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25 Thu]
아침부터 분주하게 이리 저리 움직여서 드디어 떠날 때가 왔다.
<안녕 남미사랑~~!>
<반가웠어요 두부 가족님들!! >
모두와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라 탄 우리들은 바쁜 도시를 요리 조리 빠져 나간다. 9 de Julio(7월 9일 도로)도로를 타고 가는 데, 신호등이 빛의 속도로 파란 불- 빨간 불이 바뀌어서 몇 번이나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모르겠다. 역시 도시 운전은 긴장 긴장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횡단보도 앞에서 급하게 서다 보니, 금을 밟아 버렸다. 우린 금을 밟지 않으려 뒤로 살살 후진을 하는데… 옆거울로 보이는 차 한 대!! 난 팬더에게 뒤로 그만 가라고 소리를 질렀으나, 때는 너무 늦어서 뒤차와 살짝 박고 말았다. 아… 망했다. 갑자기 뉴욕에서 뒤로 후진 하다가 차 박고 100불 낸 걸 떠 올리며 두려움에 살짝 떨었다. !.! 사고 수습을 위해 나간 팬더는 뒷사람과 말을 하고 차 상태를 보더니, 왠일로 뒷사람이 됐다고 그냥 가랬다고 한다. 울랄라~ 별 일이네. 아무튼 우리에겐 참으로 다행이다. 안 그래도 갈 길이 멀었는데, 히유~ $.$ 고마워요~ 복 받을 거에요~ 눈 똑바로 뜨고 조심 해야지! 도시는 무서운 곳이여!!
몇 번의 톨을 지나고, 뒤에 앉은 은정이가 배가 고프다고 해서 잠시 근처 마트로 피서를 갔다. 들어서자 마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우리를 반겨주고 ^^ 우린 필요한 음식재료와 간단하게 요기 할 빵을 사서 나왔다.
그늘에 차를 대 놓고 시원하게 차 문을 열어 두고 빵과 음료수를 먹으니… 커피숍가 다를 바를 모르겠다. ^^~ 은정이는 어렸을 적 인간극장 TV프로그램을 보고 꼭 땅고를 배우러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계속 그 일이 미뤄지고 미뤄지다, 이번엔 절대 더 미룰 수 없다고 생각 해 회사도 그만두고 있는 돈으로 비행기표를 사서 무작정 이 곳으로 날라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왕국인 아르헨티나를 모르고, 3개월 체류 비용으로 90만원이 조금 안 되는 돈을 가져왔으니… 이 곳에 와서 최대한 돈을 아껴 쓰고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남미사랑 매니저를 하며 땅고를 배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뭣해, 있는 돈으로 생활을 하다 보니, 스스로가 스트레스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땅고를 배우러 한국에서 멀리 이 곳까지 왔는데 많은 시간을 땅고에 투자를 하지 못하고 어딘가 얽매여 있다는 느낌에 그 동안 너무 힘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찍 한국에 가려고 했으나, 12월 달에 있을 '땅고의 날'이 되면 큰 도로를 막고 그 곳에서 다 함께 땅고를 춘다는 이야기에, 다시 마음을 바꾸어 1월에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동생이 군대에 가는 바람에 집이 허전 한데, 자기까지 크리스마스에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1월보다는 조금 더 일찍 돌아갈까도 생각 중이라고 한다. 아무튼 여행은 시간과 돈, 건강 이렇게 세 가지 모두가 꼭 필요한 일이다. 하나라도 부족하면 마음이 힘들다.
자 이제 충분히 쉬었으니, 조금 더 가 봐야지. 아직 갈 길이 멀다. Entre Rio(엔뜨레 리오) 주가 시작 되는 것을 알리고, 경찰 검문이 시작 되었다. 그런데 보통 경찰들이 아니다. 순간 얼마 전 5불당에서 누가 엔뜨레리오주는 절대 가지 말라고 했던 일이 떠오르면서… '또 경찰과 한 판 해야겠구나' 라고 속으로 내 뱉는다.
그 경찰은 처음에 자동차 등록증과 면허증을 보여 달라고 했다. 우린 보여줬더니, 이번엔 보험을 보여 달라고 한다. 보험증서를 보여 줬더니, 이번엔 소화기를 보여 달라고 한다. 소화기를 보여줬더니 당황한 얼굴로 상관에게 가 상의를 하고, 상관은 우리 번호판과 으릉이 지붕위에 올려 진 타이어를 가르키며 뭐라 뭐라 한다. 뭐라 하는지 들리진 않았지만, 저 타이어로 트집을 잡으라는 이야기 같았다.
그 경찰은 다시 우리에게 와서는 팬더에게 같이 경찰서로 가자고 하고, 우린 차 안에 남아 있었다. 우린 차 안에서 팬더를 기다리는데 오지 않아서, 차 문을 꼭 꼭 닫고선 은정이와 함께 경찰서로 출동 했다. 경찰은 팬더에게 딱지를 떼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우리 차 번호판이 하나라서 그렇단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는 원래 번호판이 하나라고 해도, 상관없이 딱지를 뗄 테니 400페소이고, 지금 여기서 내면 조금 할인을 해 주겠다고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있나. 그럼 원래 번호판이 하나인데 두 개를 만들어 달 수도 없고… 어쩌라는 건지!! 처음엔 조근 조근 설명을 했으나, 작정하고 돈 뜯으려는 경찰 앞에선 그런 설명 따위가 먹힐 리 없었다. 어디 한 번 해보자는 생각에 나도 언성을 높이고, 경찰에게 대 들었다.
"캐나다에선 원래 번호판이 하나인데, 어떻게 두 개를 달아요? "
"당신 캐나다 가 봤어요? 원래 하나 밖에 없고, 국경을 넘을 때도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세관과 경찰들도 아무런 문제 없다고 확인 받았는데, 왜 여기서만 이게 문제가 되는 거죠? 여긴 아르헨티나 라는 한 나라 아닌가요? 왜 한 나라인데 여러 개의 법이 존재 하는 거죠?"
"당신이 국제 교통법이나 차량에 대해 잘 알기나 하나요? 당신 하나도 모르는 것 같군요."
이 말만 무한 반복 했다. 은정이는 옆에서 한국말로 따지고, 우린 계속 같은 말만 무한 반복 하다가, 경찰은 서류를 주며 싸인을 하라고 한다. 딱 보니 우리가 법을 위반했다는 서류에 싸인을 하라는 건데, 그럼 우리가 그 사실은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싸인을 거부 했다. 그럼 경찰은 지금 이 곳에서 돈을 내면 벌금을 할인 해 줄테니 벌금을 내라고 우리를 달래고… 한참을 실랑이 하다, 우리가 싸인을 거부 하자, 그냥 우리를 보내 주었다. 참 이해할 수 없다. 가끔은 선진국 같다가도 이런 모습을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흥~
가벼운 접촉사고도 그렇고, 오늘 이 경찰도 그렇고… 운수가 나쁘니 빨리 운전을 그만 두고 하루를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우린 근처 주유소로 가, 오늘 하루 으릉이 안에서 자기로 했다. 둘이선 차에 잔 적이 많아도, 셋이 자기는 처음이다.
간단하게 스파게티를 저녁으로 만들어 먹고, 근처 트럭기사 아저씨들과 수다를 떠는데, 우리가 경찰들에 대해 물어보니… 특히나 엔뜨레 리오 주(지금 현재 있는 곳)와 꼬리엔테 주(다음에 갈 곳)경찰이 특히나 나쁘다고 한다. 그 중 엔뜨레 리오 주의 경찰이 말리시모(가장 나쁘다는 뜻)하다고 하니… 우리만 재수가 없는 게 아니었다. 그들이 요즘 외국인들 괴롭히는 재미를 알아서, 우리에겐 미안하지만 트럭들은 쉽게 쉽게 보내주는 바람에 오히려 아저씨들은 다행이라고 한다.
어두운 곳을 걷다가 팬더 신발 끈이 끊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어이쿠~ 팬더가 아끼는 신발인데… ㅠ 암튼 오늘이 운수 나쁜 날이구나!!
그래도 우리를 위로 해 주듯, 우린 난생 처음 반딧불을 볼 수 있었다. 책에서만 보던, CG로만 보던 반딧불을 실제로 보니, 너무 신비로웠다. 아르헨티나 이과수로 가는 길, 이름도 모를 어느 시골 마을 주유소에서 본 반딧불아. 안녕!
- 오늘은 3명이서 꼬깃꼬깃 으릉이 안에서 잠들었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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