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5 Sun 2010
편안한 잠자리를 뒤로 하고,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선 다시 으릉이에 올라 탄다. 아침 먹은 지 30분도 안 되 배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ㅠㅜ 아마 부실(?) 혹은 간단한 아르헨티나식 아침식사 때문일거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메디아 루나(반달)이라고 부르는 작은 크로와상 두 어개와 커피가 아침 식사의 전부라고 한다. 대신 저녁은 9시 혹은 10시 부터 시작되는 성대한 식사가 이 곳의 특징이다. 우리 나라와는 정 반대의 식사 타입을 가졌다. 항상 우리 엄마는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가 든든하다. '는 말로 학교 가는 우리 아침까지 챙기기 바빴는데, 이 곳 엄마들은 왠지 저녁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가 든든해 진다고 말 할 것만 같다.
<아침 식사를 위해서 식당으로 갔는데.....기다리는 것은 멍멍이 한마리 ㅋ>
<찐~~~하 커피와>
<반짝반짝 윤이나고 달콤한 메디아 루나>
<웃긴 침대. 어제 더블 침대-마트리모니알 방을 달라고 했는데 진짜 더블 침대를 주신...센스쟁이 사장님 ㅋㅋㅋㅋㅋ 나름 편했음>
<가로로 누워도 된다능??? ㅋㅋㅋ >
여튼, 마을을 나가기 전 잔뜩 주유를 하고는 마을 밖으로 빠져 나간다. 하지만 결국 1시간도 안 되, 차를 세우고선 성미 급하게 때 이른 점심 식사를 한다. 역시, 우린 한국 사람이지 아르헨티나 사람이 아니었다. 우린 든든~한 아침이 좋다. 마지막 남은 핫도그를 해치우고는 그 것도 모자라 밥 위에 볶은 양파를 얹고 고추장 넣고 슥삭 비벼 먹으니 이제야 배가 차 오른다.
이제 배가 찼으니 다시 출발 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멀기만 한 여정. 이제 산을 한 번 내려가면 그 때부터는 거의 평지가 나오는 데, 그 산을 내려 가기 위해선 굉장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코스 였다. 햇빛이 들지 않는 산 비탈길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 있어, 눈을 자주 보지 못하는 도시 사람들은 눈 앞에서 기념 사진을 남기느라고 정신이 없었고, 우린 그 사람들을 장애물 경주 하듯이 마주 오는 차도 신경 쓰며 잘 피해가야만 했다.
무사히 산 길을 잘 내려오고 나니, 갑자기 피곤해 진다. 너무 집중을 해서 그런 걸까? 우린 잠시 지친 몸을 쉬어가기 위해 주유소에 들렀다. 고속도로에 있는 주유소는 단지 주유소라기 보다는 휴게소 기능이 더 강한 곳이다. 마떼를 좋아하는 나라 답게, 곳곳에 마떼 관련 상품들이 눈 길을 끈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마떼용 뜨거운 물만 파는 자판기. 그리고 그 자판기에 써 있는 문구 '이제 언제 어디서나 마떼를 즐기세요~!' 참 재밌는 나라 일세~
<주유소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 마을 입구 출구에는 꼭 한개씩. 기름이 반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걱정 없음. -주유소에서.>
<언제적 차일까?? 적어도 30~40년은 되 보인다.>
<주유소 내부 식당.>
<각종 여행, 차량 장비를 전시하고 있다. 마치 미국으로 돌아온 이..느낌.>
지금부터 부에노스 까지는 꽤 커다란 도로가 이어주기에 운전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을 것 같다. 도로도 널찍하니 편하고, 속도 제한도 남미에선 처음 보는 110! 거기다 바깥 쪽에는 졸음방지선도 그어 놓아 조금이라도 선 밖을 벗어나면 "두두두두~"하는 진동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미국 이후에 처음 보는 졸음방지선.
부자는 망해도 3대가 간다는 말처럼, 아르헨티나가 망해도 웬만한 남미 어느 나라보단 굉장한 선진국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미국 이후로 처음 보는 졸음 방지선(다른 남미 국가들은 중앙 분리대 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휴게소 개념으로 편의 시설들이 모여 있는 대형 주유소(다른 남미 국가에선 수 없이도 길 중간에서 노상방뇨를 감행해야 했다), 엄청난 물가(우리 나라의 2/3 혹은 거의 비슷한 물가 수준), 자신의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콧대 높은 아르헨티나인들, 철저한 미등 점등(으릉이는 캐나다 차라 자동으로 시동을 켤 때 미등이 켜지는데 다른 나라에선 우리 보고 미등을 끄라고 우리를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많았으나 이 곳은 거진 100% 미등을 켜고 다닌다.) 등등 아무튼 미쿡 이후의 가장 선진국 느낌을 받은 곳이 바로 이 곳 아르헨티나 이다. 남미에서 가장 잘 산다는 칠레는 아직 가 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이 곳 아르헨티나에 온 뒤로 내가 지금 껏 알고 있던 남미라는 대륙의 상식을 깨야 하는 일이 많아 지고 있다. 그래서 그랬던가, 아르헨티나는 유럽의 매너와 남미의 특유의 여유로움을 함께 지닌 나라라고!!
<저녁 노을.. 도로 위에서.>
<산타 까딸리나 마을로 들어가면서...비포장길이 20여 km 이어진다.>
내일은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Jesuit (예수회)가 만들어 놓고 간 아르헨티나의 estancia(큰 농장)이 있는 산타 까딸리나를 살펴 보고, Jesus Maria 라는 근처 마을 하나를 들렀다, 체 게바라가 청년기를 보냈다는 마을인 Alta Garacia 들렀다 갈 예정이다.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근처에서 하룻 밤을 보내고 그 다음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입성하는 것이 목표. 부에노스와 가까워 질 수록 빨리 도착해서 편하게 쉬고 싶다는 생각, 하지만 도시에 들어가기 겁이 난다는 생각이 동시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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