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12 Fri 2010 [Taganga] 팬더, 전문의를 만나다.
오늘 아침, 어제처럼 게으름을 피우려고 하던 중 팬더 약이 똑 떨어졌다. 그럼 팬더 약을 구하기 위해 바깥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법. 오랜만에 으릉이 운동도 시킬 겸, 타간가를 빠져 나간다. 그런데 에어컨을 틀어도 더운 이 느낌. 이 더위가 사람을 몇 일 동안 귀찮게 만들었던 주 원인인 것 같다. 히유~~
우리는 근처 큰 마을인 산타마르타로 향한다. 지난 번 못 미덥던 의사선생님을 만났던 탓에 론니플래닛에 소개된 큰 병원을 가보기로 했다. 처음에 간 곳은 큰 대학병원이었는데,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다 하여 거절 당했다.
이 나라 병원 시스템도 처음엔 일반의를 만나고, 일반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문의를 연결해 준다. 그리고 그 전문의가 또 필요하다면 대학병원까지 연결해 주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순서대로 일반의가 있는 끌리니까(Clinic)를 먼저 찾았다. 접수를 하고 30분쯤 기다리자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분도 잘 모르는 분위기다. 그래도 참 정직하게 잘 모른다고 양해를 구하고 전문의를 연결해 준다고 한다. 오~ 지난 번 의사는 성의도 없었는데 이 번 선생님은 여기 저기 전화도 해 보고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연결 해 준다. 그리고는 병원 직원과 같이 전문의를 만나러 갔다.
<큰 병원과 가까이에 있는 적당한 크기의 병원.>
이 곳에서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다. 잠이 깜빡 들만할 때쯤 우리를 불러 진찰실로 들어 간다. 한국인 친구가 있다면서 친근감을 표시하는 이 선생님은 팬더에게 페니실린 주사 1방, 목에 뿌리는 스프레이, 항생제를 처방해 준다. 그리고 여행이 끝나는 데로 한국으로 돌아가 수술을 받을 것을 권한다. 큰 수술이 아니기에 당장 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그럼 이대로 계속 여행을 해도 되는 건가?
그런데, 이 곳의 주사시스템이 좀 그렇다. 처방전을 들고 가 주사를 따로 사와서 다시 일반의가 있는 끌리니까로 가서 다시 접수 한 후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현재, 금요일 오후 4시 반 약국에서 주사를 사고 나니 병원이 문을 닫았다. 다시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단 말이지… 그런데 내일부터는 바란끼야로 카니발 보러 가야 하는데, 이걸 어쩐담?
어제 게으름피지 말고 어제 병원에 왔음 좋았을 걸… 게으름은 우리의 적!! ㅠ,ㅜ
PS. 물가가 싸다고 병원비까지 싸지는 않다. 전문의 5분 만나는 데, 진료비 100,000페소. 전문의 연결해 준 일반의 만나는 데 36,500페소, 약 사는데 67,000페소. 다음주에 주사 맞으러 가는 비용은 아직 더하지도 않았는데… 오늘 하루 의료비로 203,500페소 (약 122,100원) 지출. 점점 병원 가기가 무서워 진다.
PS2. 타간가로 돌아오는 길, 전망대에서 보는 노을은 정말 아름답다. 낮과 밤의 매력이 또 다른 아름다운 타간가. 아름다운 해질녘 모습에 다시 위로를 받는다. 내일 부터는 바란끼야 카니발이다~
<타간가는 낮이든 밤이든 멀리서 보는게 이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