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05 Sun]
늦잠을 자고 일어나 하루를 시작 한다. 11시 예배를 가겠다고 약속 했기 때문에 우린 서둘러 교회로 간다. 예배를 마치고, 같이 점심을 먹고 버스 터미널로 간다.
<아침부터 벌써 33도?? 역시 파라과이의 여름.! 아직 여름도 아니다 곧 45도까지 치솟는다고 한다.>
아순시온에서 출발해 히우 데 자네이루 까지 가는 버스 티켓을 사려는데… 고민이 된다. 상 파울로까지 가는 버스는 매일 있었지만 히우 데 자네이루 까지 가는 버스는 월요일과 금요일 밖에 없다. 그리고 상 파울로까지 가는 버스는 다 세미까마(반침대)이고, 히우까지 가는 버스만 까마(침대) 였다. 나는 상관 없지만 다리가 긴 팬더에겐 세미까마가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 된다.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막상 파라과이에 와 보니, 차를 쉽게 팔 수도 없었고 우린 어쨌든 다음주에는 비행기를 타러 상 파울로까지 가야 한다. 으릉이를 팔 수 없다면 브라질까지 으릉이를 데려가면 어떨까? 아직 우리도 으릉이와 헤어질 준비가 안 되었고, 어차피 못 팔 거라면 상 파울로 공항까지 데리고 가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든다. 상 파울로 까지도 으릉이를 타고 3일이면 도착 할 수 있으니, 남은 시간 동안 괜히 차 파느라 헛수고를 할 바에는 브라질까지 데리고 가서 히우와 상 파울로 구경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린 결국 버스티켓을 사러 갔다가 결정을 못하고 다시 교회로 되 돌아와야 했다.
<아순시온 버스터미널>
박일성님을 만나 의논을 드렸다. 박일성님께서는 결정은 우리의 몫이지만, 합법적으로 폐차를 시키든지 팔고 가든지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아무데나 세워 놓고 갈 경우 혹시라도 범죄에 우리 차가 이용되지 않을까 걱정해 주셨다. 아주 적은 확률이긴 하지만 우리도 우리 으릉이가 범죄에 이용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 박일성님은 우리가 원하면 아는 사람 이름으로 명의 이전을 하도록 해 주시겠다고 한다. 그 이후, 혹시라도 으릉이가 팔려 수익이 나면 한국으로 보내 주고, 아니면 폐차를 시켜야 할 지도 모른다 한다. 그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면 그 방법도 좋겠다. 왜냐하면, 으릉이를 정식으로 이 나라에 등록하려면, 캐나다에서 우리 차를 수출 했다는 서류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런게 우리에게 있을 리도 없고, 또 통관비로 4,000불 정도 낼 수 있다고 하니 누가 그 돈을 내고서 으릉이를 등록하려나 싶다. 아 머리 아파!! ㅠ 너무 쉽게 생각 했던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아무튼 차를 가지고 브라질 가는 건 다시 포기. 다시 터미널에 가서 3일 뒤에 상 파울로 로 가는 버스 티켓을 샀다. 새로 생긴 회사인데 아르헨티나의 크루스 델 노르떼 와 같은 회사처럼 생겼는데, 솔 델 파라과이(Sol del Paraguay)였다. 가격은 1인당 25만 과라니로, 한화로 6만 2천 5백원. 18시간을 가는 버스인데도 너무 너무 저렴하다. 버스에서 밥도 나온다는 데… 역시 파라과이는 참 좋아~ ^^떠나는 날짜를 수요일로 결정한 이유는 명의 이전이나 법적인 일을 진행하려면 내일 당장 갈 수는 없고, 여유를 두고 수요일 날 출발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수요일이 이 곳 공휴일이라 교회에서는 기도원에 간다고 우리도 함께 가자고 했지만… 히우 데 자네이루를 일정에 넣으면 브라질에서의 시간이 너무 촉박 했다.
(12월 13일 2 AM 에 비행기를 타고 상파울로에서 미를 떠난다..ㅜㅜ 실제 브라질 일정은 3박도 되지 않는다.)
다시 교회로 돌아 가, 박일성님께 우리 버스 표 끊은 것도 말씀드리고, 박일성님이 말씀하신 대로 으릉이 처리를 하려면 내일 연락 드리기로 했다. 아무튼 으릉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헐값에 팔리게 되니… 속상하다. 사람들에게 들은 말로는 만불은 넘게 받을거라 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오히려 공증값을 지불하고 넘겨야 할 판이니… !.!
교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빤초(핫도그)를 나눠 먹고, 같이 한글학교로 향했다. 오늘 '갓스 이미지'라는 선교 공연팀이 공연 하는 곳으로 간다. 한인회 건물에서 열렸는데, 생각보다 건물이 크고 시설도 좋았다. 한인파워가 정말 꽤 쎈가 보다. 예전엔 한인이 10만 가구 정도로 꽤 많았다 한다. 그래서 학생들 한글학교도 오전반/오후반 나눠서 했을 정도. 그런데 지금은 많은 이들이 빠져 나가고 2천 가구밖에 남지 않았다 한다. 다들 파라과이를 미국이나 캐나다 혹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의 다른 나라로 이민 가는 데 징검다리 나라로 생각하는 탓에 그렇다 한다.
<파라과이 한국학교. 한국의 학교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다. 학년도 그대로이다.^^>
<초등학교 이전 유치원도 함께 운영한다.>
<현지 친구들도 가끔씩 공차러 오나보다~>
'갓스 이미지'는 18세 까지의 어린이 ~청소년으로 이루어진 집단이었는데, 공연 수준이 일반 학예회 수준을 뛰어 넘는,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공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 왔다.
호텔에 도착 해, 사장님께 우리 차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사장님이 더 안타까워 하시면서 내일 한 번 더 중고차 시장에 나가 보라고 하신다. 내일은 월요일이니 다들 정상영업을 할 것이고, 헐값에 넘기더라도 돈 받고 파는 편이 나을거라고… 그 말이 맞다. 내일 중고차 시장을 한 번 다녀 봐야 겠다. 오늘은 일찍 자야지!! 오늘 하루 종일 교회에 있었다. 평소 교회와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어떻게 이렇게 되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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