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AM 11:35 (Beijing time) at Beijing airport
아침에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엄마, 형이랑 서현역으로 가서 엄마랑 같이 버스를 탔다. 밤을 꼴딱 새고 짐 싸서 와서 그런지 차에 타자마자 피로가 몰려온다. 눈을 뜨니 어느덧 인천공항, 세계 1위의 공항답게 화려한 곡선과 20세기 때 꿈꾸던 21세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을 찾아서 마일리지 카드를 재발급 받고 이제 수화물을 맡기러 중국국제항공 (Air China) 로 간다. 60L 짜리 배낭 하나와 24인치 캐리어 하나를 맡긴다. 각 21 Kg , 11Kg 이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백팩까지 합하면 40K 는 족히 된다.
엄마가 함께 오셔서 일까, 이대로 혼자가 아닌 엄마랑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다. 제대로 된 가족 여행 한번 못해본 것이 이제서야 생각이 난다.
대삼이, 동길이, 준성이 (창현이는 교육 중..) 그리고 토마스 아저씨랑 전화 통화를 하고,,안부를 전했다.
8시 30분 엄마가 버스를 타고 공항을 떠날 시간이다. 엄마의 영상을 남기고 싶다. 약 2분간의 동영상에는 "몸조심 하거라" , "건강하거라" 걱정의 목소리만 들려온다. 그리고 눈물을 보이시는 엄마. 군대라도 가면 휴가 때 볼 수도 있지 1년 반 혹은 2년 정도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크신 것 같다. 나는 계속 여행만을 했지 가족이 보고 싶고, 안타까울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크신 분이다. 서울 생활 4달 만에 집으로 가서 뵈니 살이 많이 빠졌다면서 회사 일을 미루어 두시고 남은 이틀 만이라도 맛있는 밥을 해서 살찌워 보내신다고 서울로 함께 올라오셨다. 어머니를 꼭 안아드린다. 그리고 먼저 보내드렸다…
이제 출국 수속을 서두른다.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길 마련이다. 여유 있게 면세점으로 들어왔지만, 인천공항에 새로운 Gate 가 생겨서 공항 내 기차를 타고 107 Gate로 향해야 했다. 출발 10분을 남겨두고 탑승을 했다. 난 창가 쪽, 옆자리를 보니 듬직한 친구가 먼저 와서 앉아 있다. 똑똑해 보인다.
자리에 앉으니 또다시 피곤이 몰려와 이륙 할 때까지 잠들어 버렸다. 베이징으로 가는 2시간, 간식 나올 무렵 옆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 친구 최현준 군은 올해 20살, 중국에서 일하시는 아버지 밑에서 중, 고등학교를 6년 째 중국에서 다니고 대학을 한국에서 다니려고 한다. 중국어를 꽤나 잘한다.
베이징의 생활이야기,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의 국제적 이미지, 티베트, 쓰촨성 지진, 성화봉성 방해 등.. 중국에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나이는 아직 20살이지만 30 살 못지 않은 넉살과 지식을 가졌다. 난 워킹 홀리데이와 군대문제와 나의 여행계획 이야기를 해주니 무척 부러워한다. 자기도 가고 싶다고…..똑똑하고 멋진 친구여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멋지게 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는 서로 이메일을 교환하고 사진도 찍었다. 여행을 시작한 오늘 처음 만난 친구.
" 여행이란….예상하지 못했던 만남을 기대하는 것"
Beijing 공항에 도착하니, 푹푹한 기운이 전해져 온다. 활주로 끝에 산이 보이지 않는다. 신기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은 어찌 됐든 보이게 마련이지만….하늘과 땅의 만남이 눈에 띤다. 비록 공항 안이지만 대륙의 광활함이 느껴진다. International Transfer 수속을 밟고 베이징 공항 면제 점으로 들어선다.
멋진 곳이다. 인천 공항 못지 않은 시설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신설한 공황이어서 그런지 예상했던 중국 분위기와는 너무 다르다.
간단히 일지를 작성하고, 말보루 담배 2보루를 샀다. 미화 26달러. 즉 1갑당 1.3달러 1300원 정도.. 인천 공항보다 싸다고 해서 인천공항면세점은 그냥 통과했었다. 캐나다에서 2보루에 100달러는 받을 수 있을 듯하다. 4일치의 숙박비를 위해서 !! (난 금연가)
밴쿠버 행 비행기는 15시 20분, 공항에서 5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베이징 공항의 내부 사진을 찍으라 금세 시간이 지나갔다. 특히 공항의 천장이 인상적이다. 마치 삼베옷을 보는 듯 얼기설기 엮어둔 모양인데 아름답다. 잠시 공항 내 한국 식당에서 쉬어본다. 돈가스 도시락과 자스민 차로 점심을 해결하고, 노트북으로 지금의 일지를 쓰고 있다.
베이징. 어찌하다 보니 나의 첫 여행도시가 되어 버렸다. 공항에서도 희미하게 나마 중국의 향이 느껴진다. 올림픽을 성황리에 끝낸 베이징은 훌륭한 기반 시설과 시민 의식을 갖춘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내년 혹은 그 다음해에 방문 하게 될 때엔 잘 갖추어진 중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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