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07 Tue]
방에서 비비적 비비적~ 하다, 큰 결심을 하고는 교회로 나섰다.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박일성님께 인사라도 드려야 하니, 무거운 엉덩이를 털고 에어컨이 없는 무서운 바깥세상으로 발을 디딘 것이다. 역시, 예상대로 밖은 후덥지근 했다. !.!
<토끼는 요 봉다리에 담가가도 될 듯하다. ^^/.. 짐 정리 중...>
메르까도 4에 가는지를 물어 보고, 버스에 올라 탔다. 이 곳은 운전사 옆에 돈통이 있고, 직접 버스비를 받고, 티켓을 주고 거스름돈까지 줘야 한다. 운전사가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곳이다. 사진 한 장 찍어 기억에 남기고 싶은데 몰래 찍기는 그렇고, 또 대 놓고 찍기도 그렇고, 양해를 구하고 사진 한 장 찍기도 그렇고, 용기 있는 자가 사진도 얻는 법인데… ㅉ ㅉ ㅉ (팬더의 도촬...^^)
<90년 대 중반까지 보이던 한국의 버스처럼 보인다.>
<파라과이 수도의 보편적인 여인네들 뒷태.>
교회에 도착 하니, 마침 박일성님이 계셨고, 우린 근처에 아랍음식점으로 갔다. 잘 아는 곳이라 해서 갔는데, 진짜 진짜 맛있는 케밥이었다. 다른 곳에서 먹은 케밥과 비교도 안 되게 크고, 고기가 두툼하게 들어가 있어, 정말 남달랐다. 팬더는 그 케밥 맛에 반해서, 배가 부른데도 두 개나 먹었다. 우리가 계산하고 싶었는데, 박일성님께서 계산해 버리셔서… 우린 뭐 감사하게 얻어 먹었다. 조금만 늦게 브라질로 갔으면 같이 저녁도 먹고 하는 건데, 참 아쉽다. 버스티켓 날짜를 옮길 수도 없고…
<맘껏 먹으라며 팬더에게 2개나 사주신 박일성님>
가끔 여행자 중에 현지인들에게 실례를 하거나 대접을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남들을 위해 여행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위해 하는 여행인데 왜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걸까? 이해할 수가 없다. 한 예로, 어느 자전거 여행자 A는 상습적으로 교회나 한인회를 찾아가 본인을 도와줄 것을 당당히 요구하는데, 이건 명백히 잘못 된 일이다. 이 A에 대해 들은 이야기만 해도 벌써 몇 개의 나라에서 들었는지 모르겠다. 코스타리카에서는 선교사님께 찾아가 다른 나라에선 얼마 얼마의 후원금을 받았는데, 이 곳에선 얼마를 줄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는 것이다. 선교사님은 어쩔 수 없이 500불을 쥐어 주셨다고 한다. 또, 에콰도르에서도 한 한인의 집에 공짜로 숙식을 하면서 폐를 끼쳤다 하고, 아르헨티나에서도 한인회에서 숙식을 제공받으면서 후원금을 요구해 받아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잊혀질 만한 지금, 또 파라과이에서도 큰 폐를 끼치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실망스럽다. 자전거여행을 하는 게, 본인의 즐거움인지 명예욕인지를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다시 우린 교회로 돌아가기 위해 밖으로 나섰는데 소나기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다. 열기를 차분히 식혀 주는 고마운 비. 비를 잠시 피해 있다 교회로 다시 돌아갔다. 우리를 그냥 보내기가 아쉬우셨는지, 성가대 연습이 두 시간쯤 걸리는 데 연습이 끝나고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으러 가자고 하신다. 우린 뭐 다른 스케쥴도 없는지라 OK 하고, 같이 성가대 연습에 참여 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맘이 홀가분 해서인지 기분은 참 좋다.>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들은 본 성가대 어르신들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별달리 할 일도 없는 우린 성가대 연습에 객원 멤버로 참여 해 본다. 열심히 노래 부르는 팬더가 예뻐 보였는지, 아줌마 팬들이 꽤나 많았다.
연습이 끝나고, 갑자기 핏자를 먹으러 가자는 제안에 따라 우린 완전 고급 승용차 벤츠를 타고 핏자집으로 간다. 오~ 처음 타 보는 벤츠!! 너무 너무 신기하다. 차 안의 디자인도 예쁘고, 으릉이와는 매우 다른 가죽시트에 불도 반짝 반짝 들어오고… 암튼 영화속 주인공들이 타는 차 같다. 차를 신기해 하는 내가 신기한 지, 주인아저씨가 너털 웃음을 짓는다.
화덕에 굽는 맛있는 핏자, 우리 말고도 식당에는 다른 이들로 꽉꽉 들어섰다. 이 곳 주방장이 TV에 나와서 요리프로그램을 진행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곳이 그렇게 유명한 가 보다. 아마존에서만 나는 나무에서 나는 팔미또로 만든 핏자, 하몽 이 께소(햄치즈), 하와이언, 나폴리타나 등등을 주문했는데, 순식간에 동이 나 버렸다. 이 집 도우가 얇고 맛있어서 다들 배 부르다 배 부르다 하면서도 계속 먹게 되는 그런 맛이었다.
<아순시온에서 엄청 유명하다는 피자집이다. 개인 여행자도 찾아서 가볼만 한 곳~!!>
<어찌보면 우리들의 환송회이다. 감사하다. 정말. 한국인의 정을 지구 반대편에서 또 한번 느낀다.>
아, 오늘 진짜 먹을 복이 터졌구나. 케밥도 먹고, 체리도 먹고, 화덕에 구운 핏자도 먹고, 이 곳에서만 나는 열매로 만든 특산품 음료수인 과라나도 먹고!! 여행자들에게 극진하게 대접해 주신 여러 분들, 정말 감사해요~ 히힛~ 내일 떠나기가 아쉬워 진다. ㅠ
PS. 그러고 보니 아순시온 구경을 전혀 하지 못했단. 사실 파라과이의 수도지만 구경거리가 전무한 상태다.
가장 볼만한 것은 바로 대통령궁. 우린 파자를 먹고 집으로 가는 자정쯤에서야 궁을 볼 수 있었다. ^^;
내일 떠나는데 ..ㅋㅋ
:: 예전에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자동차 엔진관련 일을 하시는 교민분이 그러셨다.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결국은 '사람여행' 이라고.. 이제 이말에 절대 동감한다.
<대통령 궁>
:: 아순시온 하면 떠오르는 박일성님. 감사합니다. (박일성님 가족분들과 함께..)
파라과이 편은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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