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08 Wed]
오늘은 남미에서 첫 장거리 버스를 타는 날이다. 필요 없는 짐들을 내려 놓고, 배낭여행 모드로 짐을 쌌다. 그래도 무게가 상당한데, 브라질 가서 다시 한 번 짐을 더 줄여야 겠다.
8시 10분. 과연 우리를 터미널까지 데려다 준다고 약속했던 아저씨가 올까? 만약 오지 않는다 해도 터미널까지 갈 택시비는 있으니 걱정 없다. 긴가 민가 했던 우리를 놀리기라도 하듯, 리까르도 아저씨는 1분도 늦지 않고 정시에 도착했다. 정말 약속 잘 지키고 좋은 사람이다.
오늘은 이 곳 휴일이라 차도 없고 한산한 골목길을 쉽게 빠져 나간다. 우리 으릉이는 아저씨 아들이 타기로 했단다. 좋은 가족이랑 같이 생활하게 될 으릉이!! 아~ 기쁘다. ^^* 우리 으릉이를 부탁해요~~~
터미널에 도착해, 기념핀 하나 구입하고는 남은 과라니를 모두 환전 해 버렸다. 108헤알쯤. 남은 돈은 파라과이에서 쓰고 가려고 했지만, 어제 저녁도 얻어 먹어 돈 쓸 일이 지극히 없었다. 비싼 브라질 물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지 뭐 ^^
워낙 멀미를 무서워 하는 나는, 미리 준비한 멀미약도 먹고, 추운 에어컨 바람을 대비해 침낭도 긴 팔 옷도 챙겼다. 이 정도면 준비 완료!
차는 2층 맨 앞자리, 이 곳이 가장 좋은 자리다. 앞이 뻥 뚫려서 전망도 막힘 없이 보이고, 앞자리 뒷자리(우리 뒤에는 1층으로 가는 계단이 있다) 아무도 없어 도난걱정도 없고, 남의 눈치도 볼 필요 없다. 우린 차에 타자 마자 골아 떨어진다. 피곤할 만도 하지, 어제 짐 정리 한다고 잠을 제대로 못 잤으니까.
자다 일어나니, 오후 1시쯤 이고, 마침 점심도 나눠 준다. 양도 많고 따끈하고 훌륭한 도시락. 그리고 과라나 음료수까지 함께 서빙을 해 주니 참 좋구나! 저렴한 버스비에 점심까지 나오다니~~~ 너무 너무 좋다!! 으히히~
<버스에서 제공하는 점심 ~~ 상당히 훌륭하다.>
국경에 내려, 여권에 출국도장과 입국도장을 찍고, 파라과이를 벗어나 브라질로 들어 간다. 포루투칼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겁 먹었던 이 곳 브라질. 누구는 "따봉" 하나로 살았다고 하니, 큰 걱정은 하지 말아야겠다. 입출국을 마치고는 또 잔다. 자도 자도 왜 이렇게 피곤한 걸까? ;;;
저녁 식사 시간. 난 저녁도 도시락으로 주는 줄 알았더니, 다들 우르르 버스 밖으로 내린다. 우린 자느라 안내 방송도 못 들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알고 보니, 식당에 우리를 내려 주고 다들 그 안에서 밥을 먹고 있다. 표 끊을 때, 저녁도 준다고 했는데 혹시 이것도 다 포함된 것인가? 아싸~ 신난다. 뷔페 식당으로 가 우린 접시에 꾹꾹 밥을 눌러 담았다. 그런데… 어랏 계산대가 있다. 이미 밥은 담았고, 물러 설 땐 없고,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어 옆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건 자비로 먹는 거란다. 무게에 따라 계산이 된다고 하니… 에라이~ 이럴 줄 알았으면 밥 조금만 뜰 걸… 괜히 꾹꾹 눌러 담아선…
밥을 먹으면서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먹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가볍게 채소 위주로 담을 것을… 황당하게 지출 된 40헤알.(28,000원) 엄청 시리 아깝다. 억울하기도 하고!!
<입 나온 토끼..한참동안 이 표정을 유지했답니다. ^^;>
버스로 돌아 와, 계속 맘이 편치 않았다. 이렇게 돈을 내는 지 알았다면 그렇게 먹지 않았을텐데… 엉뚱하게 돈을 쓰게 만든 버스회사와 그 식당 둘 다 밉다. 아… 당했다!! 그런데 우리만 그렇게 생각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옆에 앉은 아가씨도 속았다고 분해 한다. 이미 먹은 거 맘 편히 갖자. 릴렉~스~
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화가 스르르 나는 걸 보니, 아직 마음이 풀리진 않았나 보다. ㅠ
자 이제 밤 새도록 달려 내일 아침 브라질, 상파울로에 도착한다. 남미 여행이 정말로 끝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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