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South America)/Peru

[Yungay] 청량한 69 호수, 그 매력으로

팬더는팬팬 2010. 6. 30. 09:55

May 23 Sun 2010

 

 

 

 

어제 미리 준비해 놓은 도시락을 들고서, 소풍 가듯 융가이 마을을 빠져 나간다. 융가이 마을에서 69호수 등반로 입구인 세보야 빰빠까지는 2시간이 넘는 거리이다. 비포장에서 빠른 속력을 없는 우리 으릉이는 천천히 느리게 이동 한다.

   비포장 길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여 간다. 융가이 마을이 2,500미터 인데, 세보야 빰빠는 3,900m 이니, 1,400m 올라가야 한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 , 멀리 보이는 설산과 어우러지는 산의 아름다움에 우리 모두 감탄을 밖에 없었다. 명물허전이라, 역시 이름값을 하는 와라스의  산악풍경은 끝내 준다. 캐나다의 록키를 연상시키는 풍경이지만, 캐나다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국립공원 사무실이 하나 나온다. 우린 미리 사온 국립공원 입장권으로 문제 없이 통과 있었다. 7km 가면, 나온다고 일러 양가누꼬 호수가 . 양가누꼬 호수 역시 융가이를 대표하는 사진에 빠지지 않는 곳인데, 오늘 가지 토끼를 같이 잡을 있겠다. 깡총 깡총~~

 

 

 

 

멀리 에메랄드 호수가 자태를 들어 낸다. 뭐라 설명할 없는 고운 빛깔이다. 만년설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저렇게 고운 빛깔을 갖게 된다고 한다. 캐나다 록키의 호수들과 같은 색깔들이지만, 느낌은 다르다. 캐나다의 레이크 루이스는 고고하고 기품 있는 여왕 같은 느낌 이라면, 양가누꼬는 조금은 소박하고 서민적인 캔디 아가씨를 보는 듯하다. 여왕 마마에게는 근위병들이 많아(소나무들) 누구도 접근 하기가 힘들어 보였지만, 트인 평원에 있는 동네 아가씨에게는 친구가 아주 많다. 마른 , 당나귀 들이 놀러와 목도 축이고, 오리들도 옹기 종기 모여 산다. 

   아름다운 양가누꼬 호수. 아름답지만, 아름다움에 질식될 같은 그런 아름다움이 아니라 마음까지 편안하게 씻어주는 그런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운 양가누꼬 호수를 지나 계속 앞으로 앞으로 나간다. 서두르지 않으면 69 호수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69호수 트레킹 시작지인 세보야 빰빠에 도착하니 어느 9 반이다. 남들은 6시간 만에 산행을 끝낸다지만, 저질 체력으로 보아 7시간도 모자랄 같으니 1분이라도 바삐 서두른다.

   마침 와라스에서 우릴 적이 있어 우릴 기억하는 택시 아저씨를 만나, 우리 으릉이를 부탁했다. 아저씨는 손님을 태우고 왔다 다시 손님들을 태우고 와라스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꼼짝 없이 길에서 6시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수중에 있는 동전을 탈탈 털어 3.5 솔레스( 1,500 ) 점심값에 보태라 드리고, 한국에서 가져 기념품도 하나 드렸다. 아저씨는 웃으며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길까지 일러 준다

 

 

 

 

 

<으릉이를 요기에 주차를 합니다.>

 

 

일반인 기준. 상행 4시간, 하행 2시간이 걸린다는 69호수 트레킹. 3,900m 에서 시작 , 4,600m 까지 700m 올라가는 코스다. 길은 험하지 않으나 고도가 높아 숨을 쉬기가 어려워 발짝 발짝 내딛는 것이 도전이라는 평을 가지고 있는 69 호수 트레킹에 우리가 간다.

 

   처음 길은 평지부터 시작 한다.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곳의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 시냇물 왼쪽으로 우리는, 길을 들어 시냇물을 건너가게 생겼다. , 어쩌지? 지금이라도 처음으로 돌아 가서 시냇물 오른쪽으로 길을 갈까? 아님 조금 가다 보면 물살 얕은 곳에서 풀쩍 뛰어 넘을 수도 있으니 조금 볼까? 갈등이 된다. 이미 지나온 길은 돌아가기 싫어서 조금 모험을 보기로 한다. 그런데 가도 가도 물살이 거세지기만 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결국 여우의 지휘에 따라 불가능해 보이는 폭의 시냇물을 폴짝 뛰어 넘고 나니… 숨이 머리 끝까지 오른다. 이거 이거, 벌써 부터 이렇게 지치니 앞으로의 시간들이 점점 걱정이 된다.

   아까 무리를 해서 인지, 오르막도 아닌 거의 평지에 가까운 길인데도 내딛기가 너무나 힘들다. 예전에 고산병 증세로 힘들어 했던 끼토도 3,000m 되지 않는 곳인데, 여긴 무려 3,900m 이니 오죽 할까.

 

 

 

 

<당나귀들이 트렉킹 입구를 지키고 있답니다.>

 

 

 

 

 

 

 

<트렉킹의 시작점. 세보야빰빠>

 

 

 

 

 

 

 

 

 

 

 

 

 

 

 

 

 

 

 

 

 

 

추울 알고 바지에 바지에 팔에 재킷까지 입은 나는 땀이 나면서 몸이 점점 뜨거워 진다. 결국 팬더에게 망을 보게 하고, 나무 뒤에 숨어 바지를 벗으려는 찰나 나무 뒤에 숨은 누군가가 있었다. 나무 뒤에서 눈이 마주친 우리 둘은 순간 ~ 하고 깜짝 놀랐다. 안녕~ 송아지야^^ 송아지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무 뒤에 숨어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깜짝 놀란 것이다. 69호수로 향하는 내내 소와 , 당나귀들은 질리도록 곳에서 있었다. 주인이 있는 가축인지, 야생 동물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많았다. 아무튼 바지를 벗고 나니, ~ 하구나. 

   다시 길을 걷는다. 살짝 오르막을 지나는데, 심장 박동 소리는 크게 들리는 하고, 숨은 계속 헐떡 헐떡이다. 팬더와 여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수다까지 떨며 산행을 하는데, 대체 나만 이런 걸까? 그렇게 시간을 억지로 걸었을 , GPS 고도를 확인해 보니, 4,100m. 참을 올라온 같았는데 고작 200m 밖에 올라 오지 않았다. 앞으로 500m 올라가야 하는 우리는 1/3 셈이다. 내야지!!

   묵묵히 길을 걷는다. 작은 언덕에 올라 왔을 , 설산이 가깝고 자세히 보여 마음만 먹으면 곳도 올라 있을 것만 같다. , 정상에서 부터 떨어지는 폭포 줄기도 너무 아름답다.  걸음만 딛을 힘들다가도 번씩 멈춰서 내가 올라 길을 바라보면 걸음이 모여 어느 이만큼이나 올라왔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오른다.

 

 

 

 

 

 

 

 

 

 

 

 

 

 

 

 

 

 

 

 

 

 

  4,300m 지점에 도착 했을 , 머리가 갑자기 ~ 온다. 사실 아까부터 머리가 멍하긴 했지만, 몸이 바빠 머리의 외침도 무시 했는데 이젠 외침을 무시 못할 정도다. 갑자기 자리에서 털썩 주저 앉는다. 술을 마신 것처럼, ~ 머리는 조차도 맘대로 가누지 못하게 한다. 여기서 포기! 외치고, 나중에 기운이 생기면 천천히 따라 테니, 먼저들 69 호수로 향하라고 팬더 등을 민다. 바보같이, 팬더는 없인 자기도 69 호수 보겠다고 버티고 옆에 털썩 주저 않는다.

   결국, 조금만 , 조금만 , 아주 조금만 , 힘을 걸음씩 올라 가본다. 끝에는 왠지 69호수가 하니 나타나 지친 우리를 위로 것만 같다. 그렇게 마지막 힘까지 내서 올라 곳엔 감흥이 없는 호수 하나만 덩그러니 있었다. 설마… 이거야? 호수가 많은 사람들의 목적지 였다면 지금까지 올라 사람들은 어디 있는 거야? GPS 꺼내 확인 보니, 아직도 200m 올라가야 한다. 그렇담 호수는 아니군. 실망감과 안도감이 동시에 드는 희한한 기분이다. 우리를 교란시킨 너의 이름은 59 호수다. 다시 진짜 69 호수를 찾아서 출발!!

 

 

 

 

<토끼는 지치고.....또 지치고....>

 

 

 

<걷고 또 걷는다...ㅋㅋ>

 

 

 

 

 

 

 

<트렉킹 길은 대부분 이렇답니다. >

 

 

 

<59호수.....이 넘..!!! >

 

산행 4시간째. 하나 , 올라갔다 내려 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내려오는 사람들을 붙잡고 묻자, 45 정도만 올라가면 69 호수를 만날 있다고 정말 아름답다고 엄지 손가락을 번쩍 들어 우리를 흥분 시킨다. 이제 45분만 힘내면 된다.

   걸음 걷고 쉬고, 걸음 걷고 쉬고, 그러다 너무 힘들면 모금과 말린 살구를 하나 꺼내 오물 오물 씹어 먹는다. 그렇게 45분을 올라가도 우리 눈에 보이는 여전히 오르막. 마침 내려 오는 사람들을 만나 물어 보니 5분만 가면 된다고 힘내라고 우리를 토닥여 준다.  그래. 이제 5분만 가면 되는 거야!! 그런데 5분을 올라가도 우리 눈에 보이는 여전히 오르막. 마침 내려 오는 사람들을 만나 물어 보니 3분만 올라 가면 된단다. 그래. 이제 3분만 가면 되는 거야. 그렇게 조금씩 계속 늘어 시간을 견디며, 느리지만 꾸준히 올라 갔다.

 

 

 

 

<아직 1시간은 더 가야 합니다. ㅋㅋ>

 

 

 

<저길 올라가야 하는데... ㅠㅜ>

 

 

 

<나름 여유로운 팬더..먼저 가서 사진도 찍고>

 

 

전혀 없을 듯한 곳에 천국처럼, 신기루처럼, 환상처럼 그렇게 있는 69 호수는 눈물이 정도로 아름다웠다.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나를 괴롭힌 고산병을 극복하고 올라간 탓에 감동은 더욱 컸다. 설산에 둘러 쌓여서 높은 봉우리부터 내려오는 폭포수가 고여 호수가 되고, 호수는 작은 시냇물을 만들어 들어온 만큼의 물을 보내 호수를 유지할 있었다.

   실재 하지 않는 듯한 아스라히 가슴을 적시는 아름다움은 어떤 호수와도 비교할 없는 감동을 내게 주었다. 이건 빨리 옷을 감추지 않으면 도망가 버리는 선녀와도 같은 아름다움 이었다.

   욱씬 욱씬 쑤시는 발을 호수 물에 담그자, 얼음장처럼 차가운 호수 물에 정신이 바짝 든다. 전까지 나를 괴롭히던 고산병은 저만치 달아난 , 환희의 순간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멀리서 폭포(?) 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좀 더 가까이 가봅니다.>

 

 

 

<69 호수..의 자태??>

 

 

 

 

 

 

 

 

 

 

 

 

 

 

 

 

 

 

 

 

 

 

 

 

 

 

 

 

 

 

 

 

 

 

 

 

 

 

 

우린 동그랗게 모여 앉아 늦은 점심 식사를 시작했다. 산행을 시작한지 5시간만인 오후 2 반이다. 모두 때문에 이렇게 늦어진 점심 식사다. 나를 놓고 올라 왔으면 남자 둘은 시간쯤 빨리 올라왔을 텐데… 빨리 가도 내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냐고 늦어도 같이 가자고 계속 응원 해준 팬더와 여우 덕분이다.

   점심을 먹고는 기운이 남아 도는 청년들은 점프 샷에 도전한다. 점프 하고 나서는, 거친 숨을 헥헥 쉰다. 여긴 4,600m 라는 잊지 말라고요!! 얌전히 점프 대신 셀카 찍기에 도전! 즐겁게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 오후 3 반이 되어 다시 하행을 시작 한다.

 

 

 

 

 

 

 

 

 

 

 

 

 

 

 

 

 

 

 

 

 

 

 

 

 

 

 

 

<마법의 사진....ㅋ 사실은 여우가 물을 뿌렸답니당. ^^>

 

 

 

 

<폭포수 같은 XXXX 를 뽑아내는 왕팬더>

 

 

 

 

 

 

 

 

 

 

 

 

 

 

 

 

 

 

 

 

 

 

 

 

 

 

 

 

 

 

 

 

<단체 사진 한장은 가지고 갑니다.>

 

 

나에게 내려 가는 길은 식은 먹기 였다. 우선 숨이 차지 않으니 다리 아픈 쯤이야 견딜 만하니, 일사천리로 슥슥 내려 간다. 반면, 팬더는 갑자기 고산병 증세가 나타나 힘들어 한다. 올라갈 멀쩡하더니, 이제서야 고산병 증세를 호소하며 너무 힘들어 한다. 반면 나는 올라갈 너무 힘들었지만, 내려갈 너무나 멀쩡하다. 반대가 되어 버린 우리 . 결국, 내가 팬더 가방을 짊어 지고 하행을 한다. 서로 아플 도와주는 우리 . 같이 아프지 않아 다행이다.

 

 

 

 

 

 

 

 

 

 

 

 

 

 

 

 

 

 

 

 

 

 

 

 

 

 

신나게 1 시간 45분만에 산을 내려와 버린 우린 으릉이에게로 걸음에 달려 간다. 우리 으릉이를 돌봐 아저씨는 돌아갔지만 으릉이는 얌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으릉아 고마워^^ 대중교통 신경 써도 되고, 기다리는 택시 아저씨 신경 써도 되니, 이게 으릉이 덕분이다. 우리 으릉이 덕분에 산행도 마칠 있었다. !.!

 

 

5 15. 이제 왔던 길을 돌아 융가이 마을로 돌아 간다. 속이라 해가 일찍 지는 바람에 내려 가는 벌써 어둑 어둑 하다.

 

 

 

 

 

융가이 마을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넘어, 우리가 마을 떠난 정확히 12시간 만이다.

   호스텔 주인 아주머니는 우리가 때가 됐는데 오지 않아 걱정을 했다고 한다. 산행은 어땠는지, 고산병으로 힘들지는 않았는지 자상하게 물어 주는 호스텔 아주머니가 정겹다.

 

   우린 방으로 올라 운전팬더를 1등으로 샤워하게 주고, 이어 토끼, 여우까지 씻고는 저녁을 맛있게 먹는다. 헤헷~ 오늘 하루 모두 수고 하셨어요. ^^*

 

 

   내일은 하루 푸욱~ 쉬고 모레부터는 다시 산타 크루즈 트레킹을 시작 예정입니다. ㅋㄷㅋㄷ 특별 번외편인 여우의 이야기가 내일부턴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