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크루즈 트레킹] - 1일째
[2010_0526/29] : 산타 크루즈 트레킹 1일째
이제 산타 크루즈를 향해 출발한다. 새벽 6시에 다 모였다. 론, 미카, 토끼, 팬더, 나 총 5명이다. 우선 짐을 차에 모두 실고 택시 터미널로 팬더와 나는 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에이전시에 갔다가 마부의 이름을 알아 오기로 했다. 우선 나는 먼저 도착해서 짐을 내리고 택시 기사를 섭외했다. 다들 35솔 아니면 안 간다고 한다. 하지만 나도 30솔 이상은 줄 수 없고. 처음에는 25솔에 가려고 했으니 그것은 도저히 무리 일 것 같았다. 어제 택시 기사도 그렇게 간다고 하고 6명 기준에 5솔이면 30솔이 정확한 가격이 이기는 하다.
여러 택시 기사와 얘기하다가 결국 흥정은 성공했다. 짐도 다 실었고 에이전시 갔던 사람들도 다 왔다. 그런데 택시 기사는 아직 30솔이 불만인지 계속해서 트레인따 신코를 입에 달고 있다. 즉, 35솔을 달라는 소리다.ㅋㅋ 흥정은 이미 끝났고 짐도 실었고 그냥 못 들은 척하고 차 주차하러간 팬더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어제 유간이에 두고 온 모자를 대신할 모자를 알아보러 어제 갔더 그 시장을 둘러 봤다. 내가 원하는 모자도 없지만 다들 모자 가격이 비싸다. 그냥 포기하고 윗도리에 달려 있는 모자를 사용해야 할 듯하다. 포기하고 돌아 왔는데 토끼가 선글라스를 차에 두고 왔다. 이런..ㅠ.ㅠ 다시 주차장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이때 우리가 바보짓을 한 것을 알았다. 그냥 한명이 택시 터미널로 가서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 앞으로 오면 모든 것이 쉽게 해결 되는데 힘들게 차로 왔다 갔다 했다.ㅋㅋ
어제 달리던 길 고대로 오늘도 2시간을 달렸다. 비포장길의 푸연 먼지를 뒤로 하고 택시는 오르막을 쭉 타고 올랐다.
우리가 타고 올라온 차 / 올라가기전 단체 사진 / 차가 출발하길 기다리는 손님
우리가 가지고 올라갈 짐들 / 매표소에서 바라본 마을(왼쪽부터 아래로)
매표소에 도착했지만 마부겸 가이드 아저씨가 없다. 매표소에 물어 보니 조금 기다리면 온다고 한다. 택시 기사에게는 약속한 30솔을 주고 내가 따로 2솔을 더 챙겨 줬다. 그래서 그런지 택시 기사가 가질 않는다. 옆에 손님이 기다리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갈 때까지 지키고 서 있었다. 마부 아저씨를 기다리는 동안 아침을 해결 했다. 당근 샌드위치. 어제 산 바나나도 있고 몇 일 전 윤가이에서 산 사과도 남았다. 이것을 모두 처분했다. 몇 개의 바나나는 앞에 기다리던 손님[어머니와 아들]에게, 사과는 택시 기사에게 나눠졌다. 론도 가지고 있던 과자를 꺼내어 이사람 저 사람에게 나눠 준다. 정말 착한 청년 론이다.
아침을 먹고 있으니 마부 아저씨가 도착한다. 우선 어느 에이전씨에서 왔는지 물어 보고 짐을 확인한다. 데리고 온 당나귀가 너무 작다. 이 많은 짐을 다 싫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부 아저씨가 짐을 확인하고 점검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먼저, 우리가 준비한 물건들의 무게를 대충 비슷하게 맞춘다. 그리고 두 개씩 묶어서 당나귀에 실었다. 나의 배낭 두 개는 당나귀가 모두 가지고 간다. 오랜 만에 편히 걸어본다. 이렇게 어깨를 가볍게 걸어보는 것이 얼만인지 모르겠다. ㅎㅎ 난 카메라와 간식꺼리만 가지고 다른 친구들과 먼저 출발을 했다. 10분 정도 올랐을까? 수로를 만들어 놨다. 이곳에서 튜브를 띄워 놀 수 있으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물 위에서 하는 봅슬레이 경기라고나 할까? 물론 중간 중간에 있는 다리는 없애고 ... 잘못하다간 다리에 목이 걸리면 어떻게 될지는 개인이 상상하시라. 나의 생각에는 그냥 죽을 것 같다. 론은 가다 주운 나뭇잎 몇 개를 가지고 즉석에서 배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배는 띄우는 순간 가라 안는다. 형태도 다 부서지고... 보는 것보다 물살이 쌔다.
출발 후 팬더 / 물에 비친 하늘
젖 먹는 송아지 / 짐 실은 당나귀 / 론 (왼쪽에서 아래로)
뒤에 출발한 당나귀가 어느 듯 우리를 앞질러 간다. 마부는 우리에게 폭포에서 기다리겠다면서 먼저 올라갔다. 1시간을 올랐나? 우리는 가져온 간식을 먹었다. 어제 밤에 볶은 땅콩, 귤, 말린 살구을 먹었다. 물론, 론에게도 나눠줬다. 한국 문화 특성상 혼자 먹기는 너무 힘들다. 그런데 론은 비닐 봉지는 물론이고 귤 껍질까지 다 줍는다. 대부분은 귤껍질은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냥 버려도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론은 그것도 다 주워서 배낭에 넣는다. 그의 행동에 다소 놀랬다. 이후 10일 정도를 론과 같이 여행을 했는데 주위에 보이는 비닐은 다 주워서 산 아래에 쓰레기 통에 넣었다.
가볍게 휴식을 하고 나는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서 같이 다니던 동행을 뒤로 하고 먼저 올랐다. 먼저 오면서 생각났는데 간식을 주고 오는 것을 깜박했다. 중간에 귤을 하나 돌 위에 올려 두고 왔다. 일행 중 누군가 먹을 것 같은데 아마도 제 마지막 사람이 먹지 않을까? ㅋㅋ 토끼와 팬더.
봅슬레이형 수로 / 토끼와 여우
산타 크루즈 계곡-악마의 입 같음
산타 크르주 계곡 / 내려오는 당나귀 / 맑은 계곡물(왼쪽에서 아래로)
폭포 근처에 도착을 했는데 마부 아저씨가 안 보인다. 그래서 힘껏 불렀다. 그랬더니 저 돌 뒤에서 손을 흔드신다.ㅋㅋ 우선 짐을 풀어서 코카차를 우렸다. 그리고 점심을 만들었다. 그런데 샌드위치에서 젤 중요한 빵이 많이 망가졌다. 당나귀에 달면서 너무 당겨서 그런듯하다. 샌드위치를 만들기가 너무 힘들다. 반으로 가르기가 힘들다. 반으로 잘 갈라야 안에 많은 것을 넣을 수 있는데 말이다. 우선 좋은 것으로 골라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샌드위치는 빵에 참치, 치즈, 쨈, 토마토, 버트, 아보카드를 넣어서. 10개 정도 만들었다. 나의 여행에서 이란부터 시작된 샌드위치는 가장 많이 해 먹는 음식이 되었다. 이란에서 독일 친구가 아침을 이렇게 간단히 먹는 것을 보고 그 후론 나도..ㅋㅋ
점심 준비 중
잠시 후 일행이 도착했다. 우선 우린 코카차를 먼저 나눠 마셨다. 스페인 지배 시절 인디오에게 배고픔을 잊고 보다 많은 일을 시키기 위해서 먹기 시작했다는 코카차는 여기인 들의 애용차이면서 고소 증세를 없애는데 좋다 많이들 마신다. 효과는 모르겠음. 그냥 일반 나뭇잎 우려 마시는 것 같음.
미카는 참 잘 먹는다. 팬더도 잘 먹짐만 미카도 잘 먹는다. 빵을 30개나 산 이유를 알겠다. ㅎㅎ 론은 먹다 남은 치즈와 햄으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준비하고 남은 토마토랑 쨈, 아보카드, 참치를 나눠졌다. 론은 음식을 주면 거절하는 경우를 거의 못 봤다. 주면 주는 대로 다 먹는다.
올라 가면서 만났던 식물들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을 한다. 토끼와 팬더가 먼저 출발을 하고 마부 아저씨는 점심 먹느라 내려놓은 배낭들을 챙기느라 바쁘다. 난 마부 아저씨도 도와 드리고 같이 가려고 기다렸다. 이제는 다행히 힘든 코스는 다 지났다고 한다. 이제 거의 평지라서 편하게 걸을 수 있을 것이란다. 출발한지 1시간쯤 걸었나? 먼저 출발한 토끼와 팬더가 보인다. 오전보다는 길이 편해졌지만 여전히 힘들어 한다. 이들을 뒤로 하고 마부 아저씨와 같이 첫날 베이스 캠프로 향했다. 1시간을 더 걸어서 캠핑장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이곳은 Llamacorral 란 곳으로 해발 3760m 이다.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쳤다. 처음 아저씨가 선택한 자리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래서 바람이 조금 적게 부는 산 아래 갔는데 완전 당나귀 똥 밭이다. 우선 마부 아저씨는 나뭇가지를 꺾어서 주위의 마른 똥들을 다 쓸어 내신다. 주위가 잔디밭이라서 주변 청소는 쉽게 끝났다. 텐트를 치면서 옆에 보니 바위 밑에 동굴처럼 되어 있고 사람들이 쉬어 간 흔적이 있다. 그래서 마부 아저씨에게 혹시 여기서 잘 수 있냐고 물어 봤다. 그랬더니 답변이 웃겼다. 엄청 놀란 표정으로 혹시 자기가 잘 텐트 안 챙겨 왔냐고 물어 본다. 당연히 챙겨 왔는데. 마부 아저씨 말로는 잘 수는 있는데 벌레가 너무 많다고 한다. 둘이서 텐트를 치니까 5분 만에 텐트 두동을 다 쳤다. 그 후에 코카차를 우렸다. 물은 계곡물이다. 일명 아비옹.. 빙하수다.ㅋㅋ.
조금 있으니 미카와 론이 도착하고 20분쯤 후에 팬더와 토끼가 도착했다. 너무 좋아한다. 도착하니 텐트도 다 처져 있고 코카차도 우려져 있고 하니 그런 것 같다. 텐트는 나와 팬더, 토끼가 하나, 미카와 마부 아저씨가 다른 것을 사용했다.
야영 준비를 마치고 / 왼쪽에 론이 개인용 텐트를 치고 있다.
가운데는 가장 좋은 팬더의 텐트 / 왼쪽은 콜롬비아에서 $12 주고 산 여우 텐트(왼쪽에서 아래로)
모두들 도착했고 차도 마셨고 저녁 해 먹을 준비를 한다. 저녁은 파스타다. 먼저 면을 삶고 사온 토마토 소스와 여러 야채를 가지고 만들었는데 맛이 그렇게 좋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면이 문제인듯 하다. 고산이라서 잘 안 익을 것을 고려해서 얇은 면으로 골랐는데 면이 익기도 전에 퍼져 버린다. 소스와 섞어서 파스타를 완성했는데 퍼진 면 때문에 죽처럼 되어 버렸다. 이건 죽인지 파스탄지 구별이 안 가고 입안 여기저기에 달라 붙는 것이 안 좋아하는 맛이다.ㅠ.ㅠ
맛있는 저녁은 아니지만 한 끼는 해결했다. 설거지는 미카가 하겠다고 가져 갔는데 이미 마부 아저씨가 왠 만한 것은 다 해 놨다. 저녁을 다 먹었지만 아직 해는 지지 않고 있다. 어찌 된 거지? 보니까 내가 너무 일찍 도착한 것을 모르고 저녁을 해 먹은 거다. 거의 5시에 저녁을 먹은 거다. 시간이 많이 남는데 천천히 할껄~~~ 산에서 시간이 많이 남으면 밑에서 만큼 할 일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동양화였는데 안 챙겨 왔다. 토끼와 나는 괜히 옆에 있는 팬더에게 왜 그 중요한 것을 안 챙겼다고 투덜거린다. ㅋㅋ 불쌍한 팬더.
야영장 입구 /올라오면서 남겨둔 귤
텐트에서 쉬는 토끼 / 산에서도 차 한잔 / 해짙녘을 감상하며 요리하는 론
결국 남는 시간은 차 마시고 아름다운 저녁 노을을 보면서 보냈다. 저녁 노을이 아름답다. 앞산에 걸린 노을과 반대편에 비단길처럼 펼쳐지는 노을 보시라 한참을 감성에 젖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노을을 몇 장의 사진에 담고 우리는 차를 우렸다. 팬더는 목이 아프다면서 가져온 생각으로 차를 우렸고 나는 가지고 다니는 차를 우렸다. 도착하자마자 우린 코카차는 우리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독일커플에게 나줘 줬다. 커플 중에서 남자분이 상당히 길었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토끼랑 아저씨가 같이 서면 토끼는 아저씨 허리에 갈 정도로 길었다. ㅎㅎ. 코카차를 줘서 그런지 저녁을 해 먹고 우리 텐트 쪽으로 놀러 왔다. 이것 저것 얘기들을 하다 보니 어느듯 날도 저물고 날씨도 많이 추워진다. 차를 몇 번이고 우려 마시면서 돌도 불에 데웠다. 이것을 엉덩이에 깔고 앉으면 그만이다. 와라의 온돌이다.ㅎㅎ
저녁 먹고 남은 음식들을 다 정리하고 배낭은 모두 텐트 안으로 넣었다. 음식물이 있으면 개들이 와서 물어 간다고 꼭 텐트 안에 두라는 것이 마부 아저씨의 조언이었다.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텐트 안으로 들어 왔으나 잠은 오질 않는다. 팬더는 추울 것이라며 가져온 옷을 다 껴 입었는데 무려 5겹이다. 토끼는 4겹, 난 2겹이었다. 옷 때문에 뚱보가 된 팬더는 텐트의 반을 차지했다.ㅎㅎ
이렇게 멋진 노을과 어루어진 하루가 저물었다.
산타 크루즈의 저녁 노을
팬더와 미카 / 론 / 여우
토끼 /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