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 19 Tue 2010
아침에 다시, 김모씨에게 전화를 해 본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이동도 포기하고 끈질길게 전화해 보는 것이다. 전화는 받지 않고 잠시 후, 문자가 한 통 도착 했다. 학회에 와서 전화는 받을 수 없고, 투어는 취소 되었으니 20일에 돈을 받고는 바로 입금 해 주겠다고 한다. 결국, 우려 했던 것이 사실이 되어 버렸다. 우리가 왜 그렇게 투어일정을 확인해 달라고 할 땐 당당하게 무조건 갈 수 있으니 걱정말라고 해 놓고, 이렇게 달랑 문자 한 통으로 취소 되었으니 돈 돌려 준다는 말로 마무리를 짓는지… 본인 때문에 꼬여 버린 우리 일정은 어떻고, 기다리면서 보낸 체류비와 시간은 어떻게 할 건지. 그리고 미안한 기색도 없이…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지독하게 이기적이든지.
평소 화를 잘 안 내는 팬더도 살짝 화가 났다. 아마 이런 사실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미안한 기색도 없이 일방적으로 문자로 통보한다는 그 사실에 더 화가 났으리라. 우리는 이런 사태를 어떻게 책임 질건지 물었고, 우리에게 되려 어떻게 했음 좋겠냐고 묻는다. 아… 아… 아… 우린 아무런 생각도 안 나서 형아팬더에게 물어 보기로 하고,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그렇지만, 금새 안정을 되 찾았다. 그 여자 덕분에 아르헨티나에 장기체류 하면서 얻은 것도 많으니, 뭐 좋게 좋게 생각 하기로 했다. 안정을 찾고는 점심식사!! 시금치를 데쳐서 반은 시금치 된장국 하는 데 넣고, 반은 저녁에 잡채 만들 때 넣어야 겠다.
이미 틀어진 일정. 그리고 지금 가진 돈으로는 남극 투어에 갈 수 없다. 정상가가 최소 4,000달러 이상이니… 두 명이면 거의 천 만원. 끝물이나 혹은 예약이 취소 되었을 때 가끔 싸게 떨이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그걸 기다리려고 우수아이에서 장기체류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환불 받은 돈으로 차라리 다른 나라를 가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남미와 한국은 반대편에 있는 나라라 어차피 미주, 유럽, 아프리카 등의 나라는 거쳐가게 되있다. 그러니, 스탑오버 혹은 비행기 연결편만 잘 이용하면 아주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미주는 이미 지나친 나라라, 또 가기는 뭔가 아쉬웠고, 아프리카는 아직 조금 낯설음과 무서움때문에 보류, 그리고 유럽은 너무 비싼데… 그렇게 갑자기 생각 난 터키와 이집트!! 예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터키와 이집트를 이번 기회에 가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몇 시간 동안 루트를 연구해 본 결과. 상파울로 - 런던 - 마드리드 - 아테네 - 이스탄불 - 카이로 - 홍콩 - 인천 구간의 루트를 이어 보았더니, 약 1,700달러 정도.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한국에서 터키 왕복 항공권을 끊어도 백만원이 넘는데, 어차피 한국에 들어 가면서 여행도 하는 방법이 제일 맘에 든다. 우선은 차를 정리한 다음에 항공권 구입을 할 테지만, 새로운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서 다시 기분 좋아졌다.
칼라파테 생활도 슬슬 끝이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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