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마당 위 식탁에 아침이 차려져 있다. 빵과 버터, 커피와 우유, 주스 그리고 과일 등이 차려진 이 아침상의 가격은 2인 기준 6CUC. 오랜만에 먹는 과일이라 기분이 좋긴 하지만, 어제 약속한 계란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약 7,500원의 아침 치고는, 본전 생각이 간절하다.
9시. 시간 맞춰 집으로 온 큰오빠와 같이 오토바이 렌트를 하기 위해 집에서 나오는 길, 다시 루이시또는 투어에 대해 묻는다. 우리는 오토바이를 렌트 해 돌아볼 예정이라 하니, 또 다시 얼굴 표정이 바뀐다. 아. 불편한 까사 주인과 여행자의 관계여…
가이드 북에는 더 이상 스쿠터를 렌탈 할 수 없다고 나와 있지만 동네 한 군데서는 아직도 가능했다. 가격은 디파짓 30CUC, 8시간 대여료 20CUC, 연료비 6CUC. 디파짓은 돌려 받을 것이니, 총 지출은 26CUC가 되겠다. 우리가 직접 주유 할테니 연료비는 내고 싶지 않다고 하자, 그런 방법은 없단다. 그럼 처음부터 연료비를 포함한 가격을 적어 놓을 것이지… 거 참~
<어제 부터 미리 빌려둔 종철이형 오토바이 노랭이!>
<출발해 봅니다.>
50cc 오토바이로는 두 명이 함께 타고 언덕길을 오르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저속으로 붕붕붕~ 달린다. 으릉이 대신 비행기, 버스, 오토바이 등의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볼 수 있어 더 신나는 쿠바 여행인 것 같다. 중간 쯤 담뱃 농장에도 들려 볼 수 있었다.(따로 입장료는 없으나 은근히 시가를 사기 바라는 아저씨의 입김 훅~)
<담배 농장 ^^>
<건조 되고 있는 담뱃잎>
<꿈처둔 담배. 우리에게 팔려고 열심히 노력하셨지만........>
<신개념 소 스키~!>
비냘레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너무 아름다웠다. 귀여운 구릉들이 너무나 평화롭게 엎어져 있었다. 큰 오빠는 꼭 라오스의 풍경같다고 하나, 라오스를 가보지 않은 우리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그런데 정말 동남아시아의 평화로운 농촌마을과 많이 닮기는 했다. 연두색으로 이루어진 구릉들, 그리고 붉은 빛이 감도는 잘 정돈된 밭, 그리고 열대나무의 큰 잎들… 왠지 이 곳에 살면 천진난만 평화로운 사람이 될 것만 같은데.. 우리 까사 주인 아저씨를 보면 또 그건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유네스코에 지정된 비냘레스의 전망입니다.>
<좀 더 당겨 봅니다. 둥글게 솟은 바위가 포인트. 특별하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귀엽습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체!>
<길떠나기 옷과 함께 !>
옆에 있는 호텔에서 머물고 싶은 유혹이 밀려온다. 전망 좋은 곳에 널찍한 수영장이 매력적이다. 이 곳에서 자면 까사 주인아저씨 눈치 볼 필요도 없고..
<1박에 1인 42CUC. 이렇게 좋은 전망을 앞에 두고 이 정도의 가격이면 나쁘지 않습니다.>
식비, 숙박비는 절약하려 노력하지만 우리가 절대 절약하지 않는 부분은 공연관람 혹은 기념품 사기다. 그런 우리가 비냘레스라고 그냥 넘어갈까?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아닌 주변인들을 위한 기념품을 사기로 했다. 팬더 친구들 중 담배피는 친구 2명과 형아를 위한 예쁜 가죽 제품의 담배케이스. 내가 갖고 싶지만, 나야 뭐 쓸 때도 없다.
전망대를 출발 해, 벽화가 있는 곳을 둘러 보고, 산미겔 동굴, 인디오 동굴 등을 차례로 둘러 보았다. 왕복 약 60Km의 거리는 오토바이로 둘러 보기에 딱 적당한 거리였다. 중간 중간 적당히 쉴 곳도 있었고, 길거리 과일가게에서 파는 즉석에서 잘라주는 과일도 먹을 여유가 있었으며, 중간에 위치한 젖소가 사는 축사도 제 멋대로 들어가 볼 수도 있었으며, 마음 껏 사진 찍을 수 있는 자유도 있었다. 정말 강추인 오토바이 대여 후 주변 돌아보기!!
<비냘레스 주변의 각종 관광지를 순회하는 셔틀 버스 . 하루 5CUC>
<마을 서쪽 끝에 있는 벽화. 입장료가 있지만 멀리서도 잘 보이기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구용~>
<스쿠터랑 한마음 한몸 같던 형>
<마을에서 따로 과일을 살 수 없어서 동굴 가는 길에 길 가에서 과일 살 수 있습니다. >
<코코넛은 역시...엑!!>
<예전 흑인 노예들이 숨어서 살았다던 산미겔 동굴. 밤이 되면 나이트 클럽이 된다고 하네요. 입장료 :1CUC>
<이런 구석진 곳에 숨어서 살았다니...>
<동굴 곳곳에 뱀 조각들을 만들어 뒀네요. 귀엽게 봐줘야할지..>
<동굴을 지나면 식당이 나오는데 . 투어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들 대부분이 이 곳에서 식사를 합니다.>
<인디오 동굴가는 길에 젖소 농장을 들렸어요. 작은 아가 젖소가 철창에 있네요. ㅠㅜ>
오늘의 메인 이벤트는 바로 인디오 동굴에서였다. 입장료가 5CUC로 동굴 입장료 치고는 꽤 비싼 이 곳을 운 좋케도 단체 관광객들과 섞여서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설마~ 공짜 라는 기대심으로 마음이 들떴고, 가이드북에 소개된 속설로 동굴의 물방울이 코에 떨어진다면 영원히 행운이 함께한다는데, 정말로 내 코에 떨어진 물방울을 발견하곤 무료로 이 동굴을 볼 수 있으리라 굳은 확신도 함께했던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짧은 보트투어가 포함 되 있는 데, 그 곳에서 입장권을 보여달라고 했던 것. 이로써 우리의 5분 천하는 종결되고야 말았다.
<인디오 동굴>
<마지막 코스- 보트 타기. 여기서 딱 걸렸습니다.>
<동굴 천정은 종유석 처럼 뽀족뽀족 튀어 나왔습니다.>
동굴을 나오는 길, 그 어느 곳보다도 많은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가 맘에 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그림. 화려한 색감의 쿠바풍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두 여인이 시가를 물고 있는 그림, 쿠바 지도를 멋스럽게 갈색으로 그려 놓은 그림이었다. 망설이다 망설이다 결국 질러 버렸다. 40CUC를 35CUC로 흥정을 한 후, 드디어 우리의 것이 된 마음에 쏙 드는 그림들!! 아~ 행복하다~ 매일 라면 먹어도 행복하다~ :)
늦은 저녁, 우리는 미리 사 놓은 커피맛 술을 같이 들기로 했다. 우리 집으로 다들 오순 도순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즐거운 시간이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우리는 더 가까워 질 수 있었고, 뒷이야기로 3분의 이름을 몰랐을 때 우리끼리의 애칭을 고백하자 또 한 번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종철오빠 넓은 형, 선호오빠는 좁은 형, 의철이는 L.A갈비. 동안인 두 오빠들 같은 경우, 둘만 있을 때 처음 봤기 때문에 극적으로 대비되는 몸집에 의거 해 넓은 형, 좁은 형. 그리고 L.A에서 6개월간 거주 후 이리로 온 의철이는 L.A / L.A하면 L.A갈비 라는 연상작용으로 그렇게 지어졌다.
11시쯤 우리의 오붓 햇던 작은 술자리는 정리되고 뜨리니다드에서 함께 될 일정을 기약하며 우선은 그렇게 다시 헤어졌다.
<오늘 먹은 비냘레스의 길거리 음식들>
-치즈핏자 : 우리가 생각하는 핏자치즈가 아닌, 조금은 요거트에 가까운 치즈이지만 오븐에서 막 꺼낸 뜨끈한 핏자에 케찹을 뿌려 먹으면 정말 맛있다. 가격도 미니핏자 1개에 6M/N(300원쯤)
-햄버거 : 정말 말 그대로 햄버거다. 빵 + 햄 끝. 햄도 스팸 같은 스타일의 햄을 얇게 슬라이스 해 집어 넣는다. 저렴한 맛에 마음 껏 먹을 수 있어 행복했던 시간 1개에 2.5M/N(125원쯤) 속에 케찹을 뿌려 먹으면 더 맛있어요. :0
-음료수 : 햄버거 가게에서 같이 파는 음료수는 0.55 M/N (약 25원)
<피잣집 앞에 길게 늘어진 줄>
<두툼!!!~한 피자 2개면 배가 엄청 불러요>
<피자 굽는 화덕>
<진짜 햄버거. !! 10개를 시켰답니다. 10개를 주문해도 1200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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