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바닷가와 콘도, 그 안의 편의시설 등을 즐기니 공짜로 신혼여행 온 듯한 기분이다. 호세~ 고마워~ 호세는 아침 일찍 출근하고, 우리 둘만 달랑~ 그 집에 남게 됐다. 으흠~ 이제 뭐하지? 정신 없었던 쿠바 생활에 비해, 너무나 여유롭고 상쾌한 아침이다. 오늘은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게으름 피우고 싶다. 나른하게~ 늘어져 인터넷 좀 즐기다, 빨래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 편의시설이 콘도 안에 거의 있어 밖에 나갈 필요 없이 편하고, 지킴이가 2명이나 있으니 편하다. 빨래는 1kg 당 15페소로 가격은 약간 비싸거나 적당했다. 우리의 빨래는 무려 5kg. 75페소다. 미국이나 캐나다 에서와 달리, 빨래방에 빨래를 맡기면 세탁과 건조까지 해 주며, 가격은 1kg당 10~20페소 정도이다.
오후 3시가 되야 우리 빨래가 다 된다니, 그 동안 바다에서 수영을 즐겨볼까? 오호홋~ 너무나 아름다운 바다 빛깔이지만, 들어가기에는 파도가 너무 거셌다. 발만 살짝 담궈 봤지만, 모래가 쓸려 나갈 때 나까지도 휘청일 듯한 힘찬 파도였다. 그렇다면, 콘도 안의 수영장으로 일보 후퇴다. 바다와 거의 맞닿듯이 놓여진 푸른 수영장은 꽤 널찍했다. 지금은 문이 닫혀진 바도 하나 있고, 수영장에 앉아 술을 마실 수 있도록 수영장 내 의자와 바가 붙어 있는 깜찍한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우리를 제외하고는 일광욕을 즐기는 가족이 전부였다. 아마, 모두들 일하러 가서 우리 밖에 없지 않을까?? 어쨌든, 덕분에 한산하고도 아름다운 수영장에서 나른하고도 우아한 한 때를 즐길 수 있었다.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이 곳에서, 공짜로 !!!
수영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세탁물을 찾고, 따듯한 물에 샤워를 하고 나오니 휴가라도 온 듯 참 평화롭다. 샤워를 마친 산뜻한 기분에 언제 봐도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은 나를 또 한 번 행복하게 한다. 배낭여행자들에게 깐꾼은 냉혹한 곳이라고들 하나, 우리에게는 여행 속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 주는 참 따듯한 곳이다. 다시 한번 카우치 서핑에 대해 경이로움을 표하는 순간이다.
<거실 창문을 통해서 본 깐꾼 바다 옆 호수 반대 쪽은 바다입니나.>
<거실 입니다. 우리의 잠자리죠!>
<거실 뒷쪽의 벽화. 같이 살고 있는 친구가 그린 것임>
<이 그림들도 마친 가지로 친구가 그린 것이랍니다.>
<주방입니다.작지만 깔끔하네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계단 위에는 2개의 방이 있고 각각의 방에는 화장실이 딸려 있습니다.>
<현관문을 열면 바다가 쬐끔~~보입니다.>
<복도 끝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이~~만큼이나 보입니다.>
<콘도 모습>
<콘도 수영장>
<수영장에서 몇 발짜국만 걸으면 바다가 이어집니다.>
<옆 집은 단독 주택인데. 그럼 완전 개인 바다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지요>
예전에도 한 번 설명 드린 바 있지만...
카우치서핑이란 'www.couchsurffing.org' 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 서로 잠자리를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것을 말한다. 원칙은 순수한 의도로 돈을 받지 않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가끔은 변질되어 남자는 여자파트너, 여자는 남자파트너를 찾는 용도로 사용되기로 한다고 한다. 하지만 상대를 잘 고른다면 여행경비 절약도 되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세계최고울트라슈퍼좋은사이트'다. 가입하는 방법은 사이트에 들어가 사인업을 하게 되면 이메일로 신청서를 다시 보내 준다. 그럼 그 신청서를 정성껏 쓰게되면 가입이 완료 된다. 프로필은 쓰는 항목이 많아서 인내심이 요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내 프로필을 읽은 후, 내 첫인상을 판단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카우치서핑 사이트와 유사한 Hospitality club 이라는 곳도 있다. 처음에는 이 두 곳을 함께 사용했었는데, 카우치 서핑의 회원수가 월등히 많다. 그리고 사이트의 디자인이며 구성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좀 더 잘 맞다.
카우치서핑을 몇 번 해본 뒤 우리에게 몇 가지 요령이 생겼다면,
첫 째, 타겟을 잘 고를 것. 카우치 서핑에도 몇 가지 연령별로 다른 특징이 있다. 주로 20대의 경우 좁은 아파트를 같이 쉐어하거나 환경적으로 열악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젊은 분위기와 함께 같이 술 먹고 즐기기엔 제격.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30~40대의 경우 아직 아이들이 어린 경우가 많아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다면 같이 액티비티를 하거나 주말행사를 함께 보낼 수 있다. 그리고 50대 이상의 경우 아이들이 출가한 비율이 굉장히 높고 혹 은퇴라도 했다 치면 굉장히 외로움을 많이 타고 예전에 아이들을 키우던 방이 비어있어 개인 방에서 묶을 확률이 무척 높다. 이런 경험에 입각해, 우리는 20대 보다는 40대 이상의 호스트를 고르는 일이 월등히 많았다. 2명이 다니기 때문에 일반 거실의 소파 보다는 개인 방이 더 편했기 때문에 게스트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순위, 그리고 나이 드신 분들이 영어 말하는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특히 아이들을 키워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에게 더 인내심을 가지고 이야기 해 준다) 의사소통의 편의를 위해서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이 2순위 였다.
예를 들면, 미국 타코마에서 카우치서핑한 Tom의 경우 40대 중반의 호스피스 간호사였다. 일하는 주(하루14시간쯤), 쉬는 주(일주일 내내 휴식)이 나뉘어져 있는데 마침 쉬는 주에 갔던 우리는 함께 지역축제에도 가고, 같이 빵을 만들기도 하고, 뒷뜰에 키우는 벌들을(약 3만마리)같이 관찰하기도 하는 등의 활동들을 같이 할 수 있었고 밤에는 와인을 마시면서 한국과 미국의 정치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Tom아저씨가 소개한 L.A에 사는 Flor의 경우 60대의 초등학교 선생님을 은퇴하고 책을 쓰는 아주머니 셨다. 우리는 소파베드(접으면 소파, 피면 침대)에서 묶을 수 있었고, 우리를 위해 일부러 장을 봐오고, 냉장고에서 마음껏 음식을 꺼내 먹으라고 하셨다. 그리고 마지막 날 아침은 일찍 일어나셔서 성대한 아침도 차려주셨다. 시카고의 Tom의 부모님 Merry&Bill 의 경우 우리를 손자 손녀처럼 따듯하게 맞이 해 위층에 예전 딸 방을 주고, 같이 박물관과 주변을 돌아 보기도 하고 정말 가족같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둘 째, 호스트들이 우리를 호스팅 한 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할 것. 아무리 순수한 목적이라고 해도 무료로 그들이 재워준 이상 그들에게 작은 보답을 하는 게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우리가 준비한 게 작은 한국기념품. 한국 관련된 핸드폰 악세서리나 북마크 등을 선물하면서 한국에 대해서 짧게 설명도 해 주고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음식문화에 대해 알려준다. 불고기를 맛 본 잭슨빌의 헬렌 아주머니는 너무 맛있다고 밥그릇을 두 번 비우셨고, 제육볶음과 김을 맛 본 캠룹스의 리사와 빌은 손이 안 보이도록 밥을 먹었다. 또, 잡채와 미역국을 먹은 시카고의 빌과 메리는 힘이 솟는 것 같다고 행복해 하셨고, 동그랑 땡과 제육볶음을 맛 본 몬트리올의 브루스 할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전화까지 걸어 자랑하셨다. 이토록 음식은 사람을 한데 모으는 힘이 있다. 또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도와준다. 예를 들면, 같이 밥먹은 후 설거지를 한다거나, 팔이 불편한 빌 할아버니를 위해 집수리를 도와준다거나 컴퓨터를 배우고 싶어하는 메리할머니에게 컴퓨터 사용법을 알려준다거나 하는 등이다. 이처럼 꼭 돈이 오가지 않아도 내가 줄 수 있는 것과 그들이 내게 줄 수 있는 것들을 교환하고 서로 정도 나누는게 카우치서핑의 절묘한 맛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그들과 몇 일 지내고 나면 우리가 떠난 뒤 우리 프로필에 레퍼런스를 남겨준다. 우리와 함께 한 시간들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하지만 그 중 가장 듣기 좋은 말은 언제든지 돌아와도 우리를 위한 공간이 있으니 언제나 환영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들의 레퍼런스에 꼬릿말을 남긴다. 그들이 얼마나 좋은 호스트 였는지. 이렇게 우리의 레퍼런스들이 늘어갈 때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신뢰하고 다음 번 카우치서핑을 하는 게 수월해 진다. 카우치 서핑을 위해 얻는 것은 비단 여행경비 절약뿐이 아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그들의 문화에 대해 한층 더 알 수 있고 나중에 그 곳에 다시 방문할 일이 생겼을 때 나를 맞이해 줄 친구가 생긴다는 점이다. 하지만, 호텔예약과는 달리 개인적인 방문이기 때문에 지켜야 할 에티켓도 많고, 도착하기 전 충분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카우치서핑을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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