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28 Sun]
- 마떼 잔에 제르바 잎 3/4정도를 대각선 방향으로 채운다.
- 약간의 (약 2 TS) 미지근한 물을 넣는다.
- 설탕을 첨가 할 사람은 설탕을 그 위에 뿌린다.
- 뜨거운 물이 잘 스며들도록 천천이 붓고, 봄비샤(빨대)로 천천히 잘 빨아 먹는다.
주유소에서 일어나 하루를 시작 하는 데, 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은정이도 어느 새 주유소에 적응을 한 것처럼 보인다. 길을 가다가 주유소에 들어 가 하룻밤을 쉬어 가고,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가면 되고, 씻고 싶으면 주유소에서 트럭 기사용으로 마련해 둔 샤워실 혹은 화장실 세면대에서 얼마든지 씻을 수도 있고. 배가 고프면 버너로 밥을 해 먹으면 되는 거고. 천지에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다. ^^
아침으로는 빵과 계란으로 프렌치 토스트, 구운 살라미, 구운 토마토를 먹는다. 그리고 점심에 먹을 밥도 미리 해 놓았으니 배가 고프면 언제든지 밥도 먹을 수 있다.
오늘의 목표지점은 이과수 근처 마을인 뿌에르또 이과수. 어제 예상했던 것 보다 많이 와서 오늘은 무난히 도착할 수 있으리라.
오늘은 생각 보다 경찰들도 덜 괴롭히고, 나름 순탄한 하루가 될 것 같다. 출발한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도로 왼편에 알 수 없는 곳으로 안내하는 입구가 나오고, 그 입구에는 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다. 이 곳은 어디지? 우린 궁금한 마음이 생겼고, 난 이 곳 주변에 에스딴시아(대농장)가 많다고 해, 에스딴시아 중의 한 곳이라 짐작했다. 보통 에스딴시아에서 하루 자면서 놀면 1인당 600~1,000페소, 반나절 놀다 가면 300~500페소 정도라 들었으니, 한 번 가려면 큰 맘을 먹어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입구에는 간판도 없고, 궁금한 마음은 생기고, 우린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입구에 이 곳이 뭐하는 곳이냐 물었더니, 놀랍게도 마떼를 재배하고 가공하는 곳이라 한다. 평소 마떼를 즐겨 먹지는 않지만, 궁금한 마음이 들어 들어가 보고 싶었다. 물어 보니, 따로 입장료도 없다 하고, 농장 안의 경치도 훌륭할 것 같았다. 경비실에서 우리의 인적사항을 적고, 허가증을 받아 안 쪽으로 들어가 본다.
만화에서 본 혹은 그림에서나 본 것 같은 새빨간 흙이 우리의 마음을 흥분시켰다. 붉은 흙. 이렇게 붉은 흙을 본 건 난생 처음이었다. 붉은 모래는 많이 봤지만 기름 진 붉은 토양은 본 적이 없었다. 신비로운 느낌을 받으며 비지터 센터로 들어 섰더니, 남미 느낌을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가이드 아가씨가 우리를 반겨 준다. 그리고 우리 뒤를 이어 두 팀이 더 도착 해, 우리를 포함 해 총 10명이 함께 가이드를 받게 되었다.
우리를 제외하곤 모두 아르헨티노들이라 스페인어로 설명을 들을 수 밖에 없었는데, 집중을 하면 절반쯤 알았듣겠다가도 조금만 정신을 풀면 이해도가 0.5% 이하로 내려가니… 아 피곤 하다.
<안내소>
<여러 마떼를 시음할 수 있게 준비되어있다.>
우리가 온 이 곳은 아르헨티나 슈퍼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는 마떼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아르헨티나에선 굉장히 유명한 곳이었다. 주유소마다 마떼용 뜨거운 물 자판기를 볼 수 있었는데, 그 자판기도 이 곳에서 만들어 배포를 한 것이었다. 그만큼 유명한 이 곳. 우린 우연히 와 버렸다. ^^
마떼 종류에 관해 설명을 듣고, 이 곳의 역사를 담은 비디오 한 편을 보고, 이 곳 투어차를 타고 농장 곳곳을 돌아 보러 나섰다. 처음에 간 곳은 제르바 묘목을 생산 하는 곳, 두 번째 잠깐 내린 호수에선 우리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까르핀초를 볼 수 있었다. 산뗄모 시장에 물건 사러 갈 때마다 까르핀쵸 가죽이 그렇게 눈에 띠었는데, 아르헨티나 북쪽에 가면 실제로 볼 수 있다 들었지만 그게 오늘이 될 줄은 몰랐다. 약 70마리의 까르핀초가 산다는 이 곳 호수에 운이 좋게도 까르핀초들이 옹기 종기 모여 있어서 좋은 모델이 되어 주었다. 아~ 오늘은 까르핀초들을 마음껏 가까이 볼 수 있어 참 신기하고 감사한 날이다. 귀여운 까르핀초들을 떠나서 우리는 제르바 나무를 보고, 간단하게 농장 내부도 둘러 보았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질문왕 할아버지! 정말 쉴 틈 없이 질문하고 또 질문하고, 또 질문하고, 지치지도 않고 질문을 했다. 팬더는 같이 사는 할머니가 많이 피곤할 것 같다 했고, 난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질문매력에 빠져 결혼 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비디오 홍보 영상을 우선 봅니다~.>
<귀여운 버스를 타고 마떼 농장을 둘러 봅니다. 마치 마을 같네요>
<마떼 잎을 키우는 하우스랍니다. 습도유지가 참 중요하다네요>
<갑자기 뿜어져 나온 물줄기에 모두들~대피!!>
<너네가 까르삔쵸구나~!>
<완전 귀여움!>
<나름 단체 사진??>
<채집한 잎을 가공하는 곳.>
그리고 다시 돌아 온 비지터센터에서 우린 투어비를 내야 할 시간이 왔다. 생각보다 너무 저렴했던 1인당 10페소씩. 까르삔초도 볼 수 있고, 투어차를 타고 구석 구석 돌아다녔는데도 이 정도 가격이면 참 고맙다. 마떼를 맛 보고 싶어했던 은정을 위해, 직원에게 마떼를 시음해 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설명도 해 주고 순한 맛과 오렌지 맛, 이렇게 두 가지 마떼를 건네 준다. 마떼를 마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이 때 주의 할 점은, 물이 뜨겁기 때문에 혀를 데지 않으려면 천천히 빨아 들여야 한다. 급히 빨 결우, 뜨거운 물이 한 번에 들어와 위험하기도 할 뿐더러 제르바 잎까지 함께 입으로 들어 오게 된다. 세 번째 먹어 본 마떼… 역시 내 스타일은 아니다. 어흑~ 그나마 오렌지맛 마떼는 좀 마실만 했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샵을 나와서 차에 올라타는데… 꼬르륵~ 배꼽시계가 밥 먹을 시간을 알려 주고 있었다. 우린 즉석에서 멸치칼국수 라면을 끓여서는 아주 아주 맛있게 먹었다. 차 안에 수증기가 가득 차, 밖에서 보기엔 이상해 보이겠지만… 우린 그 안에서 라면을 매우 맛나게 먹었다.
천국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이 곳 농장. 사진으로, 그리고 우리 마음 속에도 몇 장의 사진을 남기고선, 남은 길을 재촉한다. 오늘은 꼭 이과수 마을까지 가려고 했는데, 마떼 농장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서 가능할련지 모르겠다.
많은 선교사들 때문에 '미시온'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주에 들어서니, 검문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정말 뜨랑낄로한, 우리가 생각하던 인심 좋은 지방 도시를 연상시키는 곳이다. 그리고, 새 빨간 흙이 보고만 있어도 마음 편한 시골의 느낌도 함께 주니, 우린 대번에 이 도시가 맘에 들었다.
이과수 마을에 들어서기 전, 우린 몇 가지 결정들을 해야 했다. 내일 바로 이과수 폭포에 갈 건지, 내일 하루는 휴식하고 그 다음 날 이과수 폭포에 갈 건지, 그리고 숙박을 호스텔에서 할 지, 캠핑을 할 지 등등. 몸이 아픈 은정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우선 호스텔에서 편하게 휴식을 하기로 했다. 미리 가려고 생각했던 호화 호스텔이라는 '호스텔 인'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다행히 방은 있었고, 우리 셋은 같은 방에서 사이 좋게 머물 수 있었다. 에어컨 작동이 시원찮다는 점만 빼면 꽤 좋은 시설의 호스텔이었다. 외국인 호스텔에 처음 와 본 은정은 또 신기해 한다. 은정이 옆에 있다 보면 우리도 참 즐겁다. 아무튼, 피곤한 오늘 하루 우선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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