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17 Thu 2010
아침 일찍 일어나기로 한 계획은… TV를 켜자 마자 한국-아르헨티나가 1-3인 상황. 헉… 비기기만 하라고 그렇게 간절히 바랬는데… 1-3은 너무 하잖아. 아무래도 우리가 응원을 안해서 그런가… 갑자기 죄책감이 느껴진다. 뒤늦게 "대한민국~~~~" 하고 응원을 하는데, 한 골을 더 먹어서 1-4로 되 버린다. 에라이~ 이 허탈감은…
짐이나 싸자!! 우린 4인용 으릉이로 개편하고, 짐을 싣고 8일간 정들었던 나스카를 떠난다. 앗, 생각해 보니, 점심을 먹지 않고 출발하면 배가 고플 것 같아 어제 갔던 남쿡 이라는 중국집에 가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진짜 출발이다.
다시금 달리는 페루의 해안 도로. 참 아름답다. 사막의 황량함과 바다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져 절경을 만들어 낸다. 해안도로의 으뜸으로 뽑히는 미국의 101 도로도 못 따라 올 만한 대단한 절경이다.
우리는 중간 중간 차에서 내려 사막에 발자국도 내 보고, 저 멀리 모래 언덕으로 올라 가 본다. 햇빛을 머금고 있는 모래의 따스함이 발로 전해져 온다. 이렇게 내가 원하는 곳에 차를 세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자동차 여행의 최대 장점이다.
약간은 흥분된 이 기분을 살려 으릉이 위에 올라가기로 했다. 으릉이 위에 올라 타고 사막과 바다를 동시에 품은 도로를 달리니, 내 마음은 어느 새 하늘을 두둥실 날고 있다.
그렇게 쉬엄 쉬엄 느리게 해안도로를 만끽하며 달리다 보니, 계획 했던 아레끼파에는 도저히 하루 만에 못 간다. 결국, 이를 모를 도시에서 하루 머물게 되었다. 숙소를 찾는 과정에서 도로에서 잘 보이는 곳은 너무 비싸서 발품을 팔아 적당한 가격의 숙소를 찾았는데, 신기하게도 그 집 딸래미가 빅뱅의 열렬한 팬이라 우리를 너무나 반갑게 환영, 대환영을 해 주었다.
빅뱅 뿐 아니라 투애니원, SS501 등의 가수들도 알고 있었고, 빅뱅 사진 뒤에는 우리 싸인을 받고 싶어 했다. 우리가 빅뱅도 아닌데;;; 그래도 본인이 원하니 뭐, 우리의 싸인도 남겨주고, 종철오빠는 빅뱅 음악파일도 옮겨 주고, 난 작은 한국 기념품까지 선물 했더니, 너무 기뻐 방방 뛰며 우리를 끌어 안고 난리가 났다. 우리로 인해 한 사람이 저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어깨가 으쓱 해 진다. 페루까지 소문이 난 빅뱅! 대단하구나 싶다. ^^
저녁은 어떻게 하지? 물어 보니, 이 동네 저녁 식사 가격이 생각 보다 쎄다. 결국, 몰래 몰래 차에 있는 버너를 들고 와 방에서 간단하게 요리를 해 먹기로 했다. 배추와 양파를 넣은 라면. ^^ 그리고 전기 밥통에 밥도 해서 국물에 밥도 말아 먹는다. 아~ 맛있다!!
낯선 곳에 도착해, 생각지도 못한 열렬한 환영을 받고 맛있는 라면+밥까지 먹으니, 낯선 곳이지만 익숙한 모습으로 다가 온다. 낯섬과 익숙함의 교묘한 조합, 여행의 또 다른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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