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South America)/Colombia

Feb 16 Tue 2010 [Taganga] 뺑소니 사건에 뿔나서 달려들다.

팬더는팬팬 2010. 4. 18. 07:47
 

 

곳에서의 마지막 아침상을 즐겁게 마쳤을 무렵, 주인 커플이 1층으로 내려 온다. 다시 시작된 3자대화. 콜롬비아-핀란드-한국에 대한 주제로 다시 왁자지껄 이야기를 한다. 옆으로 거대한 러시아와 노르웨이를 핀란드의 이야기로 시작해, 아직도 게릴라와 마약으로 너무나 유명한 콜롬비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한국전쟁 반짝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가 놀란 한국의 이야기 까지 하다 하다 보니, 어느 이야기를 시작한지 시간이 지나도 서로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 11시가 넘었다. 아무도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가야 시간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한나 아줌마는 까르따헤나로, 우린 다시 산타마르타로, 주인들은 내일 다시 출근 준비를 위해서 말이다.

 

 

   우리도 2층으로 올라 짐정리를 하고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짐을 들고 1층으로 내려 온다. 모두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엘리베이터로 내려가는데 마음이 허전하다. 3일간의 짜릿했던 경험인 카니발은 끝났다는 , 젠틀하고 호의적이었던 사람들을 떠나야 한다는 모두가 우리의 발걸음을 느리게 만드는 이유들이었다. 그래도 헤어질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했던가?

 

 

   우리는 근처 집에서 가면서 먹을 점심을 구매하고, 산타마르타를 향해 다시 출발이다.  중간 마을에 도착했을 , 마을자체 퍼레이드로 도로를 꽁꽁 싸매두고 자기네들 파티에 한참 흥이 올라 있다.

    , 이런 적이 남미에서 번이냐… 그냥 기다려야지..  시동도 끄고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자.

  

 

   한참 만에 반대쪽 차선이 겨우 열리고, 우린 우리 차선도 열리길 기다리는데, 성질 급한 콜롬비아 아저씨들이 그걸 참고 있을까? 어림도 없다. 빵빵 대면서 반대쪽 차선으로 역주행을 댄다. .. 지금 상황에서 역주행을 하는 용기는 어디서 날까 싶지만, 이게 바로 콜롬비아 스타일이다. 저러다 사고 나는 .. 라며 혀를 끌끌 차며 걱정을 해도, 걱정 따윈 들리지도 않겠지.

 

 

     드디어 우리 차선도 열리고, 출발을 하려는데 역주행하던 차들이 이제서야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겠다고  빵빵~~~ 대며 길을 열어달라고 난리다. 하나씩 하나씩, 차도 끼어주고 다음차도 가고 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끼어든 차들은 끊을 모르고 무식하게 계속 들이밀기만 한다.

 

 

   양보와 질서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데, 이상은 우리도 끼워 주기 싫다. 우리는 그만 오라고 거부의사를 표하고 직진하려는데, 차에서 창문밖으로 손이 ~ 나오더니 자기네가 기필코 먼저 가야겠다고 계속 우리보고 정지하란다. 어라?  조금 빨리 가려는 욕심에 역주행해서 앞으로 갔으면서 이제와 다시 끼어들기 하는 순간에도 저렇게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 보기 싫고 얄밉다. 저런 사람은 양보해 주기 싫다. 우린 '당신들이 정지하시오'라는 의미로 손바닥을 펴서 내밀자, 그걸 보고도 자기네가 먼저 가야겠다고 엑셀을 밟고 우선 자동차 머리를 집어 넣는다. 이것 .. 저런 사람들이 있어. 황당한 마음이 가시기도 전에  "퍼억~" 하는 소리가 사이드 거울에서 나더니 인간들이 우리 으릉이 사이드 거울을 박아 버렸다. 왼쪽 사이드 거울은 완전히 앞으로 젖혀지고 거울은 덜렁 덜렁 흔들리며 금방이라도 떨어질 태세다.

 

 

 

 

 

 

 

   사고를 보고도 사과는 커녕, 차를 멈추지도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우리가 빠진 틈에 끼어들기 성공해서 앞으로 차를 쭈욱 버린다. 순간 회전이 멈춰 버린 , 아무런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사람들이랑 어떻게 해야 지도 모르겠다.

 

 

   우린 클락션을 울리며 따라가서 차를 갓길에 세우라고 소리 질러대는데 들은 체도 안한다. 이런 뻔뻔한 인간들이 있어!! 점점 분노 게이지가 오르고, 우린 증거 사진 그들의 번호와 얼굴들도 찍으면서 계속 추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우린 계속 차를 세우라고 소리 지르고 그들은 맘에 들면 너네도 자기네들 사이드 거울 부숴보라며 약을 살살 올린다. X자식들.. 평소 욕도 자제 하는 우리지만, 우리도 받았다. 때까지 보자.

 

 

"~~~~~~~~~~ 너네 세워~!!!!!!!!!"

 

"? 우리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가 먼저 간다고 했잖아"

 

"직진 차량이 우선이지, 암튼 너네 무조건 세워!!!!!!!!!!!!"

 

"싫어~~"

 

 

 

" 우리  사이드 거울은 부서진거 보여??"

 

"그럼 너네도 우리 부숴 보든가~"

 

 

   이런 유치한 대화들만 주고 받으면서 엎치락 덮치락 10분간의 추격전을 벌이다 갑작스레 오른쪽 동네 입구로 급커브를 틀어 도망가버린다. 에라이.  갑자기 우회전을  하기엔 너무 많이 왔는데.. 그래도  다시 후진을 해서 죽자 사자 차를 쫓아 간다. 주인은 동네 사람들과 쑥덕 쑥덕 이야기를 하더니, 여기가 자기네 동네라면서 우리보고 각오하라고 협박을 댄다. 웃기셔. 여기가 자기네 동네면 다냐? 못을 했으면 사과를 하고 적절한 대응을 해야지 약이나 살살 올리고 도망 가기나 하고.

 

 

 

 

 

 

 

 

<이대로 냅다 날라버린다~~씽~! 으릉이도 씽~~~>

 

 

 

 

<역주행 역주행 역주행...ㅋㅋ >

 

 

 

 

<계속 사진을 찍으니 아주 이번에는 포즈까지 취해주시는 도망자!>

 

 

방심한 틈에 뻉소니범들은 차에 다시 올라 다른 길로 도망가기 시작한다. 바보들. 도망가면 우리가 잡을 같아? 지들이 스포츠카도 아니고 트럭으로 어디 도망 테면 보라지. 우리는 뺑소니범들이 도망 가는 길목마다 따라다니며 길목을 막았더니, 적반하장격으로 아줌마가 이제 우리에게 화를 낸다. 알고 보니 트럭 안에는 4명이 있었는데 (아저씨 2, 아줌마 1, 아이 1), 아이가 우리 땜에 울어 댄다고 우리에게 화를 내는 . 우리가 울렸다고 우리에게 야단이다. 그럼 사고를 냈으면 얌전하게 자리에 내려서 합의를 봤어야지. 자기네들 못은 절대 생각 못하는 철저한 이기주의자들이다. 그런 그들이 자기 애가 운다고 우리에게 화를 내는 꼴이란. 뭐가 되도 한참 못된 그림이다.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뺑소니 하는 법이나 가르치면 살아있는 교육이겠다.  ?

 

   우린 경찰에 신고하고 싶은데 핸드폰도 없고 070전화를 만지작 거리며 전화하는 흉내를 냈더니 신고하려면 하라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 댄다. , 그러면서 손가락 끝을 바짝 세워서 목을 긋는 신호를 보내며 무언의 협박까지 해댄다. 살짝, 겁이 나기 시작한다. 우린 . 저들은 4 + 마을사람들까지 있는데 우리가 당해도 찍소리 같다. 에이씨. 괜히 시작했나? ㅠㅜ

 

   오늘 내로는 따돌리지 못하겠고 생각해서 인가. 먼저 길 가에 있는 경찰서 앞에 차를 세운다.  우린 각자 진술하고 기다리는데, 그들의 속사포 같은 스페인어는 도저히 우리가 이겨 먹을 없을 것만 같다. 괜히 이러다 독박 쓰는 아닌지 걱정이다. 마을 사람들은 구름 떼같이 몰려들어 가까이가 우리를 둘러 싸고 구경하고 있다. 그들의 하루하루 심심한 , 지금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순간 이겠는가? 스페인어도 제대로 못하는 동양인 2명의 고군분투.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계란으로 바위치기.

 

   10 기다리자 교통사고 전문 경찰들이 도착 해서 다시 진술을 하기 시작했다. 우린 정중하게 행동하고 증거사진도 보여주며,

 

 

 

 

<경찰서 앞.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면서 슬슬 무서워진다. 하지만 태연한 척!!  웃기까지 한다.>

 

 

 

 

 

 

 

"사고 , 우리가 멈출 것을 요구했지만 그들은 그대로 도망가 버렸다. 게다가 도망 가는 내내 이렇게 우리에게 약을 올리며 장난스런 태도로 일관한 것에 대해 콜롬비아에 무척 실망스럽다. 지금까지 콜롬비아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많은 콜롬비아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저들 때문에 콜롬비아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나름 떠듬 떠듬 스페인어지만, 우리가 원하는 말을 하기 위해 최선을 했다. 그러자 새로 경찰들은 그들을 불러서 무슨 말인가 하기 시작했다.

 

. . . 오잉?

   갑자기 밉상이었던 그들이 환한 얼굴로 우리에게 웃으며 다가와 "아미고~(친구~)"하며 살갑게 인사를 해댄다. 이게 무슨 조화일까? 경찰 한마디에 우리에게 사과를 하고 악수를 청하는 그들이 귀엽나?? -_- 아니, 징그럽다. 권력 앞에서 갑자기 얼굴색이 바뀐 그들이 징그럽다. 마치 뱀을 보는 같이. 경찰은 우리가 지금 합의를 보지 않으면 사건이 해결 되는 3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3 동안은 곳에 머무르면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한다. , 시간 버리고 싶지 않으면 지금 합의를 보라는 이야기.

 

  생글 생글 웃으면서 아저씨는 US10 합의를 하자고 한다. 만원? 우리가 만원 받아 내려고 시간 동안 추격전을 하고 생난리를 거란 거야? 아아~~ 갑자기 한숨이 나온다. 자동으로 조절되는 사이드 거울이니, 아무리 물가가 콜롬비아라 해도 돈으로 고칠 수는 없을 같다. 우리가 생각하기론 적어도 US100 ~ 200 받아야 같은데…

 

   갑자기 불리한 입장이 아저씨는 우리에게 사정 사정을 하기 시작한다.

 

"사실은 나도 너네처럼 외국인 이야.  서로 외국인끼리 돕고 살자… ??"

  

    방금 들어간 마을에선 여기가 자기 마을이라고 소리 놓고는 이게 소리? 알고보니, 베네쥬엘라 출신인데 콜롬비아에 휴가 놀러 왔던 거고, 차는 동생 차라고 한다. 아까 마을은 대충 아무 마을이나 들어가서 겁주려고 했던 분명하다. 그거게, 자기네 나라도 아니면서 외국에서 사고를 치긴 사고를 . 보니, 하루벌이가 시원찮아 보인다. 그들에게는 US 100 ~200 엄청 돈일텐데, 그만한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돈으로 수리가 될지 될지는 모르겠지만 US20 합의를 보고는 보내버렸다. 2만원 받으려고 오늘 ~ 고생도 많이 했네.

 

   액땜 제대로 했구먼.

 

 

   벌써 때는 어둑어둑해 지고, 긴장했던 풀리자 배가 살살 고파온다. 이제 오늘의 목적지 타간가 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괜히 데로 새지 말고  호스텔 가서 뭐라도 만들어 먹자 구나 싶다. 호스텔에 도착하니 익은 주인아저씨가 카니발은 즐거웠냐고 물으며 안부인사를 한다. 이제야 안심되는 곳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

 

 

  즐거웠던 3일간의 카니발, 그러나 번의 굵직한 사건들. 이렇게 긴장과 짜릿함이 공존하는 콜롬비아를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 이런 사건에도 아직 콜롬비아가 좋은 보니, 우리도 콜롬비아에 단단히 빠진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