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01 Sun 2010
일요일 아침이다. 왠지 일요일 아침은 사람을 여유롭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다. 꼭 짜파게티를 아침으로 먹어야 할 것만 같은..? 곰곰오빠는 어제 이과수 폭포로 놀러 갔고, 여우는 일요일마다 교민들과 공 차러 간다고 한다.
참 어려운 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고 했던가! 듣기로는 교민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쥔장네, 그리고 매니져님. 여우가 첫 날 호스텔에 데리고 온 아르헨티나 교민 아저씨(콜롬비의 메데진에서의 아사도 아저씨)의 술주정 때문에 여우는 완전히 찍혀 버렸다. 그래서인지 매니져님이 여우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는 않았다. 거기다 여우의 이미지 때문인지 우리 역시 도착하기 전부터 찍혀 있었다고나 할까. 뭐, 하지만 그건 개인적인 취향이고 그걸로 투숙객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일요일마다 교민들과 같이 공 차러 나가는 여우의 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일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즉, A는 B를 싫어 하지는 않지만 B랑 같이 노는 C때문에 덩달아 B까지 미워지는 효과라고 할까? 암튼 중간에 낀 우리는, 그냥 모른 체 한다. 애~매 하다.
<아침부터 김치를 담근다....팬더와 토끼가 먹고 가끔 김치를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도 팔라고 한다.>
<완성~~!! 생각보다 김치 만들기가 간단했다는...>
오후 1시쯤이 되어 사람들과 함께 우르르 산뗄모 시장으로 나가 본다. 총 8블럭이 시장이라고 하는데, 첫 블록에서부터 우린 독특하고 예쁜 악세서리, 소품 등에 눈을 떼질 못한다. 탱고 춤 추는 인형, 현란한 색상으로 그려진 그림, 예쁜 모자와 가방, 귀걸이 목걸이 반지 등등등 사고 싶은 것들이 참 많은 곳이다. 그 중 내 마음에 든 건 긴 끈을 빙빙 둘러서 만든 머리띠. 사실 나에게 머리띠가 잘 안 어울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갖고 싶다.
뼈 속까지 에리는 강력한 강추위에 우린 두 블럭만에 산뗄모 시장 나들이를 포기하고 돌아 오는 길에 결국 아까 찍어 놓은 독특한 보라색 머리띠 획득. 헤헤 뭐, 어제 팬더가 간 클럽 입장료보다 저렴하다궁~
<햇살이 너무 쨍하네요. 사진도 이뻐요>
<유일한 길거리 음식인 초리판, 소세지 샌드위치다. 소세지와 빵 밖에 없다.가격은 8페소 부터>
<토끼 머리띠 획득~!!>
<근위병...5월 광장 주변>
<느낌이 좋아서 종억이 형님이 오늘 산텔모 시장에서 산 액자와 사진 1개당 25페소.>
돌아오는 길에 은행에 들렀지만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아 돈을 찾을 수는 없었다. 여기 있으면 돈 쓸 일이 없을 줄 알았건만, 돈이 술~술 나간다. !.!
밖에 조금만 더 있으면 곧장 감기에 걸릴 것만 같아 그대로 호스텔로 들어와 버렸다. 에쿠~ 들어와서는 따끈한 소파를 만들어 홀짝 마시니 조금 낫다.
오늘 저녁은 전 매니져님 표 맛있는 김치찌개다. 오랜만에 김치찌개를 먹게 되 너무 열심히 맛나게 잘 먹었다. 헤헤~ 역시 우리 나라 찌개 종류가 정말 맛있다. 1인당 10페소지만, 우린 열심히 요리를 도와줬다고 특별 2인 16페소란다. 지금 돈이 한 푼도 없는 우리에겐 특별 할인이 참 반갑다!
<오늘도 음식파티~!!>
식사 후, 클러버 지욱씨는 가장 물 좋기로 소문난 클럽에 갈 준비가 한 참이다. 가장 큰 준비는 일찍 취침 후 오전 2시에 일어나기. 어제 클럽에 다녀온 팬더는 다신 안가도 될 것 같다고 하고, 지욱씨와 그의 단짝 경재씨, 둘이 간다고 한다. 대단하신 분들!
아무튼 이 곳에서의 첫 번째 일요일이 이렇게 지나 간다.
PS. 승재오빠가 공 차러 갔다가 목격한 사건!! 한인 한 분이 공 차러 오는 길에 권총 강도를 만나 차도 뺏기고 지갑도 뺏기고 모든 걸 다 뺏기셨다고 한다. 그것도 일요일 대 낮에. 헉!! 왠지 안전할 것만 같았던 아르헨티나도 남미 중의 한 나라임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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