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0 Mon 2010
아침에 일어나 약속했던 7시에 집합 해 출발 준비를 한다. 부지런한 승재오빠는 아침 일찍 일어나 어느 새 우리 아침까지 만들어 도시락까지 싸 놓았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오늘의 1차 목표지 뜨루히요로 간 뒤, 뜨루히요에서 보험(SOAT)을 가입 하고 근처 바닷가인 완차코 해변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팬더 허리는 어제 보단 낫다고 한다. 얼른 나아라~
<과적 중에 과적...경찰은 잡지도 않는다.>
<승재 형의 신라면 표 도시락...안에는 맛있는 밥이 들어 있어요>
9시. 뜨루히요에 도착 해, 보험회사가 많다는 거리로 향했다. 사실, 회사는 하나 였지만, 에이젼시 마다 가격이 달라 여러 에이젼시를 다니며 가격 비교를 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간 곳이 1년 기준115솔레스로(약 US40) 가격이 가장 저렴했다. 페루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 달 단위로 끊어서 팔 지 않고 1년 단위로만 계약을 해서, 우리같이 단기로만 계약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불리 했다. 그래도 페루에 온 이상 페루 법을 따라야 하니, 1년치를 구입 했다. 이젠 경찰들이 다가 올 때마다 가슴 졸일 일도 없고, 속 시원하다.
<보험 회사에서...>
우린 뜨루히요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완차코 해변으로 곧 바로 향했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또또라 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또또라 배는 이 곳 찬찬 유적지에서 나는 갈대로 만드는 전통 배 이름인데, 생긴 모양도 신기하고, 그 배를 아직도 고기 잡이에 사용 한다니 너무 신기하기만 하다. 또또라 배에 올라타면 바지가 홀랑 젖는 다지만, 꼭 한 번 타 보고 싶은 또또라 배다.
완차코 해변은 만 모양이 특이하게 생겨서, 파도도 굉장히 특이하게 치는 곳이었다. 다른 곳과는 달리 파도가 길고 순했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 저기 서핑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 하다. 이 곳이 오히려 만꼬라보다 한 수 위인 서핑의 메카 인 듯 했다.
바쁜 일정 상, 이 곳도 그냥 패스 해 오늘은 바란까까지 가야 하는데, 왠지 그냥 떠나기가 서운하다. 어제, 굳이 와라스를 보지 않아도 상관 없다고 언니가 말 했기 때문에 살포시 물어 보니, 빡빡하게 와라스 일정 맞추기 보다는 여유롭게 다른 도시들을 보자는 데 의견을 맞추고 이 곳에서 몇 일 머물기로 했다.
네 명의 각각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란 너무나 어려웠다. 한정된 시간을 가지고 이 곳에 온 정선언니는 짦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는 것 + 우리와 함께 시간 보내기 두 가지를 원할 테고(물론 내 생각이다.), 아직까지 시간에 여유로운 승재오빠는 하루 쯤 투자 해 서핑도 배우고 맛있는 음식도 해 먹고 싶어할 테고(물론 이 것도 내 생각이다.), 난 우선 팬더 허리가 다 나았음 좋겠고 으릉이에 탄 두 명의 손님이 모두 만족하기를 원했다. 이번엔 언니가 이렇게 한 발 양보해 주니, 고마웠다. 만약, 와라스를 꼭 보고자 했으면 무리해서라도 오늘 떠났을 거다. 그랬다면 무리하게 운전하느라 팬더 허리도 아플 테고, 그 후 여유 없이 바로 산을 타야 해 누군가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었을 텐데… 언니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 만약, 버스 타고 개인적으로 이동했다면 언니가 원하는 일정들 모두를 소화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루에 이동을 얼마 하지 못하는 자동차에 올라 타서 이렇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 우리는 찬찬히 해변을 둘러 본다. 또또라 배가 생각 보다 많았고, 아저씨 한 분은 관광객 태우기 전문인 듯, 1인당 5솔레스라고 한다. 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우리 모두 타고 싶었지만, 바지가 다 젖을 걸 알기에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타기로 했다. ^^
갑자기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모든 배들이 바다를 향해 나아 간다. 그 모습 또한 기가 막히게 예쁘다. 그러다 잠시 후, 배에 가득 생선과 꽃게를 싣고 돌아 와 즉석에서 팔기도 하고, 기다리던 도매상이 가져 가기도 한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그물에 가서 생선을 걷어 오는 모양이다. 사실 생선은 얼마 없고 꽃게가 대 부분이었는데, 물어 보니 꽃게로 세비체를 만든다고 한다. 우린 꽃게를 넣고 된장찌개를 만들 생각으로 꽃게 1kg(6 Soles) 즉석에서 구입했다.
이젠 숙소를 찾을 차례. 처음, 서핑스쿨에서 제공하는 숙소에 가 보았는데, 도저히 돈 주고는 자고 싶지 않은 숙소들만 있어 크게 실망하고, 옆 집으로 갔는데 깔끔하고 바닷가 전망이 멋지게 보이는 숙소가 단 번에 마음에 들었다. 가격은 방 2개에 80 솔레스. 우리가 열심히 바겐을 시도하자, 주방은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방 2개에 70 솔레스. 한 사람당 US 6 정도로, 저렴하고 시설 좋은 더블 룸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저녁 놀을 향해서 바다로 나가는 서퍼들..>
<노을을 만난 깡총 토끼 오랜지 토끼가 되었습니다.>
차로 10분 쯤 가면 큰 쇼핑몰이 있고, 그 안에 슈퍼마켓도 있고 은행도 있어서 장도 보고 환전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우린 저녁거리도 살 겸 그 쇼핑몰로 향했다.
GPS가 있어 쉽게 찾아간 쇼핑몰에는 페루에 있는 모든 은행들이 다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약 6개 정도의 은행과 두 곳의 사설 환전소, 대형 슈퍼마켓, 백화점, 공구 판매 마켓, 레스토랑 밀집 지역 및 소규모 상점에 심지어는 자동차 판매 대리점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그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이런 쇼핑몰을 보니 어찌나 새롭던지,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맞긴 한가보다.
정선언니는 HSBC은행에서 그 동안 벼루던 환전을 하고, 우린 우선 가지고 있는 US 달러를 쓰다가 내일 즈음 돈을 ATM 에서 찾기로 했다. 마침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달러도 다 받으니, 이 기회에 카드깡 대신 달러깡좀 해야 겠다. ㅋㅋ 은행 환전은 지폐 구겨짐이나 오염에 대해 까다롭기도 하고, 환율도 낮아서 사설 환전소를 이용하려 했는데, 사설 환전소에서 페루 솔레스가 떨어졌다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으로 달러깡을 하기로 한 것이다.
마트 안에는 없는 게 없었다. 심지어는 무와 배추까지 팔았으니, 우리가 사고자 하는 모든 게 있다는 표현이 맞을 거다. 우린 오늘 저녁거리(게 된장찌개)와 반주로 곁들일 페루 맥주 꾸스께냐, 그리고 내일 아침거리 등을 넉넉하게 구입하니 86솔레스나 나온다. 부지런히 다 먹어야지!!
우리 버너를 이용 해, 밥을 하고 찌개를 끓이고, 그 전에 간단하게 요기할 팝콘도 만든다. 심심하게 간을 하는 언니는 팝콘에 소금조차 뿌려 먹지 않는다. 온두라스에 계시는 간 심심하게 하기의 달인 교회 목사님 사모님이 갑자기 생각난다. 잘 계시겠지? :) 시간 날 때 안부전화라도 드리면 좋으련만…
밥이 다 되니, 벌써 9시. 직접 장 보고, 손질하고 만들다 보니 이렇게나 시간이 늦어졌다. 늦은 저녁이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맛있게 싹 비우고는 팬더와 나는 주차를 하러 나섰다. 숙소 주인 아주머니는 2솔레스면 될 거라 했지만, 하룻 밤에 5솔레스나 한다. 비싸다. ㅠㅜ 그래도 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주차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내일부터 승재오빠와 팬더는 서핑을 배운다고 한다. 정선언니는 고민 중. 난 절대 안 한다. 그럼 내일부터 난 다시 휴가다 ㅋㅋㅋ
<흙이 잔뜩 뭍은 게를 씻습니다.>
PS. 너무나 독특한 해변을 가진 완차코 해변과 그 해변을 더 돋 보이게 만다는 또또라 배. 이 곳이야말로 페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라는 데 100표를 던진다. 특히나, 우리 방 창문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엄지 손가락 두 개를 번쩍 들 만큼 너무나 장엄하고, 넋을 잃을 만큼의 모습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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