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South America)/Argentina

[Bs As]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호스텔

팬더는팬팬 2010. 10. 19. 08:55

Aug 06 Fri 2010 

 

 

   오늘은 어제 파이프를 고치던 마리오가 다시 오기로 날이라 꼼짝 없이 그만 기다리고 있다. 따분해 보이는 표정을 읽었는지 엄반장 소연씨가 같이 백화점을 가겠냐고 묻고, 팬더에게 허락을 받고는 외출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 만의 외출은 아니었다. 전 매니져 부부와 함께 동행. 우린 지하철을 타고 까르롤스 가르델 이라는 역에 도착. 지하철에서부터 쇼핑센터까지 이어지는 편리한 이었다.

 

   가볍게 외출 옷이 없어 사려고 팬더가 쥐어 돈을 그대로 들고 왔고, 다른 이들은 귀국선물 용으로 소가죽 핸드백 하나씩 장만하려고 것이었다. 역시나 소가 많은 나라라 소가죽도 유명하니, 다들 귀국 핸드백이나 가죽 부츠 등을 하나씩 가져 가곤 한다.

   백화점에 나는, 지금까지 편하게 입고 다녔던 과테말라 전통 치마가 갑자기 부끄러워 진다. 세련된 가죽 부츠에 가죽 재킷, 예쁜 핸드백으로 무장한 사람들의 패션에 기가 죽은 것이다. 닳을 때로 닳은 쪼리, 그리고 번이나 바느질을 해도 자꾸만 튿어 지는 옷이 이렇게 보기가 싫던지. 빨리 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영란언니가 원하는 디자인의 핸드백이 재고가 없어 (DP 용이 있긴 한데, 미세한 상처가 있었다) 다른 백화점 매장으로 가야 한다고 해서, 소연씨만 가방을 하나 사서는 택시를 타고 다른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도 나를 제외한 영란언니와 소연씨는 가방이니, 시계니 하나씩 구입을 하는데 괜히 따라왔다는 생각이 든다. 저렴한 외출용 하나 사고 싶었을 뿐인데, 백화점과 굉장히 어색하기만 하다. 결국은 팬더가 쥐어준 돈을 쓰지도 못한 고스란히 다시 들고 와야만 했다.

 

   아침부터 아무 것도 먹지 않은 나를 배려 하기 위해 전 매니저님은 여행사로, 여자 셋은 간단한 요기거리와 커피 잔을 하러 2 식당 코너로 향했다. 그런데, 가격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 햄버거 세트 하나에 거의 만원꼴. 여기가 유럽도 아닌데… 맥도날드 햄버거가 이리 비싼거야. 하지만 다른 곳도 다를 없다. 오히려 만원 밑의 가격을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다.

   백화점이라 비싸겠지, 생각하고 백화점을 나와 주변을 둘러 봐도 마땅한 커피숍 하나 보이지 않는다. 우린 차라리 근처 플로리다 거리에서 뭐라도 먹기로 하고, 지하철 Subte 타고선 Catedral (대성당)역으로 왔다.

   지하철에서부터 자꾸 우리 주변을 돌며 의심쩍은 행동을 하는 할아버지를 따돌리고는 마요 거리를 따라 ~ 걸어 본다. 유명한 또르또니 까페도 지나쳐 우리가 선택한 곳은 오래 보이는 식당. 1810 부터 까페테리아가 시작 되었다고 하니, 200년이 셈이다.  우린 핏자 판과 맥주 , 음료수 병을 주문하고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호스텔에 돌아 오니, 이미 마리오가 새는 파이프 작업을 마치고는 120 페소를 받아 갔다고 한다. 그리고 마무리 작업인 시멘트 작업은 월요일날 다시 와서 주기로 하고 돌아 갔다. 멋지게 처리를 놓은 팬더군! 역시 믿음직 스럽다.

 

 

    , 오늘 나온 호스텔 이야기. 얼마 전에 유정씨는 곳에서 군중속의 외로움을 느꼈다고 했고, 성아언니(다람이) 매일 먹는 분위기라고 해서 왔는데 술을 먹지 않아 실망 했다 말을 소연씨에게 했다고 한다. 어랏… 명이라도 불편하게 지냈다는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게 하나 하나 신경 쓰며 마다 계속 다른 기준을 세운다면 그것 또한 일이었다.

   예를 들면, 여행자 A씨는 매일 먹는 분위기가 싫어 다른 호스텔로 옮기고는 남미사랑이 시끄러워서 싫다고 했었다. 번엔 반대로 여행자 B씨는 먹는 분위기를 좋아 시설이 구리다는(가이드 북에 "남미사랑 - 시설은 구리지만 다들 친해지는 분위기"라고 적혀 있었다) 악평을 듣고선 남미사랑에 왔다고 했다. 그런데 먹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실망 했다고 한다. 대체 어떤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

   사실 술을 먹고 싶다면 각자가 술을 사와서 먹으면 그만 이고, 조용히 자고 싶으면 조용히 자면 그만인데, 문제는 남의 눈치를 본다는 있었다. 술을 먹고 싶은데도 남의 눈치 보면서 먹고 불만을 토로 하거나, 술을 먹기 싫은데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먹고선 뒤에서 욕하는 경우. 모든 경우가 내가 하고 싶은 대로가 아니라 남의 눈치 보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우리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우리 생각과 달리, 매니져님 우리가 나서서 술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술도 먹는데, 우리 보고 나서서 술자리를 만들라고? No! 절대 싫다.

 

   밤이 되고 사람들은 땅고 음악 공연을 보러 술렁~ 빠져 나가 버리고, 호스텔에 남은 사람들은 파로 나뉘어 보컬트레이닝과 퐁듀제작에 들어 갔다. 보스튼 버클리음악대학에서 재즈보컬을 전공한 곰곰선생님과 그의 제자들 토끼, 팬더, 여우, , 마르코. 의외로 순조롭게 수업은 진행 되었는데, 사람 여우만 순조롭지 않았다. 이후의 음이 이상 찾지 못해서 우리가 나가고 뒤에도 혼자서 맹렬히 개인교습을 받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다음에 찾기로 했다나… ^^;;

   시간 맞춰 완성 퐁듀제작. 우여 곡절 많았던 퐁듀 제작이었다. 경재씨가 무심코 던진 퐁듀 발언에 우리 모두 우르르 달려 들어 너도 나도 퐁듀를 먹자 했고, 그렇게 판이 커져 버렸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재료비는 나왔고… 이리 저리 경재씨의 고민이 많이 서린 작품이었다.

 

   치즈퐁듀, 약간 버린 초콜릿 퐁듀, 까나페 등을 곁들어 와인을 마신다. 한국에서라면 상상도 없을 만큼 곳에선 와인을 많이 마신다. 그러다 시작된 노래 경연 대회. 언니의 심수봉 노래를 시작으로, 곰곰이의 재즈, 다람이의 동요, 팬더의 이탈리아 가곡까지…  즐겁다!! ^-^  하루에도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왔다 갔다 한다. 

 

 

 

 

<퐁듀 파티~!! 하지만 가격은 상상 이상 ㅋㅋㅋ 6만원급 상차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