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일) 소풍 가려고 했지만...
요즘 들어서 갑자기 날씨가 엄청 좋다. 5월. 이미 좋았어야 하지만...에드먼튼 인지라 새벽이면 영하로 내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은 영상 20도. !! 드디어 봄이 왔다.
그래서 오늘 소풍가기로 했다.
어제 브라이언에게 에드먼튼 공원중에 어디가 괜찮냐고 물으니 Rundle 파크가 좋다고 한다. 동쪽 끝에 있어서 멀기는 한데 호수도 있고, 원반 날리기도 한단다. 음...괜찮은데??
우선 통닭을 만들었다. 내가 통닭통닭 노래를 부르니, 유니는 이미 닭을 튀기고 있네.?!! 양념은 따로 만들고 폭삭~튀긴 닭을 찍어 먹으니~얼...맛있다. 마늘을 많이 넣었는데 톡 쏘는 맛이 더하다.
그리고는 롤케잌 만들기. 딸기를 듬뿍 넣어서 만든 롤케잌. 생크림에다 바닐라 향을 첨가하니 늠늠~~맛있다. 향기롭다~!!
재희에게도 전화한다. 오늘소풍갈래?? 네~오빠. 우리집으로 오기로 했다. 재희가 오는 2시간 동안 빨래도 하고, 마져 통닭과 롤케잌을 만들고 꾸몄다. 재희가 온 뒤...다시 상을 차리고 난 자랑스럽게 내가 만든것도 아닌 양념통닭과 롤케잌을 재희에서 내밀었다. ^^ 재희도 맛있다며 칭찬~!!
결국 ...소풍도 가기 전에 도식락을 다먹어 버리고야 만 우리들…..그럼 소풍 가서는 뭐 먹어…ㅠ ㅠ
유니가 면을 볶기 시작한다. 초멘을 만들어서 통에다 담고 출발.~
아직 재희 집 냉장고가 텅~비었다고 해서 우선 장을 보러 T & T 와 슈퍼 스토어를 들렸다. 구석 구석까지 돌아다니고 쇼핑하느라 결국 3시간이 지나버렸지. 이미 오후 6시다. ㅋㅋㅋㅋ 해는 9시 넘어서 까지 떠있으니.아직은 기회가 있어~!!
재희 집으로 도착해서 주차하고, 장본 것들 옮기고 하니 7시가 다 됐다. 흑……….포기다. 사실 몸도 피곤하고 배도 고프고…..어제 브라이언이 자기 친구가 밴드를 한다며 저녁에 와잇 에비뉴에 오라고 해서 소풍 다녀와서 바로 와잇에비뉴로 가려고 했었다. 9시 부터라든데…
그냥 재희 집에서 저녁 먹고 구경도 시켜줄겸 바로 그 쪽으로 가자~!!
라면 2개와 밥, 만들어온 초면, 그리고 파인애플을 먹고는 행복한 한숨을 내뱉는다.
재희 집은 정말 아기자기했다. 이전 주인은 여자 1명. 침대는 퀸사이즈. 한국의 원룸을 생각하면 된다. 책상이 있고, 식탁도 있다. 식탁은 2인용. 책상의 의자 1개 까지 합하면 한번에 3명이서 밥먹을 수 있다. ^^ 배란다도 있다. 14층이어서 밖으로 나가면 아찔하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대부분이어서 건물과 건물 사이로만 저~먼 곳까지 보인다. 딱 2명이서 살기 좋은 이 집. 참 잘 구했다. 샌스있게 벽에 다가 재희 ♥ 진명 이라고 스티커를 사다가 이미 붙여뒀다. 남친이 에드먼튼에 오자마자 돈까스가 먹고 싶다고 해서 오늘 돼지고기와 빵가루등 돈까스 재료도 이미 사둔 그녀~.
이에 와잇에비뉴로 가자. 길을 잘못 들어서 좀 헤매다가 무사히 도착한 이 곳. 차를 적당히 주택가데 주차하고는 걸어서 번화가로 갔다. 작년 여름이 생각난다. 이렇게 걸어보기는 정말 10개월 만이다. 에드먼튼의 가장 활기찬 이 곳. 이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이 놈의 브라이언. 결국 전화를 쌩~~한다. 그럼 어쩌라고…!!! 이녀석 내일 두고 보자! 우리 셋은 여기 저기 다니며 사진을 찍다가 맥시칸 식당으로 들어 갔다. 배는 이미 충분히 부르고 마가리따 한잔하러…^^ 재희는 Hiring 하는 광고를 보고는 가방에서 레쥬메를 빼서 내고 온다. ㅋㅋㅋㅋㅋ 준비성이 대단하다. 호스트와 키친사람을 구한다는데.. 이 술집이 와잇 에비뉴에서 손님이 가장 많은 곳 같다. 어허라~~ID 카드를 보여달라고 한다. 역시 동양인은 어려보인다. ^^ 유니 ID 카드가 없다. 흑………26살을 넘긴 유니건만…. 나가야 하는가… 나도 레스토랑에서 일해서 잘안다며 설득하니..서버가 잔은 2개만 주고 빨대를 한 개 더가져다 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여차 하면 빨대 하나 숨기고 안마셨다고 우기면 그만.^^ 딸기 마가리따 마시기는 성공. 피쳐 (20불) 로 하나 시켜서 나눠 먹는데 아래로 내려갈 수록 데낄라의 쓴맛이 강해진다….이놈...안섞었단 말이냐????
약간 취기가 돈다. 그리고는 전화가 따르릉.
연이 집에 사는 시내라는 여자애. 컴터가 안된다며 연이에게 유니가 새로산 미니 노트북 이야기를 듣고 물어보려고 전화 했다고 한다. 우선 내가 지금 고장난 컴퓨터를 고쳐보고 안 되면 그 때 다시 사라고 하며 통화를 마쳤다.
11시가 넘었다. 재희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연이 집으로 가서 시내 컴퓨터를 가지고 집으로 왔다.
읏...잠온다. 내일 한번 고쳐 보자.
소풍 가려고 했지만 나름 행복했던 하루였다. 통닭과, 롤케잌, 쇼핑, 재희네 집 방문, 와잇 에비뉴에서의 마가리따 한잔. 꽉찬 하루는 언제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 뿌듯함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