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9 Wed 2010
드디어 와라스로 떠나는 날. 말로만 하던 와라스, 와라스, 드디어 가는 구나. 와라스 물가가 비싸다는 소리를 언뜻 들은 터라 가기 전에 이것 저것 장을 봐 가기로 했다. (막상, 가보니 물가가 비싸지 않더라, 오히려 도시에 비하면 싸기까지 했던 물가에 놀랐다.)
바란까 시장에 들러, 귤 10kg, 감자, 양파, 마늘, 고추, 토마토, 치즈, 빵, 계란, 콜리플라워, 뻥튀기 등등 이것 저것 잔뜩 장을 봤다. 이 정도면 당분간 굶어 죽을 일은 없겠지??.
바란까에서 북쪽 방향 판아메리카 도로를 다시 타고, 얼마 되지 않아 와라스로 가는 우회전 도로가 나타났다. 와라스로 올라 가는 길은 생각보다 좋았다. 길이 안 좋아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소리에 너무 걱정을 했나 보다. 길이 꼬불 꼬불 하긴 했지만, 노면이 좋아서 손 쉽게 올라 갈 수 있었다.
산악지대라 옥수수가 많이 열리는 지, 이 곳 저 곳 옥수수를 햇빛에 말리기 위해 널어 놓은 그 모습이 참 정겨웠다. 멀리서도 보이는 수 많은 옥수수 알갱이들 색깔이 반지르르 복스러웠다.
<점점 회색 산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야홋!!>
<정말 첩첩 산~!! 이죠?? ^^;>
한참 고도를 높였을 때, 자꾸 비빔밥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더는 갑자기 비빔밥 타령을 하는 내가 신기했나 보다. 그런데 자꾸 비빔밥 냄새가 나는데… ;;;; 앗!! 참기름!! 고도 탓에 공기가 팽창에 터져서 샜나 보다. 어쩐지… 자꾸 비빔밥 생각이 나더라니… 역시 후각이 예민한 동물 토끼다. 아무도 참기름 냄새를 맡지 못하고, 나만 맡았으니.
또 한참 고도를 높였을 때, 이번엔 휘발유 냄새 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이지 살펴 보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버너 기름통도 공기 때문에 팽창 되다 기름통에 구멍이 나서 기름이 새고 있었다.
그 외에도 썬크림 등의 튜브형 화장품들도 바짝 팽창 되어 뚜껑을 열자 마자 주르륵 계속 새 나와서 평소보다 많은 양을 소비할 수 밖에 없었다.
도착 전까지 한 두시간쯤 남았을 때부터, 급격히 길이 안 좋아지기 시작한다. 어랏~ 길을 포장하다 말았나 보다. 도로 구멍 때문에 도저히 속도를 낼 수 없을 지경.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이렇게 설렁 설렁 가게 되다니, 뭐지? 이 아쉬운 기분은. 이래서 길이 험하다 했구나… 험한 길을 운전하니, 팬더도 스트레스 받나 보다. 아까에 비해 툴툴 되는 횟수가 늘었다.
<와라스 근방.. 설산이 보이기 시작했답니다. 설산은 보통 4000m 급 산부터 시작됩니다.>
그렇게, 오후 3시쯤 들어갈 줄 알았던 와라스에 도착하니 오후 6시나 되 버렸다. 우린 론니에 나온 캐롤라인 랏지로 가기로 했다. 약간 외곽에 있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아침도 주고, 주방도 있고, 인터넷도 된다고 써 있다.
우린 짐부터 풀고, 주방으로 올라 갔다. 오늘 저녁 메뉴는 카레라이스. 오늘 산 고추를 왕창 썰어 넣었더니. 오마이갓!! 진짜 맵다. 입에 불이 날 정도로 맵다. 해주냉면 부럽지 않은 매운 카레. 생긴 건 뭉툭해 보여 그렇게 매울 것 같진 않았는데, 예상을 훨씬 뛰어 넘고 진짜 맵다.
밥을 먹고는, 엎질러 진 참기름 때문에 참기름 수습도 해야 했고, 예전에 주방용품 박스 안에서 쏟아진 우유가 썩어서 나는 장난 아닌 냄새도 처리해야 했다.
내일은 고산 적응을 위해, 하루 푸욱 쉬어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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