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14 Wed 2010]
이른 아침. 아침을 먹고서는 슬슬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러던 찰라에 한 통의 전화가 적도 민박으로 왔다.
신기하게도 우리를 찾는 전화.
콜롬비아에서 함께 동행했던 연희 누나와 성욱이 형은 우리와 헤어지고 볼리비아로 넘어갔다. 그리고 거기에서 에콰도르 끼토에 살고 계신 부부를 만났는데 우리 이야기를 했고, 형은 우리에게도 연락해서 이 분들 이메일 주소를 알려 주면서 무척 좋으신 분이라며 끼토에 가서 한번 연락해 보라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몇 일전 이메일을 보냈는데 계속 연락이 없어서 포기하고는 오늘 일찍 Banos (에콰도르 중부의 작은 휴양 레져 도시) 로 출발하려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적도 민박에 있다는 것을 아시고는 바로 전화를 주셨다. 마침 이 곳 주인 아저씨와도 잘 아는 사이!! 우앙...신기하다. 그래서 저녁을 먹으려고 계획한 아저씨는 오늘 우리 일정을 알고는 점심 약속으로 돌렸다. 인연은 인연인 것이다.
멀리서 여행 왔다고 한식당으로 데려가 주신다. (감사합니다.) 나, 토끼, 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주인 아저씨. 이렇게 다섯이서 식당으로 향했다. 처음 성욱이 형에게 들은 바로는 30대 부부라 했다. 사실 알고 보니 50대 이셨다. 그런데 배낭을 매고 볼리비아까지 여행을 다녀오셨다. 특히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외모를 지니신 사모님. 이번이 처음 배낭 여행이셨는데 몸은 좀 힘들었지만 많이 재미있었다고 하신다.
우리가 간 한식당. 실은 가정 집인데 약간 개조를 해서 한국사람들을 위해서 식당으로도 운영하는 곳이다.
갖가지 반찬들과 김 국, 지글지글 삼겹살을 보는데 어제와 오늘 정말 호강하는구나~싶다.!!
이렇게 많은 반찬들과 삽겹살을 구워주시는 아주머니. 아르헨티나 끝까지 한식당 가지 않아도 되겠는걸
아저씨의 다음 여행은 페루에서 화물선을 타고서 강을 거슬러 올라서 이키토스라는 곳까지 가는 것이다. 한달 안에 출발 하실 것 같다. 이 번에는 누구랑 동행을 할까? 예전에 페루 마추픽추 트렉킹에 10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갔다고 한다. 힘들어 죽겠다고 하던 아들과 함께 몇 일 밤을 함께 등반한 이야기.
성공하신 한국인 교포라 가능한 것일까? 아님 오픈 마인드의 훌륭한 아버지여서 일까?
이렇게 인연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어지곤 한다.
여행을 풍성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등산, 배낭 여행, 사진을 좋아하는 오!! 아저씨 ,성이 '오'자 싶니다 ^^>
우리는 다시 적도 민박으로 돌아갔고, 일주일 뒤에 다시 돌아와서 뵙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출발한다.
Quito 를 벗어나는 길. 구글 어스에서 봐둔 길을 찾지 못했다. 더군다나 폭우가 쏟아지더니 급기야!! 우박이 내리기 시작했다. 구시가지 여기저기를 다 헤매고 난 뒤에 35번 도로를 찾아서 끼토 밖으로 벗어 날 수 있었다. 구글 어스와 GPS 가 없었더라면 오늘은 구시가지에서 하루밤 신세 질 뻔 했다.
오늘의 목표지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Latacinga 근처의 도시들. 실은 Banos에 먼저 갔다가 끼토로 돌아오는 길에 들리려고 했는데 앞으로의 일은 몰라서 갈 수 있을 때 가는 것으로 정했다.
가는 길은 좋았다. 특히 멀리 보이는 만년설이 있는 Copotaxi 산이 절경이다. 해발 5000미터가 넘는 산인데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었다. 날이 저물고 있다. Latacunga를 지날 때 공사 중이라 우회해서 가야했다. 마침 시가지 입구에 깨끗한 호텔이 보여서 물어보니 주차가능하고 10불/인 이다. 비싼감이 있지만 여길 지나면 분명 더 힘들어 질 것 같아서 오늘은 여기서 묵기로 했다.
호텔 안. 10불이라는 점에서 계속 맘에 걸렸는데 인터넷도 공짜가 아닌데에서 짜증이 난다. ㅠ ㅠ 하지만 화장실에서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는 것을 보고는 다시 빙그레!!! 웃음 짓는 우리들.
배안에서도 , 호스텔에서도, 민박집에서도 더운물을 맘껏 몸으로 받아가면서 씻은 적이 없었던 우리는 비명을 지르며 샤워를 즐겼다. 그래 비싼데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야.
론리에 나오길. 내일 목요시장이 열리는 곳이 이 곳과 멀지 않다고 한다. 상업적이지 않는 원주민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기대가 된다. 오늘 뵜던 아저씨도 에콰도르 원주민들이 가장 착하고 이쁘다고…...페루 볼리비아는 워낙에 돈을 밝히고, 뚱뚱한 아줌마들 뿐이라고 한다. 기대기대 @@
그럼 따끈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일찍 꿈나라로 슝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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