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Calafate] 101일 간의 아르헨티나, 안녕~!!
Oct 27 Wed 2010
조심스레 일어나서, 갈 준비를 한다. 긴장하며 잤더니, 피로가 아직 덜 풀린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출발 해야지. 은진이가 와서는 아침 먹으라고 해서, 요거트, 주스, 메디아 루나와 기타 빵 들을 챙겨 먹었다. 오늘은 인구조사 날이라 학교에 안 가는 은진이지만, 아침부터 호텔 일을 돕느라 편히 쉬지는 못한다.
사모님은 공항 픽업 나가고, 사장님과 은진이에게 인사를 나누고는 이젠 정말 떠난다. 꽤 오랜 시간 있었던 것 같은 깔라파테, 아니 린다 비스타. 우리에게 울지 말라고 말을 건네지만, 사실 사장님 눈가가 촉촉한 게 …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정이 많이 들었구나 싶다. " 안녕히 계세요~ " 라는 말과 함께, 차마 또 온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그렇게 사람들과 작별을 한다.
도시를 나가는 길에 잠깐 주유소에 들러서 공기압체크를 해 본다. 다른 세 곳은 정상이지만, 오른쪽 뒷 바퀴 공기가 너무 많이 빠졌다. 보통 40정도에 맞춰 놓는데, 30까지 빠져 있다. 공기압체크까지 마치고선 깔라파테를 빠져 나간다.
선택의 시간. 두 갈래의 길이 있다. 하나는 더 좋은 노면을 가지고 있지만 빙 둘러 가는 길, 다른 하나는 비포장이지만 직석으로 가는 길. 고민 하다 으릉이를 위해 돌아 가지만 포장 도로를 선택 했다. 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아니, 꽤 좋았다. 가는 길 내내 푸른 하늘과 탐스런 구름, 넓은 들판, 그리고 많은 양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해 주었으니까…
<아무도 다니지 않고, 훌룡한 경치를 바라보면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갈 수 있는 곳..
파타고니아에서만 볼 수 있다.>
<우리 으릉이가 달린다~~~~~~~~~~~~~~~~~~~~~~~~~~>
<양+양=양양양양양양>
<엄마양 옆엔 아가양이 하니씩 ㅋㄷㅋㄷ>
멋드러진 자연 경관 뿐 아니라 가는 길 내내 우리를 심심하지 않게 해 준, 동영상도 한 몫 했다. 남자의 자격, 황금 어장 등의 동영상을 보면서 가니까 하나도 안 심심 하다. ^^ 그리고 가다가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어제 만든 도시락도 길 중간에서 먹고!! 가는 길에 본 마지막 주유소에서 기름도 가득 넣고.
사모님 말 대로, 칠레 국경으로 빠지는 길은 대단히 찾기 어려웠다. 우리에겐 GPS가 있으니 괜찮았지만, GPS없이 간 사람들은 찾기 어려웠을 거다. 굉장히 작은 표지판만 달랑 하나, 그리고 갑자기 비포장으로 빠지는 길이라 꼭 개인 농장 사유지 같이 생기기도 했고.
별 문제 없이 두 번째 아르헨티나 출국 도장을 쾅~ 찍었다. 앞으로도 두 번은 더 올 일이 남은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한 번, 그리고 다시 바닷가 쪽으로 올라 갈 때 또 한 번.
<이 표시가 나오면 ...우회전 할 준비한다 >
<SOS 전화기가 설치된 비포장 갈림길로 우회전 해서 갑니다.>
<멋진 또 다른 초원이 펼쳐져요>
<강과 산, 나무로 둘러싾인 집들..>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집들.>
<요즘 민들레 철이라서 어디서나 노란 바닥을 볼 수 있답니다.>
101일 간의 아르헨티나, 안녕.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