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y 08 Sat 2010 ]
텐트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우린 각자 인터넷에 심취했다. 난, 요즘 재미있는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다운로드 받아 보려 했으나, 너무 느린 인터넷 속도로 대 실패 하고 말았다.
오늘 아침은 어제 남은 밥으로 카레 볶음밥. 어제 오늘 카레를 아주 잘 먹는다. 이건 과테말라에서 구입한 카레 3kg의 힘이다.
남자들은 시장으로 장을 보러 갔다. 메인 요리사가 승재오빠이기 때문에, 요리사님이 직접 장을 보러 행차 하신 것. 오늘 저녁으로 먹을 싱싱한 갓 잡은 생선 4마리, 숯, 레몬, 럼, 콜라 등을 43솔레스에 장을 봐 왔다. (현재 환율 1솔당 약 425원) 미리 생선 손질과 소금과 레몬으로 간을 해 놓는다.
생선에 간이 잘 배어 들 동안, 우린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첨벙 첨벙. 더운 날씨에 수영장에 뛰어 드니 살 것 같다. 수영장이 조금만 더 컸다면 참 좋았겠지만, 이것도 감사하다. 한 시간쯤,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다 이번엔 진짜 바다로 향했다. 걸어서 3~5분 정도면 나오는 바다이지만, 그 몇 분 걸어가는 게 귀찮아서 수영장에서 계속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바다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보다, 서핑을 즐기는 이들이 훨씬 많았다. 승재오빠는 그걸 보더니, 서핑을 배워 보고 싶어했고, 모래가 거칠어 해수욕하기에 별로인 바다인 탓에 정선언니와 나는 다시 수영장으로 돌아와 수영장에서 첨벙 첨벙 했다. 역시, 수영장에서 노는 게 훨씬 재밌다. ^^
점심으로는 어제부터 언니가 먹고 싶어 했던 라면을 팬더가 맛들어지게 끓여 왔다. 답답한 호스텔 불 대신, 우리 버너를 사용하니 한층 편리하고 마음이 편하다. 그나저나 물놀이 후의 라면, 정말 맛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언니는 시내에 나가서 커피 한 잔 하고 싶어 하고, 난 언니 뒤를 졸졸 따라 나섰다. 걸어서 10분쯤 하는 시내에는, 뭐 별 거 없었다. 결국,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만 물고 돌아와야 했다.
- 팬더는 저녁 식사 전에 다시 바다로 가서 사진 몇 장을 찍어 옵니다..
본격적인 저녁을 준비 한다. 오빠는 숯불에 불을 붙이고, 절여 놓은 생선을 불에 올린다. 치익~ 하는 맛있는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생선. 작은 생선들이 먼저 익기 시작했고, 익은 것부터 차례로 먹기로 했다. 젓가락으로 잘 익은 생선의 살점을 살짝 들어 간장 소스에 찍어 먹어 본다. 오랜만에 먹는 생선이 참으로 반갑다. 거기다 살짝 나는 숯 냄새가 더욱 식욕을 돋군다. 작은 생선들로 입맛을 돋구고, 오늘의 메인 큰 생선으로 본격적인 저녁 식사를 시작 한다. 이를 모를 생선인, 이 등 푸른 생선은 꼭 고등어 같이 생겼는데, 우리 호스텔 아주머니는 참치라고 한다. 맛을 보니, 와우!! 정말 감탄 밖에 안 나오는 맛. 오늘 아침에 바로 잡은 신선한, 두툼한 참치 같기도 고등어 같기도 한 살코기 맛이 숯의 향과 어우러져 부드럽고도 깊은 맛을 자아 내고 있었다. 모두들 맛을 보자 마자, 감격을 하며, 젓가락 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먹어 본 생선 중에 가장 맛있는 생선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만한 맛이다. 아… 앞으로도 이 맛이 오래 오래 생각날 것 같다.
남은 숯불에 우린 토마토와 바나나, 계란 등을 올려서 익혔다. 잘 익은 토마토는 껍질을 까고 한 입에 쏙 넣으니 새콤 달콤한 자연 그대로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바나나 역시, 구우니 단 맛이 더 응집되어서 인지 달콤한 맛이 한층 더 깊어 졌다. 후식으로 전혀 손색 없는 숯불 구이 토마토와 바나나. 아, 오늘 정말 제대로 먹는다. 거기다 약한 불에 서서히 익은 계란은, 우리 나라의 찜질방 계란 마냥 쫄깃하고 향이 느껴진다.
우린 숯불을 옆에 두고는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고, 서로의 생각도 주고 받는다. 이런 시간들을 자주는 못 갖겠지만, 참 편안하고 행복하다.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 아 좋다! ^^*
<보물 고등어. 이름이 뭘까요??>
<요 것 또한 별미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PS. 자투리 생각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살아 온 정선언니와 나는 생활, 사고방식 면에서 참 비슷한 점이 많다. 하지만 시골에서 어렸을 적부터 자란 승재오빠와도 나는 사상이나 생각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았다. 뒤집어 말하자면, 내가 살아온 방식은 오빠와는 너무나 달랐고, 삶을 바라보는 자세는 언니와는 너무나 달랐다. 그런데 나와 남을 '다르다'라고 규정해 버리고 배척하면 끝도 없는 논쟁이 되 버린다. '너와 나는 달라' 라는 의미가 배척이 되지 않고 '다름' 그 자체로 받아 들이는 게 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져야 할 덕목이라 생각한다.
-> 라고 오늘 생각했다.^^
- 다름이 아름다운 세상을 꿈 꾸는 깡총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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