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09 Fri 2010
아침 일찍 떠나려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평소보다 무겁고 컨디션이 별로다. 떠나기로 마음 먹었는데, 또 하루 미루기도 뭣하고 해 이동을 강행하기로 했다. 팬더는 기름통을 구입하러 시장을 누벼 겨우 찾았다며 기름통 3개와 호스 하나를 사왔다. 몇 일동안 우유니 사막에서 캠핑을 하려면 비상 기름통이 3개쯤은 있어야 한다는 계산 때문이다.
떠나기 전 유명하다는 플라자 호텔 점심 뷔페를 가려고 준비를 마쳤는데 갑자기 배도 아프고 아침부터 컨디션도 안 좋았는데 무리하지 말자 싶어 뷔페를 가지 않고 바로 출발하기로 했다. 다람이와도 작별인사를 하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만나기로 했다. 다들 라 파스 부터는 루트가 제각각 이라 헤어지는 사람마다 모두 부에노스 아이레스 에서 만나기로 했다. :)
차를 빼려고 요금 정산을 하는데, 주차장 청년이 들어올 때랑 다른 소리를 한다. 분명 들어올 때는 24시간 당 20볼리비아노 라고 해놓고, 지금은 아침 요금 밤 요금이 따로 있는데, 우리가 들어왔을 때 낮에 들어왔기 때문에 10 볼리비아노가 추가로 붙는다는 것이다. 약 10분 동안 대화를 하는데도 진전이 없고, 결국엔 살짝 화가 나서 따지고는 120 볼리비아노 밖에 못 주겠다고 하자 못 이기는 척 하며 주차장 문을 열어 준다. 가끔은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짜증이 피식 나기도 한다. 신체 컨디션 때문인 것 같다.
엘 알토 지역을 지나 주유를 하고선, 고속도로를 타고 사하마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사하마 국립공원은 칠레 국경 쪽과 가까운 곳에 있는 국립공원인데 볼리비아 제 1의 국립공원이라고 한다. 한참을 가다가, 사하마와 오르로 갈림길에서 고민이 된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 사하마에 가도 분명히 힘들 건데, 굳이 가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능하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일찍 들어 가는 편이 좋기 때문에 다른 도시들을 생략하고 우유니로 바로 갈까 라는 생각도 들어 머리가 복잡하다. 으~ 어쩌지. 결국 도로 중간에 사하마를 가지 말고 오르로를 거쳐 우유니로 바로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바꾸고는, 오늘의 목적지를 오르로로 정했다. 가는 도중 루트 변경이 자유롭다는 게 자동차 여행의 또 다른 강점이다.
오르로까지 향하는 길은 노면도 좋고 주변 경치도 좋아서 기분 좋게 갈 수 있었다. 론니 플래닛에 따르면 오르로는 볼리비아에서 가장 볼리비아 스러운 곳이라 한다. 아마 광산의 도시, 광부들의 도시인 탓일 것이다. 특히 매년 2월에 열리는 오르로 까르나발이 오르로를 유명하게 만들었는데, 남미 3대 축제 중 하나로 광부들을 위한 축제라고 한다.
<오루로로 가는 길.. 저 멀리 뭔가가..보이는데??>
<윽..동화책에서 보던 회오리 바람이닷~~~!!>
<유난히 화창한 오늘>
<오루로 입구. 철제 조각으로 반긴다.>
<메인 도로 가운데 이렇게 조각들이 이어져 있다>
<참 멋들어진다.~!>
론니 플래닛에 소개 된 기차역 근처의 숙소(San Salvador)로 가기로 하고 도착하니, 침대가 움푹 꺼져 있어 몇 군데 둘러 본 후, 옆의 옆의 숙소로 정했다. 저렴하게도 1인당 20 볼리비아노 씩이다. 물론 화장실도 별로고 전기 콘세트도 없지만 저렴하고 침대가 멀쩡하니 이 곳에서 하루 자야겠다. 이처럼 여행자가 많이 오지 않는 도시는 숙소사정이 좋을 리가 없다.
숙소를 정하고 시장으로 나와서 저녁으로 전기구이 통닭 1 조각씩을 먹는다. 그러고는 아직 배가 안 찼는지 팬더는 길거리에서 파는 살치빠빠를 사달라고 한다. 살치빠빠란 소시지 볶음 약간, 감자 튀김 약간, 계란 약간, 구운 바나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한 접시 안에 골고루 담아 주는 것인데, 일반인 한 끼 식사 대용의 양을 주고선 6 볼리비아노(약 1,000원) 밖에 안 되는 참 착한 가격이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차에 물건도 챙길 겸 주차장으로 갔더니, 우리에게 열쇠를 맡기라고 한다. 혹시 우리 앞의 차가 먼저 나가게 될 경우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린 차 안에 이 것 저 것 물건이 많아 곤란하다고 했더니, 그럼 차를 조금 옮겨 달란다. 그 정도야 기꺼이. ^^
주차장 아저씨에게 우유니까지 가는 길에 대해 물어보니, 4륜 구동 차도 가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왔다고 겁을 잔뜩 준다. 어라~ 어쩌지. 우선 가 보고 못 가면 도중에 돌아오더라도 갈 수 있는데 까지라도 가 보는 것이 후회를 덜할테니, 우선 가 보지 뭐.
내일은 보고 싶었던 띠오(Tio : 광부들이 광산에서 모시는 지하세계의 신)를 보러 박물관에 들렀다가 우유니로 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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