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를 끌고 출근하는 호세와 작별인사를 마치고, 조금 더 있다 편할 때 집을 나서라는 호세의 따듯한 배려로 우리는 인터넷도 조금 더 하고 여유롭게 짐도 꾸릴 수 있었다. 우리는 아직까지 오늘의 행방을 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무작정 모험을 해 보기로 했다. 짐을 다 싸서 우선 칸쿤 공항으로 가 보기로 한 것. 하루 1회 운행하는 쿠바나 항공이기 때문에 만약 오늘 오게 된다면 우리가 내렸던 그 시간에 오겠지.. 그렇담 마지막 호세에게 남기는 짤막한 편지를 냉장고에 붙여두고, 닫으면 바로 잠기는 문을 잘 닫고 공항으로 출발이다~~~
몇 일만에 찾은 공항은 아직도 나에게 무척 익숙했다. 약 5분쯤 기다렸을까? 기억보다 조금은 피로한 모습의 두 사나이가 나타난다. 내가 손을 흔들어 인사했지만, 얼굴도 보지 않고 나를 호객꾼처럼 외면한다. 우이씌~ 다시 한 번 앞에 가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니 그제서야 깜짝놀라며 인사한다. !.! 으흣. 우리도, 그들도, 무작정 나온 공항에서 만난 것에 신기해 하며 같이 차에 올라탔다. 우리는 몇 일동안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고, 어차피 짐 찾으러 가야 하는 호스텔에 깐꾼 호텔존을 거쳐 가기로 했다.
바닷가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작은오빠도 물 빛깔을 보더니 탄성을 자아낸다. 그리고 아직 멕시코에 적응을 못한 의철이도 웃음을 참지 못한다. 크큭~ 3일간 카우치서핑으로 너무 잘 지낸 이야기를 하니 살짝 부러워 하는 눈치다. *^^* 작은오빠도 나중에 콜롬비아에서 꼭 카우치서핑을 해보겠다며 주먹도 살짝 불끈 쥐었다. !.! 환상적인 바닷가를 두고 떠나기는 마음이 조금은 쓰리지만, 어찌하랴~ 헤어질 떈 헤어져야지~
<바닷가 사진 찍기에 한창이신 형님-포즈가 너무 재미나서 그만....블로그에 올립니다.>
호스텔로 이동 해 쿠바 갈 동안 맡긴 짐을 되찾고는 다시 원초적인 고민을 위해 회의를 열었다. 벨리세를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결국 회의를 통해 정해진 육로는 칸쿤 - 플라야 델 까르멘 - 뚤룸 - 체투말 - 빨렝께 - 산크리스토발 - 과테말라 의 순서였다. 그렇다면, 한치라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간단하게 근처 대형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는(마트에서 도둑방지용 핸들락, 물안경 구입), 바로 플라야 델 까르멘으로 향했다.
플라야 델 까르멘으로 향하는 길은 너무 포장이 잘 되어 있어, 가는 길에 '무릅팍도사 이순재편'을 보면서 갈 수 있었다. 운전팬더는 좀 보기 힘들었겠지만… ^^;; 정말 너무 재밌어서 배를 잡고 웃으면서 봤던 이순재 할아버지 편. 정말 이 분도 대단하신 분인 듯 하다. $.$
플라야 델 까르멘에 도착한 우리는, 또 다시 새로운 세계에 온 듯하다. 너무나 예쁘게 만든 거리와 비싸게 보이는 호텔과 레스토랑. 그리고 해변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를 위한 스쿠버 다이빙샵과 여행사들도 넘쳐난다. 우리는 몇 군데 호텔을 돌아 다닌 후, 겨우 400페소 짜리 욕실 딸린 침대 2개짜리 방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튀김우동과 밥을 먹고는 다시 거리로~~
<튀김우동과 불고기- 감격해서 식사해 주신 2분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옷이 흑과 백.>
<해변 가의 레스토랑/ 클럽 테마는 침대인가 봅니다.>
<미국 느낌이 가득한 이 곳 쁠라 델 까르멘>
거리에는 특히나 서양여행자들이 넘쳐났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식당과 분위기 좋은 바도 거리마다 넘쳐났다. 거리 가판대에는 유리세공을 하는 아저씨가 대단한 실력을 뽐내고, 옆의 아주머니는 아저씨 물건을 팔기에 바빴다. 또 거리 곳곳에 전시 해 둔 그림, 기념품 들은 다 달러로 거래되는 기이한 풍경도 볼 수 있었다. 아마 미국 관광객이 대부분이라 그렇겠지… 정가 30페소 짜리 물건을 US5에 사고는 좋아하는 미국 아저씨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다. (US5는 약 64페소) 기본적인 에스빠뇰은 하고 볼 일이다.
휴양도시라 그런지 멕시코 치고는 상당히 비싼 물가의 도시였다. 그리고 쿠바에서 금방 탈출한 두 청년의 눈에는 이 곳이 완전 별천지로 보였음에 틀림없다. 우리는 근처 XOXO(멕시코 편의점)에 가서 SoL 이라는 맥주 2병을 사가지고 다시 만난 재회파티를 할 겸 숙소로 다시 향했다. (작은 오빠가 픽업에 대한 고마움으로 맥주 쏘셨다. $.$ )
-내일 부터는 4명이 함께 여행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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