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멕시코시티가 왠지 모르게 정겹다. 멕시코시티에 다시 온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한국슈퍼 탐방을 위해서다. 후흣~ 지금도 약간의 식량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멕시코에서 생각보다 조금 더 오래 체류하게 될 지도 몰라 식량이 조금 더 필요하게 되었다. 실은, 예전부터 생각해 오던 스페인어 어학연수 때문이다. 잠정적으로, 과테말라의 안티구아에서 얼마간 머무르려 했지만, 하루 하루 밀려오는 스페인어의 압박 속에서 조금 더 빨리 언어학습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었고, 이왕 할 거라면 첫 나라인 멕시코에서 배워, 남은 여행 기간 내내 조금 더 연습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정한 곳은 다음 도시인 와하까(Oaxaca)이다.
이러한 이유로, 약 한달 간의 먹고 살 것이 필요하니, 오늘 필요한 것들을 모두 구입해야 겠다. 우리가 찾은 한국슈퍼는 쏘나로사에 위치한 곳이었다. (이 주변에 3군데 한국 슈퍼가 있다.)가격이 하나도 안 써 있으니 가격이 얼마인지 짐작도 안간다. 물건 하나하나 가격을 물어보기도 미안하고, 우선 물건을 담고 보자는 생각에 이것 저것 담았다. 쌀 한 포대, 신라면 한박스, 카레 한 봉지, 짜장 한 봉지, 오징어채 하나, 쥐포하나, 마늘짱아치 한 봉지, 만들어진 반찬 두 종류, 버섯, 냉면, 소면 하나… 그런데 가격이 2000페소가 넘어간다. 어라?? 미국에서 이 정도 장보면 보통 $70정도 일텐데.. 어떻게 2000페소가 나올 수 있을까… (약 $150, 한화로 20만원이 조금 안되는 금액) 그리하여 하나하나 가격을 따져봤더니.. 놀랍다. 라면은 개당 20페소가 넘고, 쥐포 하나에 200페소가 넘어가고… 뭐든지 한국 가격의 약 2배가 되 버린다. 럴수 럴수 이럴수가.. 미국과 거리가 얼마 차이도 나지 않는데, 가격차이가 너무 심하다.
결국, 만들어진 반찬 2종류는 빼버리고, 라면은 국내용보다 조금 저렴한 수출용으로 교환, 쥐포와 오징어포도 더 작고 저렴한 것으로 교환하니, 그래도 경이로는 1,555페소(15만원)라는 가격이 나온다. 어쩔 수 없이 지불하고 돌아서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쓰린지… 엉엉~ 미국에서 장 볼 때 엄청 엄청 엄청 많이 사 올걸… 후회된다. 다시 텍사스 가고 싶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얼음 한 봉지를 사서, 오랜만에 아이스박스를 재정비 했다. 몇 개 안남은 우리의 소중한 식혜와 캔커피가 반짝 반짝 빛나 보인다. $.$ 크윽~~
물건 정리를 마치니 어느 덧 3시. 내일 볼 투우 경기를 위해 표를 사러 나갈 차례다. 그런데 표 가격이 얼마인지 전혀 짐작도 되질 않는다. 호텔 내 여행사에서는 1인당 500페소를 받으니 500페소보다는 싼 듯 한데.. 돈이 간당 간당 하니 우선 ATM으로 돈을 출금하기로 했다. 일반 ATM 에서는 장난 치듯 2,000페소가 최대 인출가능 금액이다. 그렇다면 큰 은행과 같이 있는 ATM으로 가봐야 겠다. 시험 삼아 입력해 본 20,000페소가 정말로 나오고 있다. 우와~ 역시 통 큰 은행이다~
이렇게 큰 돈을 가지고 다니는 건, 불안 불안, 팔 다리가 후들후들. 호텔에 다시 들러 돈을 놔두고 적당한 금액만 들고 가야 겠다. 가이드 북을 보며 찾아간 투우 시합장은 엄청 크다. 이게 세계최대 인원이 수용 가능한 곳이라는 걸 인터넷에서 언뜻 보았는데, 헛말이 아닌가 보다. 표는 예상보다 너무 저렴했다. 1인당 190페소(가장 좋고 비싼 좌석). 그렇다면 여행사에서는 1인당 310페소를 남겨 먹는다는 말인데.. 도둑넘들.. ㅠㅜ 놀지 말아야지…
이 투우 경기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유산으로 지금까지 경기가 열리고 있고, 매주 일요일마다 관람 할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레슬링 경기도 보고 싶었으나 그렇게 되면 몇 일을 더 머물게 되니 패스다.
오늘 길에 맛있어 보이는 과일 몇 개(복숭아 : duranzno와 바나나platano)를 구입하고, 팬더가 먹고 싶다고 졸라대던 조각 핏자도 사서 먹으면서 평화롭게 숙소로 귀가 할 수 있었다. :)
PS1. 이 곳 복숭아는 너무 맛있다. 둘이 먹다 하나가 노래 불러도 모를만큼.. ^-^;;;
PS2. 그 토록 가려고 했던 곳. 슈퍼 가는 길에 불쑥 나타버 버립디다 ^^
<멕시코 시티의 상징 독립기념탑 Angel de la independencia>
PS 3: 필이 점점 나아갑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부터 가렵기 시작한 팔. 티트리오일/ 약국의 연고도 발랐지만 점점 더 심해져만 갔어요. 가끔 햇빛에 노출이 심해서 이럴 수 도 있다고 들어서 긴팔 옷 입기. 썬번에 바르는 초록색 알로애 젤을 발랐더니 점점 나아갑니다. 햇볕에 오래 있은 후 팔이 가렵거나 따가우면 꼭 초록색 알로애 젤을 바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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