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할머니와 박물관에 가기로 한 날이다. 빌그렘 이라는 유명한 선교사이름을 붙힌 빌그렘 박물관은 근처 신학대학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리 둘 모두 기독교가 아닌 탓에,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할머니 설명을 들으면서 그리고 기독교의 역사를 들으면서 박물관을 한 바퀴 돌고 나오니 어느덧 미국 내 기독교의 위치에 대해서 감이 오기 시작한다.
박물관 역시, 내 흥미여부를 떠나서 너무나 멋지게 지어진 곳이라서 기독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관심이 가게끔 설계가 되어 있었다. 시각, 청각, 촉각 등을 모두 활용하여 배울 수 있도록 만든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을 나오면서 게스트북에 사인을 하려고 보니, 한국에서부터 이 곳을 찾으신 분들도 꽤 많았다. 아.. 이곳이 유명한 곳이었구나..
집에 와 저녁을 뭘 만들지 고민하는 할머니에게, 오늘 저녁은 우리가 만들테니 걱정말라고 큰 소리를 뻥뻥 치고는.. 서둘러 장을 보러 갔다. 오늘의 메뉴는 잡채, 밥, 미역국이다. 우리가 차에 가지고 있는 재료들도 꽤 있었기 때문에, 장 봐야 할 것은 버섯, 갈은고기, 파프리카 밖에 없었다.
팬더가 밥과 미역국을, 내가 잡채를 하기로 했다. 옆에서 데이비드도 도와준다고 시킬 일이 있으면 시키라고 한다. 데이비드는 이 곳에 자주 놀러오는 21세의 아프리카 청년으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서로 자주 왕래를 하는 사이이다. 데이비드에게 당근을 주며 견본모양과 똑같이 잘라달라고 하니, 당근만 잘라놓고는 또 띵가 띵가 논다. $.$ 결국은 다시 내 차지~ 야채를 따로 따로 정성스럽게 볶고, 당면 면을 삶고, 마지막에는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면과 야채들을 다 같이 넣고 볶으면서 간을 맞춘다. 드디어 완성!!
테이블셋팅을 하고, 주방에 밥, 잡채, 미역국을 차례로 놓고는 뷔페식으로 마음껏 퍼다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먹기 전에 미역국, 잡채, 밥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도 하였다. 할머니는 당면이 고구마로 만든 면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미역국이 건강에 특히나 피를 만드는 데 좋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뻐하셨다. 할머니가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시는데, 가끔 철분이 부족해 헌혈을 하지 못하는데 이번에 미역국을 먹으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으셨다. 그리고 이 곳에서 먹는 일반적인 밥은 쌀알이 긴 롱라이스 이지만, 한국식 밥은 끈기가 있는 쌀알이 동그란 미디엄그레인 이라고도 설명을 해 드렸다.
식사를 마친 후, 맛있다며 너무 좋아하시고 딸들에게 전화를 해 한국음식 먹으러 올테냐고 묻는 모습이 흐뭇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역시 맛있게 , 잡채와 밥에 고추장까지 넣고 싹싹 비벼 먹었다. 역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맞다.
PS. 아쉽게도 사진을 못찍어버렸다.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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