는 팬플릿도 받을 수 있었으니, 뭐 좋다.
방송국 취재로 온 사람들 머리 때문에 잘 보였다 보이지 않았다 했지만 돈 낸 사람들만큼은 우리도 잘 보이는 위치였다.
오늘 축제 본판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검은 야마를 제물로 바치는 장면 이었다. 이미 죽었는지 반항 없는 검은 야마를 매고 무대로 올라 와서 칼로 배를 가르고 심장을 꺼내 태양신에게 바친다. 말로만 듣고 영화에서만 봤지, 실제로 심장을 꺼내 바치는 모습을 보자 왠지 섬뜩하기도 하다.
세민이는 모든 종교 의식이 비슷한 것 같다 한다. 교회에서도 처음에 찬양하고 율동하고 흥을 돋운 뒤, 목사님이 설교를 하고 같이 기도를 하고 신에게 바치는 헌금을(예전에는 동물을 바쳤으나 현재 돈으로 바뀐 것이라 한다) 하는 일련의 활동들이 지금 태양의 축제 제사와도 딱 떨어진단다. 사제들이 태양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제사장이 태양을 찬양하는 말을 하고 야마를 바치고, 앞으로도 우리들을 잘 보살펴 달라는 말과 함께 마치는 태양에게 바치는 제사. 정말 모든 것이 딱 맞아 떨어진다. 역시 범상치 않은 통찰력을 가진 세민이다. ^^
<왕과 여왕을 태운 가마가 내려옵니다.>
<방송국 기자들...가장 부러워 이이이이이잉>
<하지만 나도 이만큼은 볼 수 있다고 !!>
<다시 등장한 여왕님 !>
<고개를 숙이고 왕과 여왕을 모십니다.>
<여왕은 제단 아래에서 계속 대기하고(?) 왕만 제단 위에서 식을 진행하는데......>
<계속 방속에서..께추아어로 중얼중얼주얼...........뭔말인지. ㅋㅋㅋ>
<이 눔...머리가 진짜~~!! 커서 아래에 곰곰이 형이 사진 안나온다면서 계속 승질 냈다던..>
<주저 앉아버린 곰곰이>
<앗~!! 불이닷~!! 뭔가 하나??>
<한참 주문을 외우더니...>
<이렇게 불을 붙이네요.>
<싱싱하고 젊은 야마를 왕께 대령하곤.....이어지는 순서??>
<배를 한번에 쭉~~~갈라서 심장을 봅니다. 그 색깔이 좋다면 길조로 여긴다네요.>
- 이제 모든 식이 다 끝나고............해산~!!!!! 윽. 산위에 있는 사람들 다 몰려오기 전에 어서 내려가자~!
전혀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으니.. 사실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고 곰곰이는 급기야 중간에 주저 앉아서 낮잠을 잤다는.....ㅋㅋ
<나오는 길. 계속 이렇게 앉아 있는 도인을 봤습니다. 기를 받기 위해서 일까요??>
<언덕을 내려오면서.. >
<아침에 축제가 있었던 중앙 광장.>
돌아오는 길, 백배 즐기기에 나온 치차론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 서는데 한국 여행자 한 분이 혼자 외롭게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우린 옆 테이블에 앉아 같이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프리카 트러킹을 마치고 남미로 넘어 온지 얼마 안되었는데 지금 방금 쿠스코에 도착 했다고 한다. 우린 내일 마추픽추로 가는 데 같이 가겠냐고 물어 보니, 마침 혼자라 심심했는데 좋다고 한다. 이로써 5명이 된 우리 ^^
우리 호스텔로 가 라면을 끓여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놀다 보니, 어느 새 10시가 넘었다. 내일 일찍 출발하려면 일찍 자야 하는데…
<꾸스코 명물. 돼지고기 튀김! 1인분을 2명이 먹어도 될 정도로 양이 많답니다.>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 다리 위에서 본 석양이네요.>
드디어 내일 떠나는 구나.... 5일 동안 정들었던 쿠스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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