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 As] 56일 간의 부에노스여, 안녕!
Sep 19 Sun 2010
주원언니는 새벽에 깔라파테로, 은희언니는 오후에 깔라파테로 떠났다. 우리도 내일 떠나고, 다들 떠나는 시즌이다. 호스텔에 있다 보면 이렇게 물갈이가 되는 주기가 한 번씩 있다. 떠나는 입장에선 상관 없지만, 남는 자에겐 조금은 가혹한 물갈이 시즌. 매 번 남는 자의 입장에서 이 번은 떠나는 자의 입장이 되니 조금은 기분이 이상 하다.
우선 짐정리를 대충 해 놓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미리 사 두는 것이 좋으니 근처 까르푸로 가 본다. 스파게티 면 10, 스파게티 소스 5, 토마토 페이스트 2, 빵 1, 계란 S 1, 참치 10, 머핀1, 상추1, 케챱 5, 골프소스1, BBQ소스1 등등 205페소에 구입. 계산서를 보니 이상하게도 30페소 정도 할인이 되어 있다. 가끔 품목만 바꿔서 하는, 2번 째 품목 70%할인에 우리가 산 물건들이 몇 개 포함되어 있었나 보다. 기대하지 않았던 할인을 받으니 참 좋다. ^^
집에 돌아 와 토끼표 샌드위치 4개를 만들어서 늦은 점심으로 먹고는, 다시 짐 정리 시작. 꽤 많은 짐들을 차에 가져다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주방에 있는 조리기구와 방 안의 수트케이스 등등을 합치니 꽤 많은 짐들이 아직도 남았다. 짐을 많이 줄였다고 생각한 것은 우리의 착각이었을까? 다시 보니 짐이 하나도 안 준 것 같다.
잠깐 거실에 나갔다 우연히 본 TV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합창편. 처음 보는 데도 불구하고 빠져 들어서 너무 재미나게 끝까지 봤다. 역시, 다른 외국 TV가 아무리 재밌다고 해도 우리 말로 하는 우리 나라 것이 제일 이다. :) (:
어라, 팬더가 TV를 보는 데 장난꾸러기 한규가 연필로 팬더 눈을 찔러 버렸다. 팬더가 그만 하라고 하는 데도 그만 두지 않아 팬더가 상당히 화가 난 모양이다. 한규에게 팬더 삼촌한테 사과 하겠냐고 물어 봐도 묵묵 부답. 우~ 어쩌지? 결국 멜라니 언니에게 말씀 드렸더니, 역시 엄마 말은 직빵 인지 바로 팬더에게 사과를 한다. 이제 화해를 한 두 어린이. 사이 좋게 지내세요!!
오늘 저녁은 배추전 ^^ 거창하게 뭘 해 먹을까 고민하다, 결국 배추전을 하기로 했다. 떠나기 전 남은 배추를 다 쓰고 떠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배추로 할 수 있는 음식을 찾다 보니 배추전이 생각 났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라서, 또 맛도 좋아서 참 좋다. 그리고 팬더는 내일 차 안에서 먹을 반찬을 만들고, 밥도 미리 해 놓았다. 내일은 하루 종일 이동만 해야 하는 날이니, 차 안에서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근처 빠나데리아(빵집)에 가서 메디아루나(크로와상)도 12개 사 오고, 이 정도면 떠날 준비가 완료! 아 참, 또 하나 준비 해야 할 것은 바로 빈 지갑에 20페소 쯤 채워 넣기다. 번번히 뇌물을 요구하는 경찰들을 만났을 때 대비용 지갑으로, 지금 가진 게 이것 밖에 없다고 하면서 보여줄 때 쓸 지갑. 별 걸 다 가지고 다닌다. ㅋㅋㅋ
이로써 56일간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생활이 마무리 된다. 56일 간의 부에노스 아이레스, 56일간의 남미사랑 생활. Adios!
PS. 우리 간다고 영순 언니가 예쁜 선물과 짧은 편지까지 적어 줬다. 히잉~ 고마워라. 정 많은 영순언니. 앞으로 여행에 행복한 추억들만 안고 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