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16 Tue ]
제일 먼저 온 사람들은… 바로 우리인데!! 늦잠 자고 일어나서, 아침까지 먹고 나니 어느 새 투어 차량들이 주차장에 가득 차 버렸다. 오늘 아침으로는 프렌치 토스트, 그리고 숩을 끓여 먹고는, 하루를 시작 한다. 으라차차차.
어제 하루 별로 한 것도 없이 피곤한 하루 였다면, 오늘은 반대로 힘차게 시작 해 보기로 한다. 펭귄 보러 들어 가는 데 입장료는 35페소 씩. 밖에는 요금표를 붙여 놓지 않아서, 창구에 가서야 가격을 알았다. 역시나 로컬 / 내국인 / 외국인 의 3중 요금 체제. 참 싫다. 그런데 남미에서는 이런 생각이 보통이라고 한다. 즉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을 더 많이 내도 된다는 생각. 여행자가 돈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 하는 그들은, 우리가 비행기표를 사서 이 나라까지 왔다는 그 자체가 우리가 돈이 많은 것이라 생각 한다.(틀린 말은 아니다 ㅋㅋ) 아무튼 문화적 차이는 확실히 존재 한다.
잘 만들어 진 트레일을 따라 걷는다. 푼따 똠보의 장점은 트레일 가까이에서 펭귄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펭귄들이 고맙게도 트레일 근처에 둥지를 터서 우린 둥지에 있는 펭귄들의 모습은 실컷 볼 수 있었다.
<뿐따 똠보 팽귄 서식지 트레일...>
워낙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직원들도 중간 중간에 서서 잔소리를 한다. 펭귄으로부터 더 멀리 떨어지라는 등등 갑자기 한적했던 몬떼 레온 생각이 간절. 워낙에 한가한 곳이라 우리만의 시간을 충분히 갖을 수 있었는데, 이 곳은 다르다.
트레일을 따라 끝까지 걸어 가 보았지만, 탄성이 터질 만한 숫자의 펭귄은 볼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큰 펭귄 서식지란 타이틀에 지금까지 갔던 어떤 곳보다도 멋질 것이라는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워낙 펭귄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었고, 우리의 방문 시간 또한 문제 였던 것 같다. 보통 오후에 가야 사냥을 갔다 돌아 온 펭귄들이 많아 더 많은 펭귄들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겐 '몬떼 레온 국립공원'이 워낙 워낙 좋아서, 자꾸만 비교 대상이 돼 버려서 만족을 못 한 이유는 있지만 펭귄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좋아할 곳이다. 가까이서 귀여운 펭귄들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곳이라 ^^ 한 가지 아쉬운 건, 한 두달 뒤에 왔으면 귀여운 아기 펭귄들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부모님 펭귄들이 알을 품는 시간이라 아가 펭귄들은 볼 수 없었다.
<팽귄은 굴을 파고 삽니다.요렇게요.ㅋㅋ>
<깨진 알...누가~!!!>
<너네는 더위를 타는구나 ㅋㄷㅋㄷ>
<날아보아 보고 싶은 그>
<너넨 걷는게 더 어울린다야~>
<엄청난 백인 인파...미국 유럽에서 건너오신 분들..오늘날 잡으셨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가이만' 이라는 마을. 웨일스 사람들이 이민와서 정착한 곳이라 웨일스 전통의 티타임이 남아 있어서, 오후에 가면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론니의 설명에 따르면, 점심을 가볍게 먹던지 점심을 안 먹고 가는 것이 좋다는데… 아마도 빵이 같이 나오기에 그렇겠지? 아니면 차만 배 터질때까지?? 아무튼 궁금해 진 우리들은 가이만 이라는 마을로 가 본다.
'트렐레우' 라는 도시에서 서쪽으로 17km 떨어진 곳인데, 트렐레우에서 가이만까지 가서 티타임을 즐기고 오는 투어도 있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곳 중 한 군데를 골라 티타임을 즐기기 위해, 찻집(casa de te)으로 들어서니, 우리 말고도 다른 관광객들이 많이 앉아 있었다.
<뿐따 똠보 나가는 길. 비포장인지라...어제 밤에 고생한..기억이..ㅠㅠ>
<우리가 간 찻 집- 론니에 나오는 곳이랍니다.>
메뉴판을 갖다 주는데… 메뉴가 하나 밖에 없는 데 왜 메뉴판을 가져다 주는 지 모르겠다. 유일한 메뉴인 차 2인분을 주문했다. 가격은… 덜덜덜 1인당 55페소. 헉 진짜 비싸다. 2인에 110페소인데, 왠만한 점심 뷔페 수준의 가격이다. 음… 진짜 웨일스에 가서 차를 마시면 더 비싸겠지? 그거에 비하면 싼 가격일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잠시 후, 빵 접시 하나, 또 다른 빵 접시 하나 더, 그리고 홍차와 우유, 설탕, 쨈까지 셋팅이 모두 완료 되었다. 막상 다 차려진 상을 보니, 그렇게 돈이 아깝진 않다. 그런데 이 빵들을 다 먹고 나간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푸~ 짐 하다. 눈을 돌려 옆 테이블을 보니, 그 테이블도 빵을 남기곤 일어설 태세다. 우린 입 쩍벌리고 우~ 아~ 하며......우아하게 티타임을 즐긴다. 왜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는 기분이 들까? 그 동안 최대한 싸게 싸게 캠핑으로 하루를 보내고,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으면서 보낸 시간들도 물론 값지고 좋은 기억이지만, 고급스러운 찻집에 와서 애프터눈티를 제대로 즐기니… 기분이 제대로 난다.
다 먹어 주겠다고 큰 소리치던 팬더군도 결국은 포기하고 빵 몇 개를 남겼다. 나중엔 맛 없는 빵 먹기 싫어 질까봐 맛 없는 빵부터 먹기 시작한 팬더, 반면에 어차피 다 못 먹을 걸 예감한 토끼는 맛있는 빵부터 먹기 시작했다. 헤헤~ 난 맛있는 빵부터 먹길 참 잘했다.
찻 집을 나와 정원을 보니, 예쁜 장미들이 활짝 피어 있다. 웨일스 풍으로 예쁘게 장미까지 심어 놓은 센스. 빨간 장미, 하얀 장미, 분홍 장미, 큰 장미, 작은 장미 장미축제를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코에서 맴도는 아찔한 장미향에 취할 것 같다.
<무적 팔토시와. 함께..운전할 땐 짱입니다.~!>
- 주변에는 다른 찻집들도 많답니다. (가격은 우리가 마신 곳이 가장 저렴한 듯..)
<길 한컨에 새워진 완전 오래된 포드 트럭. 갖고 싶네요. 전시하게 ㅋㅋ>
마을에서 나오는 길, 기념으로 핀 두 개를 구입 하고 으릉이에게도 기름을 꽉 채워주었다. 이 곳에 기네스북에도 오른 최대 크기의 재활용 공원도 있다고 해서 가 보고 싶었지만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트렐레우 마을 입구 거대 규모의 주유소가 있어서 우린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렇게 사용하고 싶었던 인터넷! 인터넷이 여긴 또 공짜다. 까페테리아에 들어 가서 사과 주스 하나 사서 먹으면서 푹신한 소파에 앉아 인터넷 하다니. 좋다 좋다.
블로그 방명록에, 남극관련 한 김모양이 갑자기 글을 남겼는데, 본인은 사기꾼이 아니라고 억울해 하는 데, 본인도 돈을 넘겨 준 그 지인 여행사 하시는 사장님께 돈을 돌려 받지 못했다고 한다. 뭐, 상황은 이해 하지만 그 동안 우리가 받은 피해나 우리에게 한 행동들을 생각하면…
잠시 후, 팬더에게 1:1 대화신청을 하고, 순천에 사는 몇 일 전 남미사랑에 머물렀던 분도 대화에 참여 하셨다. 그 분도 환불을 다 받으셨다고, 우리 블로그에 글을 지워줄 것을 요구 하셨다. 우리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기본적으로 일기를 적고, 그 일기를 블로그에 올리는 데 하나도 거짓말을 적은 것이 없고, 우리가 느낀 기분에 대해 솔직하게 적었는데… 그 글을 보고 기분이 나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미 쓴 글을 지우는 건 아니라고 생각 했다. (왜냐면....거짓이 없기 때문이다. 일기 거짓으로 쓰기가 얼마나 힘든데 ㅋㅋㅋㅋㅋ)블로그에 올리는 글 중, 얼마만큼까지 개인적인 이야기가 괜찮은 걸까? 참 어려운 질문이다.
(팬더 생각: 실명만 빼면 괜찮을 듯.. 사실 웬만하면 한국인 남의 사진은 올리지 않는다.)
조금 늦었지만 속력을 내 페닌술라 발데스(Peninsula valdez) 로 향한다. 혹시라도 입장료를 안 낼까 싶어 졸려도 꾹꾹 참고 밤늦게라도 도착 했지만, 매표소는 24시간 하는지… 활짝 열려 있었고, 결국 1인당 70페소씩 냈다. 괜히 꾀 부렸다. 아무튼, 오늘 하루도 심심할 틈이 없이 자꾸만 생각 할 거리를 던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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