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07 Tue 2010
잠이 덜 깨서 비몽 사몽인 나(실습지 알아 보느라 새벽 5시에 잠이 들었다.). 그런데 팬더는 벌써 일어나서 차 보험 들고 와야겠다고 출타 하신다. 대단하신 팬더님! 부지런도 하셔라~
얼마가 지난 후, 다시 돌아 온 팬더는 몹시 분해하는 표정으로 돌아 온다. 들어 보니, 엄청 고생을 한 듯. 구글에서 아그로 살타를(국경에서 우리가 들었던 보험 회사 이름) 검색 해 보니,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사무실 주소 3개가 나오더란다. 그 중 가장 유력해 보이는 곳에 전화를 해 보니 브라운 502번지가 맞다고 해서, 보까 근처의 브라운 거리를 찾아서 갔더니만… 브라운 거리엔 502번지라는 번지 자체도 없었고, 근처 미용실에 가서 주소를 보여주며 물어보니 부에노스 아이레스 근교 도시 중 모론이라는 도시가 있는데, 그 도시에 있는 거리 이름이라고 한다. 그 도시에 가려면 버스 타고 한 시간 이상은 가야 한다는데… 아이코! 그렇게 해서 가장 유력했던 첫 번째 주소지 방문 실패.
두 번째 주소지는 센트로, 갈라리아 빠시피코 백화점 근처에 있는 사무실 이었는데, 그 곳에 도착하니 1번 부터 5번까지 초인종 번호들이 있어 차례대로 눌러 보았는데, 3번 집을 제외하고는 인기척이 없었고, 3번 집은 택시 업체 였다고 한다. 집에 와서 상세주소를 확인 해 보니, 2번 집이었는데 그 때 봤을 땐 분명 2번 집은 가정집이었는데… 어쨌든 두 번째 주소지 방문도 실패.
세 번째 주소지는 꼬리엔떼스 1400번지 근처. 주소지의 건물에 도착 하자, 건물 관리인이 그런 곳 없다고 했다 한다. 결국, 그렇게 3곳을 돌아 다니며 알아 봤지만 별 다른 성과 없이 체력 소진만 하고선 집에 돌아 온 것이다.
그렇담, 모론이라는 도시까지 가야 한다는 건데… 팬더는 근처 여행사 아저씨에게 모론에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묻자, 기차를 타고 가라고 하신다. 오? 기차? 온세까지 가면 기차역이 있는데, 그 곳에서 기차를 타고 모론까지 갈 수 있다고 한다.
이번엔 토끼도 함께 출발 한다. 팬더도 토끼랑 같이 가니까 힘을 얻은 듯, 아까 보다 얼굴이 밝다. 이런 저런 서류들을 다 챙겨서 아침 내내 돌아 다녔는데, 성과도 얻어서 풀이 죽어 있다가 다시 살아난 팬더.
집 근처 삐에드라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쁠라사 미세레레 라는 역에 도착. 그리고 바로 연결 된 온세 기차 역에서 기차를 타고선 모론 역까지 간다. 약 20분 정도 기다렸을 때, 기차가 도착하고 우린 잠시 고민이 된다. 1층에 탈까? 2층에 탈까? 도시 근교를 다니는 기차라 그런 지 일반 지하철 보다 시설은 훨씬 좋고 깔끔한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진 기차다. 게다가 이용 요금도 거리에 상관 없이 1.1 페소로 엄청 저렴하기 까지! 나중에 집에 올 때 2층에 타기로 하고 우선 1층에 앉아서 출발 한다.
툴툴툴툴~ 진동과 함께 수도를 벗어나 교외로 우리를 데려 간다. 오랜 만에 기차를 타니 기분이 새롭다. 지하철은 항상 어두 컴컴한 지하로만 다니는데, 기차는 바깥 풍경 보면서 달리니 색다른 맛이 있다. 팬더는 살짝 졸린지 꾸벅 꾸벅 졸고, 난 어디서 내리는지 몰라 불안 불안 하다. 여긴 한국처럼 안내 방송도 안 해주니, 긴장이 될 수 밖에.
약 30분 가량 달렸을 무렵, 기차가 모론 역에 도착 한다. 살짝만 중심에서 벗어났을 뿐인데, 도시라기 보다는 읍내에 온 것 같이 소박한 모습이다. 우린 브라운 거리를 향해서 걷기 시작! 10분도 채 되지 않아 우리가 하루 종일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 브라운 거리에 도착한다. 야호~ 기쁘던 순간도 잠시, 아그로 살타(Agrosalta) 사무실이 문을 닫고 있는 것 아닌가! 오 마이 갓!! 안 되요 안되!! 우린 달려가서 보험 들어야 한다고 문을 닫는 아가씨에게 가서 허겁 지겁 말하자… 문 닫았다고 내일 오라고 한다. 집에서부터 장장 한 시간 반이나 걸려서, 시내에서 기차까지 타고 왔는데, 이런 우리의 사정과는 상관 없이 그들은 퇴근 시간 이었고, 우린 내일 다시 와야만 했다. 오늘 뭐 이렇게 되는 일이 없냐 -_-++
아그로 살타 사무실 건너 편에는 또 다른 보험회사가 있었고, 혹시나 싶어 외국차인데 보험을 들 수 있는지 물어보니 No! 분명 덩헌님은 이 회사에서 들었다고 했는데… 암튼 잘 모르겠고, 안 될꺼라고 한다.
에휴~ 내일 다시 이 동네에서 또 오는 수 밖에… 이런 좌절감, 참 오랜만이다. 예전엔 거진 하루에 한 번씩 느끼던 이 좌절감. 부에노스에선 잘 못 느끼다가 오랜만에 맨땅에 헤딩하는 이 기분이 드니 참으로 이상하다. 이제는 이 기분에 다시 익숙해 져야 겠지? 차 보험 하나 드는 것 부터 스트레스인 자동차 여행! 갑자기 우울 모드!! ㅠㅜ 이럴 줄 알았으면 국경에서 한 6개월 정도 끊어 버릴 걸… 그 땐 부에노스에서 장기체류 할 것 같아서 우선 한 달치만 끊고, 나머지는 나중에 산다는 게 지금 와선 더 큰 고생이 되어 버렸다. 밑으로 내려 오면 올수록 외국 차 보험 들어 주는 곳이 없으니까 국경에서 넉넉하게 끊고 오는 게 좋다! 실제로 아그로 살타라는 이 보험회사는 살타주를 중심으로 사무실이 있기 때문에 부에노스 밑에는 사무실이 아예 없다.
쓸쓸하게 모론 역으로 향하다, 그래도 나온 김에 뭐라도 먹고 들어 가자며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서 1/4kg 아이스크림도 뚝딱 해치우고, 기차 역 근처 간이 식당에서 판초(핫도그)도 하나씩 먹고는 다시 기차를 타고 온세역으로 돌아 갔다. 돌아갈 땐 2층 기차가 아니라 1층 기차라 살짝 실망.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팬더 말대로 2층에 앉아서 가는 건데…
온세 역에서는 팬더가 맛있다는 츄러스 집으로 데려갔는데, 마침 츄러스가 없어서 또 다시 허탕치고 지하철을 타야 했다. 오늘 대체 허탕 몇 번? ㅠ 오늘 이렇게 허탕을 많이 쳤으면 그냥 곱게 집에 갈 것을 이번엔 레티로로 간다. 예전에 남미사랑에서 묵었던 동민군이 살타에 있는 호스텔에 두고 온 PMP를 대신 받아 주기로 했는데, 집으로 보낼 줄 알았던 소포는 레티로 버스 터미널로 가는 바람에 직접 레티로까지 찾으러 가야 했던 것이다. 그 동안 메일을 몇 번이나 주고 받느라 엄청 귀찮았는데, 찾으러 가기 까지 해야 하니, 엄청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나 밖에 해 줄 사람이 없는 걸 아니까 가야 한다.
신기하게도 레티로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자 지하의 거의 모든 곳이 소포 받는 곳이었다. 버스를 이용해서 소포를 주고 받는 시스템이 아르헨티나에 발달 해 있었다. 난 직접 운전 기사 아저씨에게 찾아야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체계적으로 택배 업체가 버스를 기반으로 운영 되다니… 신기하다. 난 63번 회사로 가서 소포를 찾으러 왔다고 했더니… 본인이 아니면 소포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즉 대리인이 물품을 수령하려면 동민이 여권을 들고 오라는 것. 한국에 있는 동민군 여권을 어떻게 들고 오냐고, 불가능하다고 했더니만, 그럼 보낸 이에게 연락해서 받는 이 이름을 바꿔 달라고 하라는 것이다. 그 방법 밖에는 없단다. 젠# 또 허탕이야? 대체 오늘 몇 번의 허탕인지…
오늘은 허탕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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