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 As] 또 가도 즐거운 산텔모 나들이~
[Nov 21 Sun]
어제 무리를 해서일까? 정신을 차리고 대충 밥을 찾아 먹고 나니, 오후 2시가 넘어 버렸다. 우린 은정씨와 같이 산텔모 시장으로 외출 했다.
<이제 꽃이 폈네요~~>
오랜만에 찾은 산텔모는 변한 듯 변하지 않았다. 여름 물품이 늘어나 가판대의 모습은 조금 바뀌어 있었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었다. 지나가며, 우린 추억을 하나 둘씩 떠올릴 수 있었다. 준영이가 팔찌를 샀던 가판대를 지나며 준영이를 추억하고, 상구와 곰곰이가 구제 부츠를 놓고 아웅다웅했던 그 가판대를 지나며 그 둘을 추억하고. 그리고 우리가 샀던 물건들이 있던 자리를 지나며 그 때의 우리를 기억하며 웃음 지을 수 있었다. 그 때는 모든 것이 현실이고 리얼이었지만, 그 모든 것이 지난 간 지금은 흐릿한 기억만이 남아 있으니… 지나간 것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 쓸쓸함, 아무튼 한데 다 섞인 감정의 바람이 이리로 불었다 저리로 불었다.
오늘 산텔모 일요시장에서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은 물건은 바로 나무 쟁반. 나중에 마른 안주 놓기에 완벽한 그런 쟁반이었다. 자체 영구 이쑤시개로 꼽혀 있고, 가격은 180페소. 조금 비싼 듯 하지만, 나중에 집 안에 놓을 것을 생각하니~ 고민 하다, 결국엔 집에 오는 길에 하나 사 버렸다. 그리고 팬더가 쓸 가죽벨트도 하나 구입. 이 쟁반과 벨트도 은정씨를 통해 바로 한국으로 보내버려야 겠다. ^^ 고마운 은정씨~
유난히 더운 일요일 오후, 우린 그늘에 앉아 쉬기 위해 적당한 곳을 찾았다. 그런 우리를 자꾸만 찍어 대는 아저씨들. 알고 보니, 브라질에서 단체로 여행을 온 여행객들이었는데 은정씨가 우리 사진 찍을 때마다 5페소씩 내놓으라니까 아저씨들 뒤집어져서 웃으며 좋아 한다. 아무튼 별로 말은 안 통하지만 즐겁게 즐겁게 웃으며 놀았다. 그 중 한 아저씨가 장기자랑을 하겠다며 앞으로 나와 쿵푸팬더에 나오는 사마귀 흉내를 내는데…. 진짜 표정이며 이것 저것 너무 똑 같아서 한참을 웃어 댔다. 결국엔 다 같이 모여서 몇 번이나 사진을 찍었는지… 오랜만에 콜롬비아에 돌아 온 줄 알았네. 익숙한 산텔모 시장이라 별 기대 안하고 갔지만, 유쾌한 사람들이 또 한 번 새로운 산텔모 시장을 우리에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그룹 사운드?? ㅋㅋ>
<거리 용 탈의실 ^^;>
남미사랑에 같이 머무는 투숙객중에 남미로 신혼여행을 온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오늘 축구를 보러 간다고 했고, 우리도 같이 갈까 망설였지만 어제 술자리로 너무 피곤한 몸상태 때문에 포기 했었는데, 잠시 후 그들은 기운 빠진 표정으로 되돌아 와서는 축구 경기 티켓을 사기 당했다고 했다. 처음엔 경기장을 잘못 찾았다가, 다시 택시타고 다른 경기장으로 가는 해프닝을 겪은 후에 암표상에게 암표를 구입한 후 입장하려는데 표가 가짜라고 입장이 거부되었다는 것이다. 에구… ATM에서도 가짜 돈이 나오는 곳이 바로 이 곳 남미인데… 뭐 가짜표를 판다는 게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가벼운 걸로 액땜했으니, 더 큰 사고는 안 당하겠지 않을까? 속상하지만, 이것이 바로 남미다.
오늘도 덩헌님은 술자리를 지키시고,우린 어제의 여파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푹~ 자야 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