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바깥이 시끌 시끌 하다. 뭐지?? 드디어 우리 소포가 도착했단다.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우리 GPS가 왔구나 얼쑤!! " 하며 신나게 뛰어 나가니, 팬더 표정이 어둡다. 왜?? 왜?? 팬더도 아침에 소포를 받았을 땐 나처럼 기뻐했으나, 내용물을 열어 본 뒤 숙연해졌다고 한다. 오기로 한 GPS는 아니 오고, 엉뚱하고 생뚱한 헤드폰이 들어 있었던 것. 영수증은 GPS로 찍혀 있는데, 내용물은 헤드폰이니 돌아 버리겠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온라인 거래 사기?
팬더는 이베이에 접속 해 판매자와 연락을 취해 보고, 옆에 승재 오빠(인도바지 오빠)는 헤드폰 가격을 알아 본다. 잠시 후, 이 헤드폰의 견적은 85,000원. 젠장. US240이나 주고 주문한 건데, 이 헤드폰이 왠 말이냐고!! 우리가 잠시 좌절 해 있는 사이… 승재 오빠의 목소리가 내 귀에 싹~ 꽃힌다. "앗! 이거 850,000원 짜리네, 0이 하나 더 있었어!!" 역시, 신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았다. 갑자기 잘 못 보낸 헤드폰도 용서가 되기 시작한다. 알아보니, 나름 헤드폰 & 이어폰 업계에서 유명한 브랜드 제나이져(SENNHEISER) 였다. 나름 배려였나?? Travel용 모델 PXC 450을 보냈던 보니 .... ㅡ ㅡ ; 갑자기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당장에 GPS가 없는 것도 고민이다. 으~~ 어쩌지. 우선 판매자에게 메일을 보내 보고 답장을 기다려 봐야 겠다.
주위에선 그냥 헤드폰을 쓰라고 권한다. 이렇게 잘 못 오기도 쉽지 않는데, 추억이라 생각하고 그냥 쓰란다. -_-+ 처음엔 남 일이라 쉽게 말하다 생각했는데, 듣다 보니 그럴 듯 하게 들린다. 나중에라도 헤드폰 보면 메데진 소포가 떠오르겠지?
<송장에는 Garmin nuvi 라고 써졌건만.........>
<이게 왠 헤드폰~!!!!! 웃어야 할지...울어야 할지.........................^ ㅜ>
<하늘이 주신 기회라 생각하고 일단 써보자구~!!>
아침부터 소포 때문에 정신 없이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어느 새 오후2시다. 어딜 나가기도 뭣하고, 기분전환 겸 근처 쇼핑몰 나들이나 가보기로 했다. 팬더는 GPS 탐구를 위해 호스텔에 남아 있기로 했다. 승재오빠로부터 작은 GPS수신기를 사기로 했는데, 사용 법이 까다로워서 연구가 필요하다. GPS연구가 박팬더!!
우리 넷은 잠시 마실을 나간다. 약 10분쯤 걸어가면 쇼핑몰이 하나 나오는데, 쇼핑몰도 둘러 보고 커피 한 잔 하러 간다. 쇼핑몰 안은 우리 나라 쇼핑몰보다 더 예쁘게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 게다가 그리 붐비지 않아서 답답한 느낌도 없어 좋다. 우린 2층에 있는 'Crepe & Waffle' 로 들어 간다. 까르따헤나부터 본 체인점인데 이제서야 드디어 와 본다.미혼모 지원사업을 위해 미혼모만 고용을 하는 제도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곳이라 한다. 팬더와 함께 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아쉽다.
검정색이 주 테마 색이라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워 보이는 인테리어다. 들어가자 마자 물과 메뉴판을 내 온다. 우리는 아이스크림 2개와 와플 하나를 주문했는데, 요 와플이 히트였다. 달달한 카라멜 시럽이 뿌려지고, 아이스크림까지 얹어져서 너무너무 맛있는 것. 우리는 순식간에 와플을 공략해 와플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반면에 아이스크림은 와플 때문에 묻혀 버렸다. 우리는 결국, 와플 하나 더 주문하고야 말았다. 아~ 계속 계속 생각 나는 맛!!
일어나기 전에 팬더 몫으로 와플 하나 포장으로 주문했다. 아이스크림이 없는 와플로 고르느라 별달리 선택의 여지 없이 기본메뉴를 주문했는데, 맛이 있을랑가 모르겠다. 그래도 모양은 예쁘다. ^^ 그 후, 주문서를 받았는데 택스 따로, 서비스 요금이 총 16% 붙어 31,900페소나 나와 버렸다. (약 19,140원) 그래도 맛있었으니 용서가 되는 가격.
<어우동 토깽이>
<차에서 뿐만 아니라 카페에서도 졸고 있는 태경이...잠의 왕자님. 졌소이다. ㅡㅡ;>
La33에 도착하니 팬더는 밖에서 GPS 테스트를 한다고 나와 있다. 팬더 몫의 와플을 보여 주니 팬더도 기뻐 한다. 같이 가서 아이스크림 올려져 있는 것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팬더가 와플 먹을 새도 없이, 와플을 들고 바로 저녁 먹으러 출발 한다. 오늘은 연희언니와 성욱오빠가 쏜다고 근처 중국음식점으로 왔다. 다행히 내일 우리 넷은(연희언니, 성욱오빠, 팬더, 토끼) 출발하지만, 태경이가 메데진에 남겠다고 선언을 해서 오늘이 마지막 함께하는 저녁이라 그 동안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였다.
보고타에서 만난 게 인연이 되서, 이렇게 메데진까지 같이 오게 될 줄이야!! 거기다 한 사람 한 사람 너무 좋은 사람들이라 만나게 된 것도 너무 감사하고 헤어지는 것도 너무 아쉬운 인연들이다. 나중에 한국 가서도 자주 자주 만나고, MT도가기로 약속했다. 다들 나중에 남친, 여친 생겨도 우리 모임엔 안 데려 온다고 한다. 괜히 대화 주제에도 잘 못 끼고 어색해 진다고ㅋ 데려와도 되는데~ ^^
우리 팀 이름도 정했다. "VIVA COLOMBIA" . 언니가 팀장으로 일 할 때 팀원들을 잘 챙겨줬다는 말에 우리도 잘 챙겨 달라고 언니를 팀장으로 선출하고 팀을 꾸렸다.
<우린 헤어져도 맘만은.....................흐윽흐윽..>
헤어질 때가 다가오니 왜 이렇게 아쉬운지… 맘 같아서는 다들 데리고 에콰도르까지 가고 싶은데… 대신, 한국에서 만남을 계속 이어나가자고!!
PS. 내일 가려던 계획이 엉켜 버렸다. 언니가 주사위 던지기를 해서, 짝수가 나오면 내일 출발하고 홀수가 나오면 아사도(석쇠 구이) 먹고 설거지하고 출발하기로 했는데, 홀수가 나왔다. 내일 아사도 먹게 되면 분명 출발 못하는데… 일정이 빡빡해 질 것 같다.
PS2. 승재오빠로부터 GPS수신기를 중고로 50,000페소에 샀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더니,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은 있다더니, GPS 대신 헤드폰이 왔지만 다시 GPS를 구하게 됐다. 그런데 컴퓨터에 연결 해 구글 어스와 연결해서 쓰는 방식이라 얼마만큼의 활용도가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PS3. 다시 한 번 연희언니의 연예인 X파일에 새벽 4시에 잠 들었다. 역시, 한 번 듣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이야기들.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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