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 생각/끄적 끄적

[스크랩] 콜롬비아 바란낄야에서의 강도 뺑소니 사고

팬더는팬팬 2010. 2. 17. 12:57

안녕하세요

 

콜롬비아에서 자동차 여행중인 팬더(박도령)와 토끼(권낭자) 입니다. 쑥쓰럽네요.

 

 

 

얼마 전 콜롬비아 바란낄야에 카니발이 열렸죠. 사실 오늘까지가 공식 일정입니다만....

 

저희는 3일 째 되는 날 운동장에서 공연이 있어서 보러 갔습니다.

 

뭐 유명 가수가 나오고 사람들이 춤도 추고 하는데 별로 흥이 안나서 남들은 줄서서 들어오는 시각 8시에 저희는 빠져 나갔습니다.

 

 

그런데...

 

막 나가서 4거리 사람들이 좀 있는 곳에서 봉변을 당했지요.

 

이 곳 바란낄야에 친구가 있어서 그 집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그 친구랑 함께 살사바에 가기로 해서 그 쪽 길을 알아보려고

 

잠시 카메라에 미리 찍어두 사진을 봤습니다. 약 10초 정도??? 좋은 카메라는 아니고 산요 작티 입니다.

 

(혹시나 해서 DSLR은 집에 두고 갔지요.)

 

그리고 5초 뒤에 누군가가 인공 눈이 나오는 스프레이를 뿌리더군요 눈을 향해서 !!! 약 5초 동안

 

축제 중에 인공 눈 스프레이와 밀가루 같은 가루가 여기저기 날아다닐 지경입니다. 구석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몇 번은 맞습니다.

 

딱 맞은 순간 1초 정도는 누가 치노 라고 장난 치는 구나 싶었고 3초 후 슬슬  신경질이 나기 시작했고 손으로 가렸더니 가린쪽을 피해서 계속 뿌립니다. 헐.

 

그리고 양쪽에서 2명이 달려들어서 제 주머니를 털더군요. 이 때까지 전 3명인지도 몰랐고, 눈이 안보이니 얼굴도 못봤습니다.

 

2미터 앞에 가던 토끼. 뒤 돌아보니 팬더가 당하고 있길래 황급히 와서는 야~!!!!! 하고는 주머니를 뒤지던 손을 찰삭~찰삭 때렸습니다.

 

그리고 저도 제 앞에 있던 한사람을 밀쳤구요. 그러더니 도망 갔답니다. (전 이때 까지 아무것도 못봄)

 

그 다음 주변 사람들이 괜찮냐고 묻습니다. 사실 워낙에 급하게 일어난 일이나 주변 사람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 순간 의식하지 못했고, 3명 모두 다른 길로 도망 갔다고 그럽니다.

 

50 미터 앞에 경찰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녀석들 덤빕니다. 사실 축제 기간이라 누구나 누구에게 인공 눈을 뿌립니다.

 

만약 저 한테 잡혀서 경찰서 가도 축제라 장난으로 그랬따 그럼 사실...할말이 없을 정도 네요.

 

휴휴~~토끼가 절 살렸습니다. 찰싹찰싹 때리니깐 도망은 가더랍니다.

 

 

 

 

 

그리고 또. 오늘 축제 4일째 마지막 날 다시 산타마르타로 돌아왔습니다.

 

오는 길에 사람들이 행진을 하는 바람에 길이 꽉 막혔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따라서 (거북이 걸음) 가는데 뒤의 차들이 역주행과 갓길 운행을 하면서 2차선 도로가 4차선이 되어버렸답니다. 전 그냥 원래 차선으로 갔구요. 그럼 양쪽에 차들이 차선을 만들어서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 꼴이 되지요

 

그런데 왼쪽에서 트럭이 끼어듭니다. 전 그냥 직진했습니다. 상대는 역주행이고, 전혀 끼워줄 맘이 없었지요. 그런데 계속 들어 옵니다. 전 들어 오지 말라고 손짓을 했는데 계속 옵니다. 전 차를 세웠는데 비스듬히 들어오면서 제 백미러를 건들었습니다.

 

거울 뒤로 젖혀지면서 유리 부분이 흔들거리더군요.(백미러는 괜찮았는데 거울이 덜렁거립니다.) 헐~~~빵빵 거리면서 차를 세워라고 했는데 모른척합니다. 그래서 그때 부터 계속 사진을 찍으면서 긴장되는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뒤에는 트럭과 버스들이 엄첨많고, 역주행을 해야만 앞차를 따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총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해서 불안했지만 이건 뺑소니 아닙니깐. 와....열받더군요. 그리고 계속 업치락 뒤치락 했고, 저보고 자기 차 미러도 부수라고 하네요 햐~~~정말 그 순간 죽여버릴까 란 맘도  ㅋㅋ

 

그리고는 작은 골목으로 빠져서는 마을도 들어갑니다. 빈민가 분위긴데 구석에 차를 숨기듯 세우는데 전 그 주변을 계속 막으면서 못도망가게 박았습니다.

 

결국 차에서 내리더니 이쪽으로 오더군요. 상대는 남자 아저씨 2명 아줌마 1명 , 아기 한명. 가족인 듯한데 트럭 앞자리에 끼어서 앉아서 간듯 합니다.

 

혹시나 해서 전 차 뒤에 있던 목검을 뺐지요 (검도 사범 경력....^^;)

그래도 몰라서 차에 타고는 손님을 맞았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는 돈 못내겠답니다. 의사소통이 거의 안됐지만 제가 전화하는 척하니 전화 하라면서 큰소리 치네요. 그리고 이 동네는 자기 동네라고 그러면서 겁줍니다.

 

전 계속 웃으면서 버팁니다. 그리고 또 트럭이 도망 갑니다. 또 따라가서 아까전의 그 큰도로도 따라 나섭니다.

 

너무 괴심해서 그래 끝까지 가보자고 했습니다.사실 트럭이니 빨리 못갑니다. 계속 추격전을 벌렸습니다.

 

갑자기 차를 세우는데 경찰서 옆입니다. 저도 내려서 우선 그 운전자랑 악수부터 했습니다. (여유로움을 보이기 위해서)

 

그냥 간단히 사건을 설명하니 ( 사진 찍어둔것이 있어서..) 다른 경찰을 부릅니다. 이 사이 주변에 20명이 모였습니다. 동네 주민 인듯 합니다.

 

그리고는 계속 손가락질 하면서 너네 번호판 안붙여서 감옥 간다고면서 헛소리만 합니다. 전 웃으면서 비냥 거렸습니다.

 

계속 당황하지 않고 살짝 미소만 지으면서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운전수랑 옆에탄 아저씨는 계속 경찰관한테 우리 을 보고는 뭐라뭐라하더군요.찔리는게 있으니...

 

잠시 후 다른 경찰이 왔는데 교통사고 전문 경찰 같습니다. 눈빛도 다르고 좀 믿음직해 보입니다. 우선 정중히 악수부터 청합니다.

 

그리고 차량을 확인하고 한명씩 불러서 물어보더군요. 배운 사람인듯 합니다.

 

우선 경찰관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 사고가 났을 경우는 그 현장에 있어야 하는데 그 장소를 이탈하면 효력이 없다고 합니다.

 

뭐 틀린말은 아닙니다만. 길이 엄청 막히는 중에 도망가길래 따라갔다고 했습니다. 덧 붙여서 산타마르타,카르따헤나,바린낄야에 콜롬비아 친구가 있는데 모두 좋은 사람들이다. 대부분 콜롬비아 사람들은 친절하고 좋습니다. 단 이사람만 빼고,!!!! 크게 사고 난 것이 아니라 문제는 크지 않는데 저 사람이 너무 나쁘다.

 

요렇게 까지 이야기 하고 다시 상대편 사람들이랑 대화를 합니다.

 

이 사이 애들 포함 50명이 모입니다. ^^

 

대화를 끝낸 후 우릴 부릅니다. 사실 뺑소니라 일이 크면 아주 커질 것 같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 트럭 운전수가 저한테 아미고라 부릅니다. 기때기 한대 때리고 싶었습니다만....그냥 웃음만 나오거군요. 계속 아미고 그러면서 따라옵니다. 얼마를 줄까 라고..

 

그냥 잠시 대기하니 (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거의 못알아들었습니다)  사무실에 가서 여권, 등록증 등을 주면서 일을 진행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일단 2대의 차를 다 다른 곳으로 가져가서 내일 검사를 받고 마치는데 까지 3~4일이 걸린답니다.

 

햐~~4일이면 우리가 손해일것 같습니다. 그동안 숙박비며 시간이 아까울뿐.

 

이 트럭기사 내외들 다 베네쥬엘라 사람이더군요. 헐 기도 안찹니다. 아까전에 작은 마을 들어가서 자기 마을이라고 했던걸 생각하니. 헐...

 

그리고는 20,000페소를 준답니다. 10불??? 장난합니까. ^^; 물론 직접 거울이 부서지진 않았고, 각도 조절도 되는데, 고정하는 곳이 떨어 졌는지 흔들거립니다. 이 곳에서 같은 부품 찾기도 힘들고, 어쩜 쉽게 고칠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또 베네쥬엘라돈도 기념으로 준다 그러면서 아미고 아미고 그러네요. 햐~~~~ 아까전에 소리 지르고 도망가고, 제가 사진 찍는데 혀 내밀면서 약올리고 그럴 때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옆에 탔던 아줌마 . 제네들 때문에 자기 애기가 운다고 경찰관한테 난립니다.

머리털 쥐어 뜯고 싶습니다.

 

이 상황을 어찌해야하나.......싶었는데. 수리를 해도 20,000페소는 더 나 올지도 모르고,시간이 더아까운 저희로서 그냥 4만 페소달라고 하니 줍니다. 즉....합의를 본거죠. 합의 안보면 내일까지 기다렸다가. 또 다른 과정을 거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오더군요. 말도 잘 안통하니 더그렇습니다.

 

그래 4만 페소 20불. 콜롬비아 일반적으로 하루 10불정도 번다고 합니다. 휴.....20불 이틀치 벌이일텐데...애기도 있고, 착착합니다. 

사실 100,000페소는 적어도 받아야 한다고 맘 먹었습니다만 일이 더 커지는 것도 싫고, 벌이도 시원찮을 사람들도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합의 후. 그 동안 수고 했던 경찰들 마을 주민 50여명. 다들 웃습니다.

 

하지만 제 속은 탑니다. 기분도 엄청 나쁘구요. 혹시 나중에 해꼬지 하면 어떻하나 싶기도 하구요. 차를 못타고 그럴정도도 아니니.....

 

운전수 옆에 탄 아저씨 목을 가리키면서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네요.

 

날이 어두워지고야 경찰서에서 나올수 있었습니다. 그 길로 곧 바로 타강가 캠핑할 수 있는 호스텔까지 와서 지금 글을 씁니다.

 

 

 

 

 

아마 동양인이고, 말도 잘 못하고 하니 대충 끝날 것으로 생각하고 도망 간것 갔습니다. 30분 이상 추격전 벌이고 하니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서 경찰을 자기 편으로 해서 끝낼 생각이었던 걸까요? 콜롬비아 경찰들이 주민과 짜고 외국인 괴롭히는 경우도 있으니깐요.

 

알고보니 베네쥬엘라에서 온 사람들. 결국 둘 다 외국인이고, 나중에 온 좀 더 배운 듯한 경찰 저희 이야기를 듣더니 거의 맘을 정한 눈치였습니다.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할까요?? 어찌나 경찰한테 이야기를 해대는지....

 

그리고 사진. 중요한 정보였습니다. 사건의 시간과 차량 사람이 다 나왔거든요. 나중에는 동영상도 찍었구요.

 

그리고 절대 당황하지 말고 여유로움을 보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총이라도 가지고 해꼬지 할 사람이었다면......어떻게 했어야 할까요??(차에 애까지 있는걸로 봐서는 그렇게 보이진 않아서...)

 

암튼 이틀 연속 무지 피곤한 날이네요. 바란낄야에서 정말 좋은 집에서 아침 대접까지 받으면서 우릴 위해서 직접 차로 스태디움까지 가서 표도 끊어주고 한 그 친구 덕분에 바란낄야에서 즐거웠는데 마지막에 몰아서 좋지 않은일이 겹졌네요..

 

남미 조심 또 조심 해도 지나치치 않습니다.

 

이상.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팬더와 토끼. (Blog.daum.net/iceswan)

 

 

 

출처 : 5불생활자 세계일주 클럽 OWTM
글쓴이 : 팬더는팬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