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7월 3일, 오늘도 7월 3일 이다. 날짜 변경선을 넘어와서, 한국에서 7월 3일 아침 9시 반부터 장장 18시간 시간을 비행기로 밴쿠버로 달려 왔지만, 도착한 밴쿠버는 7월 3일 정오.. 마치 비행기를 순식간에 타고 온양, 또 다른 7월 3일이 시작하려고 한다.
비행기 착륙이 가까워진다. 노트북과 손목시계의 시간을 다시 설정한다. 애초에 해두었지만 summer time 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나 보다. 1시간이 빨라져 있었다. 옆자리에 앉으셨던 분은 인도의 할아버지이다. 말이 없으셔서 인지 계속 주무신다. 딱 한마디 나한테 물어본것이….소고기 덮밥의 기내식에서 밥 위에 올라와있는 게 뭐냐고.. ^^ 난 " 음…...버섯" 이라고 대답했다. ㅋㅋ
장거리 비행기지만 난 창가의 자리를 선택했다. 단지 하늘사진을 위해서. 비행 내내 계속 사진기 셔터만 눌러댄다. 졸다가 사진찍고 밥먹고 또 졸고,…...결국 11시간의 비행 동안 한번도 일어서지도 ,화장실을 가지 않았다. 대단하다.
Air China 의 기내식은 별로 였다. 2번을 받았는데 2번 다 영~~아닌 걸로 봐서는 맛이 없는게 확실하다. " 시푸드 & 비프 ??" 라고 스튜어디스 물어봐서 씨푸드를 선택했다. 하지만 생선튀김밥이 왔다. 하지만 밀가루 부분이 더 많다. 생선맛 튀김밥이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도착하기 전의 기내식에서도 "시푸드 & 비프 ? " 앵(??) 또?? 이번에도 시푸드를 선택하니 새우 볶음밥이 나온다~하지만 맛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기내식: 생선맛 튀김밥>
<기내식: 새우 볶음밥>
씨애틀로 어제 먼저 출발한 Uni가 밴쿠버 행 버스를 잘 탔을지 걱정이 된다. 나보다 똑똑하고 영어도 잘하니 문제 없겠지만 국경에서 캐나다 이민성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도 받아야 하니 복잡할 것 같다. 난 내 걱정이나 해야하지 ^^
밴쿠버 공항에 도착했다.
<벤쿠버 공항에 도착 후, Air Canada 비행기- 깜찍한 디자인에 한 컷 !!>
난 워킹 비자를 가지고 있어서 유학생이나 일하러 온 사람들은 일반 방문자와는 달리 실내에 따로 설치 되어 있는 Immigration office로 가야 했다. 워킹 비자 레터와 여권을 보여주는 특별한 질문없이 2008년 7월 3일 부터 2009년 7월 2일까지 워킹비자를 여권에 붙여준다. 이젠 짐을 찾는다. 나의 주황색 레인터버로 싼 배낭과 검정 캐리어가 보인다. 얼른 담배 2보루를 배낭 깊숙이 숨긴다. 원래 1보루 이상은 가져갈 수 없다고 한다. 혹시 세관에서 걸린다면 담배 한갑에 10개피 있는 줄 알았다고 해야겠다. 아핫. 세관에서는 검사도 안하고 그냥 지나갔다.
<벤쿠버 공항 세관을 지나서>
이제 버스를 타고 시내로 가보자. 윤영이와 다운타운의 waterfront 역 앞에서 보기로 했다. 지도로도 본적이 없는 워터 프론트 역이다..과연..
공항과 버스 정류장은 좀 걸어야 했다. 가방 2개를 앞 뒤로 매고 캐리어 까지 끌고 있는 사람은 나 하나 였다. 다들 불쌍하게 보는 듯 한걸~ Public transit 쪽으로 계속 가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Airport bus 줄서서 타려고 하는데 아차 .. 나라마다 버스 타는 법이 다른데 여기 버스는 동전을 내야 했다. 우리 나라 처럼 거스름 돈 나오는 기계 뭐 이런 건 없다. 그래서 지금 지폐밖에 없다고 하니 후덕하신 버스 기사님! 그냥 타라고 하신다.
<공항에서 다운타운 가는 길. 환승 정류장에서 1>
<공항에서 다운타운 가는 길. 환승 정류장에서 2>
밴쿠버 버스는 존 단위로 가격을 매긴다. 1,2,3 존이 있는데 같은 존 내에서는 한번 표를 사면 1시간 30분 동안 환승이 가능하다. 2존 티켓을 사면 2가지 존 내의 모슨 교통을 90분간 탈 수 있다. 맘짱 버스 기사님께서는 2존 티켓을 그냥 주신다. 3.75불짜리 ㅋㅋ 캐나다에 오자마자 행운이 따른다. 쟈 이제 버스를 한번 환승하고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타운까지는 40분 가량이 걸린다. 워터 프론트 역에서 내렸는데 역이 생각보다 작네~ 이제 우체통을 찾자 ~ 빨간 우체통이 나란히 3개가 있다. 그 앞에는 홈리스분들이 몇 분 계시고 기타를 연주하면서 돈을 받고 있는 친구도 있다. 주변을 맴돌면서 무선 인터넷이 되는 곳을 찾았지만 허걱 ...모두 비밀번호가 걸려있었다. 우선 방법이 없구나. 기다리자. 나도 홈리스님들 처럼 바닥에 앉아서 기다린다.ㅋㅋ 외국이니깐 좋다. 아는 사람도 없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 1시간 가량 기다리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든다.. 혹시 버스를 놓쳤을까….길을 잃었나…..믿고 계속 기다려 본다.
오후 3시경 갑자기 윤영이가 짜잔 하고 나타난다. 어찌나 반갑든지 유니도 눈물을 글썽인다. 하루 동안 있던 일을 쫙~~풀어 놓는다. 고생을 많이 했나 보다 쯧쯧..
<워터 프론트 역에서 만난 윤영이>
이제 인터넷 사이트 Hospitality club 에서 만난 Caleb의 집으로 가자. 하지만….지도도 없고.막막한걸?? 주소는 아니깐 주위사람들께 물어보자. 에헴~!! 하우 캔아이 겟 xxxx 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 4~5명에게 물어서 겨우 버스 정류장까지는 왔고 또 2~3명에게 묻고 또 버스 기사님께도 묻고….많이도 물었다. 노트북을 빼 들고 인터넷 잡아서 지도로 보여주고..참..ㅠㅜ.. 결국 버스를 잡아 타고 내려서 10분 걸어서...겨우 도착했다.
<캐일랩의 집- 이 집의 반 지하>
Caleb ...자다가 일어나서 인지 부시시하다. 첫인상도 나쁘지 않다. 환하게 웃으면서 우리를 반겨주는데 우리도 땀 뻘뻘 흘리며 힘들게 걸어와서인지 Caleb 이 참 고맙다. 마침 얼마 전에 같이 살던 친구가 나가서 방이 비어서 방 한개를 다 쓸 수 있다고 한다. 와우~!!!! 너무 좋다. 호스텔에 가서는 느끼질 못할 이 아늑함. 이것 저것 물어보면서 서로를 알아간다. 간호사여서 그런지 집안에 의학관련 서적들이 꽤있다. 아하 내일은 한국에서 가져온 북마크 한 개를 줘야겠다. 나름 금박이여서 고급스러워 보인다. ㅎㅎ 서로의 여행 일정을 이야기하고 동네 이야기며 밴쿠버 추천 관광 코스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캐일랩 집의 거실-여기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지~>
그리고는 다 함께 동네 소개도 할 겸 여자친구가 있는 가게로 놀러 가기로 했다 그의 여친은 독일인인데 우리와 마찬가지로 워킹 홀리테이 비자를 가지고 캐나다로 왔다. Commercial street 라는 상가가 많은 골목으로 향했다. 한참을 가는 데 갑자기 Caleb이 길 가는 누군가랑 뽀뽀를 하네 이눔이~!!! 너무 갑자기 하는 바람에 깜딱 놀랬다. 알고 보니 여친사마님이시네~우린 간단히 인사를 하고, 서로 헤어졌다. 동내를 슝슝~둘러보니 밴쿠버가 아시아 계열이 많다고 들었는데 외곽 지역이어서 그런지 거의 백인만 보인다. 조금 전에 시내에서는 중국인들이 참 많이 보였는데… 앞으로 집을 얻어서 살려면 이런 곳이 좋을 것 같다.
피자 집에 들린다. 조각피자 2개와 캔음료(탄산 음료를 POP 이라고 한다) 1개를 4달러에 사서 먹었다. 생각보다 피자가 맛이 없다. 난 웬만한 음식이 다 맛있는데… 첫 음식부터 맛이 없으니..얼른 적응해야겠군!
여기 캐나다 동네에는 유난히도 낮부터 야외 카페에서 맥주와 식사를 곁들이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카페 옆 나무에 멍멍이 등을 묶어 놓고 맥주를 들이키는 분도 많이 보인다. 멍멍이 들은 다 망아지 만해서 타고 다녀도 될 듯하다. 사람도 다 크니 개들도 다 큰 가보다.
포도랑 BC(British Colombia) 주에서 유명하다던 체리를 샀다. Cherry 2.xx/lb 라고 써졌길래 우리는 한 봉지에 2.xx 불 하는 줄 알고 얼른 집어 들고 계산했더니 값이 2~3배 가량 나온다. 잉??? 왜냐고 했더니 파운드당 값이란다. 헉….lb 어디서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파운드였구나. 점원 아가씨가 우리는 오늘 밴쿠버로 와서 잘 모른다고 하니 환영한다고 웃으면서 인사하신다. 좋은 동네다. 우리는 낮 잠 좀 자고 다시 근처 PUB 에 갈 생각으로 집으로 향했다.
집에는 Caleb의 여친이 있어서 잠시 이것저것 이야기하다가..우리는 골아 떨어졌다. 여기는 해가 참 늦게까지 떠있다. 대략 9~10시쯤 까지.아까 전에 낮잠을 생각한 시간도 오후 5시가 넘어서였다. 해가 길어지니 시간감도 없어진다. 자정쯤까지 잠들어 버렸다. 밖에서는 여친이랑 그 친구들이 와서 이야기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곧 밖으로 나갔다. 어디 한잔 하러 가나보다~ 이제 새벽이 되었다.
참 myLG070 전화기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 인터넷 전화기인데 한국에서 올 때 가지고 왔다. 무선 인터넷 가능 지역이면 한국으로 저렴하게 통화하고 캐나다까지 1분에 50원으로 가능하다. 길을 가다가 주변의 무선을 검색해서 보안이 되어있지 않은 AP 에 접속해서 사용하면 된다. 그래서 엄마랑 형한테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다. 나의 세계여행 중에 똘똘한 아이템 중에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새벽을 지나서 컴퓨터를 하기 했다. 유니가 씨애틀에서 밴쿠버로 넘어올 때 국경에 워킹비자를 받았는데 1년이 아닌 10개월로 받았다. 항의를 했지만, 막무가내로 10개월의 비자를 주고 가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승객이랑 버스를 함께 타고 왔는지라 시간이 없어서 그냥 왔지만.. 나중에 밴쿠버 이민성으로 문의를 해야겠다.
결국 거의 밤을 새고 말았다. 워낙 캐나다 특히 밴쿠버 정보가 없이 입국해서 버스노선 같은 기본적인 정보도 알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나씩 알아 가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오늘의 "한복입고 PUB 에 가기" 의 미션은 실패. 내일은 다운타운으로 슝슝 하자.~! 한국에서 깻잎으로 알던 혜림이를 보기로 했다. 3시간 만 자고 또 강행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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