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South America)/Colombia

Feb 27 Sat 2010 [Socorro] 선정언니와의 인연.

팬더는팬팬 2010. 4. 20. 01:56

 

 

아침 7. 평소 우리 답지 않게 일찍 일어나 짐을 챙긴다. 에어 매트리스도 걷고 아이스박스에 기타 등등 많은 짐들을 챙기고 준비를 마친다. 쑬마는 어제 만난 한국인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준다. ? 우리 말고 다른 한국 여행자가 있었나?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여행자가 아니라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라 한다. 콜롬비아 남자와 결혼 산힐근처 마을인 소꼬로에 사는데, 우리 얘기를 했더니 전화번호를 알려 주면서 전화 하라고 했다 한다. 신기한 일쎄. 산힐에서 가까운 마을이라 들러서 전화 봐야겠다.

 

준비를 마치고, 같이 기념사진도 남기고 언제든 다시 놀러 오라는 최고의 듣기 좋은 말과 함께 다음 마을인 소꼬로로 출발이다

 

 

 

<마지막 기념 촬영>

 

- 안드레아 삼촌 네 식당에 인사하러 갔지만 마침 다른 도시로 여행 갔다고 하네요.

 

 

 

<스페인 식당>

 

 

 

 

 

 

 

오늘 날씨는 에어컨을 킬까 말까 고민하게 만드는 날씨다. 마디로 덥다. 그런데 항상 에어컨을 키고 나면 목이 칼칼하게 아파와서 웬만해선 킨다. 소꼬로 마을은 정말 금방이었다. 우리는 마을 안으로 들어 가서 마침 보이는 야마다(전화 걸 수 있는 곳) 에서 '이선정'씨에게 전화를 했다. 처음엔 놀라 하는 목소리였는데 마침 소꼬로에 있다니 같이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잠시 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기대된다. 남미에서 처음 만나는 한국사람이다. 게다가 콜롬비아에서 살고 있는 한국 사람이니 기대된다.

 

 

 

<소꼬로에 들어 섭니다>

 

 

 

<스페인 양식:  마을 중앙의 공원과 바로 옆의 성당. 작은 마을이지만 성당이 멋스럽네요>

 

 

 

공원에 앉아 10분쯤 기다리자 익숙한 한국어로 누군가 인사를 한다. 남편인 크리스티앙과 함께 나왔다. 우리 넷은 근처 식당으로 향한다. 오늘의 메뉴는 닭고기.

 

   밖으로는 전혀 표가 몰랐는데 선정언니 속엔 아가가 들어 있었다. 백호년에 태어나서 이름을 백호라고 지었다는 언니는 촌스럽지 않을까 걱정인데 남편인 크리스티앙은 백호라는 이름을 너무 좋아한다. 백호하면 떠오르는 슬램덩크의 '강백호'.

 

   한국여자와 콜롬비아남자라는 조합은 흔한 아니어서 자연히 둘이 어떻게 만났는지가 궁금해졌다. 프랑스에 능통한 그들은 아주 옛날 프랑스 유학시절에 처음 만났다고 한다. 그걸 인연으로 결혼까지 해서 지금은 콜롬비아에 둥지를 트고 살고 있다. 집에 있기 심심한 언니는 근처 SENA라고 하는 교육기관에서 영어선생님으로 일하고 있고, 마침 메이크업 강사로 일하는 쑬리를 만나게 되어 우리 얘기를 하는 바람에 우리가 이렇게 인연이 되어 만난 것이다. 인연은 신기하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선정언니와 크리스티앙의 안내로 소꼬로 마을을 같이 둘러 보기로 했다. 높은 곳으로 올라 전망도 보고, 역시 식민지풍 마을이라 집들이 예뻤다. 언덕에서 내려 오는 길에 크리스티앙은 콜롬비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다. 나는 콜롬비아가 여행하기에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콜롬비아 사람들도 좋고, 음식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자 어떤 음식을 좋아하냐고 묻는다. 그래서 내가 아는 아레파, 빠따꼰 등의 음식들과 맛있는 생과일 주스가 많아서 좋다고 했다. 크리스티앙은 당연하게 살삐꼰? 하며 묻는데, 쌀삐꼰이 뭔지 모르겠다. 쌀삐꼰이 뭐냐고 되물었고, 크리스티앙은 열심히 설명하려고 애를 쓴다. 그러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속담도 콜롬비아에 있는지, 지금 먹으러 갈껀지를 묻는다. ~ 당연히 yes! 아니 Si !

 

 

 

 

 

 

 

 

 

 

 

 

 

<특히 오르막이 많은 소꼬로. 더운 날 함께 걸어 다녀줘서 고마운 사람들>

 

 

우리는 크리스티앙의 지휘아래 근처 재래 시장으로 향한다. 우리나라에선 점점 없어져 가는 재래시장이지만, 곳에선 아직도 사랑 받는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이 망하는 이유 하나는 대형마트라지만, 대형마트의 성장은 1가구 1자동차 시대를 맞이하면서부터니, 자동차가 재래시장을 망치는 길인가 싶다. 

 

   미로 같은 길을 통과 들어간 곳은 과일가게와 쥬스가게가 모여 있는 골목이었다. 우리는 쌀피꼰 3, 그리고 크리스티앙은 다른 과일 주스를 주문한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쌀피꼰. 궁금하다. 어떤 맛일까?  우선 양부터 넉넉해 보인다. 쥬스잔을 가득 채운 쌀삐꼰은 밑에 잘게 썰은 과일들이 있고 위에는 구아나바나 생과일쥬스가, 위에는 치즈가 듬뿍~ 놓여있다. 생긴 것만 봐도 영양가 만점인 쌀삐꼰은 가격도 착하게 1,500페소( 900)이다.

 

   위에 있는 치즈부터 건져먹고, 다음에 나오는 걸쭉한 구아나바나 주스를 반쯤 비웠을 다시 주스를 리필 주시는 인심 좋은 과일 가게 아주머니다. 구아나바나 주스는 고소하면서 달콤하며 오묘한 맛이다. 예전 쿠바에서 먹어보고 꽃혔던 맛인데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 그리고 밑에 깔려 있는 여러 종류의 열대 과일들과 구아나바나 주스를 섞어 먹으니 다른 맛이 탄생 된다. 그렇게 리필까지 쌀삐꼰 잔을 비우니 배가 불러 온다. 정말 한끼 식사로도 손색없을 만한 양에, 영양가다. 이런 진작 몰랐을까… 그래도 오늘이라도 알게 됐으니 그것이라도 다행이다. 크큿 앞으로는 자주 찾아 먹어야지!!! 가격도 좋고, 배도 부르고, 영양가도 많아 보이는 최고의 간식 "쌀삐꼰(salpicon)"  브라보!!!!!!!!!!

 

 

 

<살삐꼰! 이 곳이 최고 인 듯. 이 후, 다른 곳에서 먹어본 살삐꼰과는 비교 되지 않는다.>

 

 

 

 

 

우리는 시장을 나와 선정언니네 집으로 향했다. 더운 날씨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집에 잠시 앉아 있으니 더위가 식는 했다. 커피를 너무 좋아하는 크리스티앙의 애장품인지 집에는 커피 관련 수집품으로 장식장 하나가 가득 매워져 있다. 한국에서 판매 중인 모든 커피관련 식품들도 전시되어 있어, 하나 꺼내 먹고 싶은 참았다. (커피 음료부터 커피 껌까지 웬만한 제품들이 거의 있었다.) 잠시 앉아 있는데, 맥주 하고 싶은지 크리스티앙이 같이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우리는 근처 빵집(?) 가서 남자들은 맥주 잔씩, 여자들은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마을광장으로 향했다. 조금 있으면 축제가 시작되어 차를 빼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한다. 크리스티앙의 지휘에 따라 차를 옮기고, 축제를 잠시 구경 하는 재미가 없다. 우리는 집에 가서 맛있는 밥이나 먹기로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얼름 복숭이. 색소가 찝찝할 것 같지만, 굉장히 맛있는 얼음 과자>

 

 

 

<크리스티앙과 선정누나.>

 

 

오늘의 저녁은 맛있는 고기 반찬에 상추쌈. 그리고 된장찌개에 파절임까지!! 크크큭~  일동안 정육점을 찾아서 먹은 고기 오늘 드디어 먹는구나. 도와준다고 하는데도, 선정언니가 그냥 앉아 있으라 어쩌다 보니 가만히 앉아서 받아 먹기만 했다. 아기 가진 언니 시켜 놓고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마음이 편치 않은데, 주방이 아니라 활개치고 다니기도 뭣하다. 언니는 된장찌개를 끓이고, 크리스티앙은 열심히 고기를 굽는다. 편히 쉬어야 하는 주말에 손님이 찾아와서 귀찮게 아닐까? 그래도 같은 한국인이라고 밥도 챙겨주고 따듯하게 대해주는 언니와 너무 듬직하게 오늘 하루 가이드 역할을 크리스티앙이 너무 고맙다. 나중에 한국 와서 같이 놀면 즐거울테다.

 

   드디어 먹는 저녁. 된짱찌개와 밥이 꿀맛이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고기반찬 까지. ~ 신난다. 우리는 평소대로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후르륵 그릇 뚝딱 비운다. 이히히~

 

 

 

<읏...고기다 고기~!!!>

 

 

 

 

 

 

 

 

 사실은 오늘 점심만 먹고 바로 빌야데레이바로 향해야 하지만 어찌 하다 보니 오늘 하루 여기서 신세를 지게 됐다. 마침 비어 있는 손님방이 있어서 곳에서 하루 묶기로 했다. 그리고는 내일 아침엔 정말 가야지~ 이렇게 점점 의도하지 않게 중간 중간 하루씩 일정이 늘어 난다.

 

   사실 3개월 만에 남미를 대충 둘러 보자 라는 허황된 꿈을 꾸었다가, 남미가 너무 넓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고 나라당 1 정도면 되겠지라 생각하고 일정을 늘렸다. 그런데 아직 콜롬비아 반도 둘러 봤는데 달이 훌쩍~ 지나갔다. 멕시코부터 콜롬비아까지 내려 오는데 걸린 시간이 7개월인데 이러다간 우리 역시 '1만시간의 남미' 책을 쓰는 아닌가 싶다. 장거리 버스나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온전히 길을 따라 스쳐 지나가는 로드트립이라 그렇다. 그래도, '내가 언제 남미에 오겠어' 라는 생각이 때면 꼼꼼하게 보는 편이 잘하는 거라 생각이 들어 안심이 된다.

  

   먹고 나서 소화도 시킬 , 차도 차고에 넣을 해서 크리스티앙 친구네 카센터로 같이 간다. 호탕해 보이는 친구는 우리가 에스빠뇰을 조금 하는 것으로 판단되자 속사포 같은 랩으로 에스빠뇰을 한다. 우리는 유치원생처럼 해줘야 알아듣는데 아웃사이더 랩같은 에스빠뇰을 듣자 머리가 ~ 한다. 우리는 동시에 선정언니~ 바라보자 능숙하게 통역을 주는 멋진 모습. ~~ 나도 언니만큼만 에스빠뇰을 하면 좋으련만. 암튼 부럽다.

 

   우리는 마을 광장 계단에 앉아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지나 가며 인사를 한다. 마을의 터줏 대감인 크리스티앙이 있어서 그런 같다. 크리스티앙의 부모님도 말의 선생님들 이었고 , 크리스티앙과 선정언니도 마을에서 선생님으로 일하니 거의 웬만한 사람들이 아는 사람 일게다.

 

 소꼬로. 쑬마에게 선정언니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 오지 않았을 도시. 그런데 우연찮게 와보니 정이 가는 동네다. 마을도 적당히 크면서 작고, 밤에 나와도 서로 아는 사람들이라 안전 보이고, 식민지풍 마을이라 예쁘기까지 하다. 거기다 오늘 귀중한 정보인 쌀삐꼰에 대해서도 알게 됐으니, 오늘 소꼬로에 정말 같다.  나중에라도 '소꼬로'라는 도시 이름을 들으면 1 만에 오를 고마운 사람들인 선정언니와 크리스티앙, 그리고 언니 뱃속의 백호까지. 이히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