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5 Fri 2010 [Panama city] 팬더 병원 가다
아침에 일어 나니 선박회사 두 곳에서 메일이 왔다. 한 곳은 Seaboard 라는 업체로 온라인 견적서를 첨부 했고(US1,160), 필요한 서류들을 우리가 보내주면 예약을 한 뒤 필요한 절차를 알려 준다고 한다. 또 다른 곳은 오늘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한다. 전화를 해 위치를 알아 내고, 오후 1시에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길 찾기가 엄청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나 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서로 다른 위치를 알려 주니 혼란스럽다. 공항 근처라 차는 엄청 막히는데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니 정말 답답해 죽겠다. 물어 물어 도착하니 항구 안쪽에 있는 곳이다. 시간은 어느 새 오후 2시 반, 약속시간에 엄청 늦어 버렸지만 양해를 구하고 미팅이 시작 되었다. 정확한 견적은 월요일이나 되야 이메일로 보내 줄 수 있고 오늘은 그냥 차 보내는 과정에 대해서만 설명을 듣고 왔다. 만만한 과정이 아니겠구나. 갑자기 그 어려움이 몸소 느껴진다. 오늘이 금요일이니 이 회사나 Seaboard 나 두 곳 모두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사무실에서 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팬더가 목에 염증이 생긴지 한참인데 나아지지가 않아서다. 론니에 소개 된 곳으로 갔는데 아주 아주 큰 빌딩안에 개인 병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입구 직원에게 물어 물어 알프레도 선생님과 만날 수 있었다. 다행히 영어를 할 줄 알아 설명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예전에 일본에서 살았던 적도 있어 벽엔 일본 그림이, 책상엔 일본어 회화책이 놓여 있었다. 목을 관찰 하더니 이렇게 큰 건 처음 봤나 보다. 간호사며, 옆 방의 다른 사람들까지도 불러서 구경한다. 음;; 우선은 항생제를 5일치 처방 하셨다. 그리고는 더 정확한 처방을 위해 조직 검사를 해 보자고 한다. 면봉 하나 가져와서 긁어서 실험실로 보내는데, 다음주에 오면 결과가 나와 있을 거라 한다. 큰일이 아니라면 좋겠다. 파나마의 의료시스템은 생각보다 훌륭했다. 우리가 간 곳이 비싼 곳이라 그런지 건물도 좋고 장비들도 깨끗하고 최신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점은 보험이 없으니 가격이 참.. 그렇다. (상담비 : B50, 검사비 : B25, 약값 5일치 :B76 으로 1번 병원 방문에 B150 이상이 날아 갔다. ㅠ)
<파나마 대학 옆에 있던 교회-이런 곳도 있었구나 ㅋ>
<현재 기름 가격 : 일반 2.85 US$ / 고급 302 US$ - 레귤러가 91, 고급은 옥탄가가 95다. 우리나라 수준!!!! >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병원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1분에 2센트 / 1시간이면 1.8불 >
<의사 선생님은 핸펀 카메라로 제 목을 봅니다. 어허~~디카 하나 사시지...>
호스텔에 돌아와서는 잠시 우울해 졌다. 차 운송비로만 천불이상이 나가게 생겼고 우리 비행기 값과 병원비까지 계속 목돈이 들어가니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다른 비용들은 어차피 들어갈 고정된 비용이고, 예측 불가능한 비용인 병원비를 아끼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담 돈 아끼는 길은 빨리 낫는 것!! 자 건강 프로젝트에 들어 가자.
오늘 저녁은 미역국이다. 미역국 먹으면 건강해 지겠지? ㅎㅎ 마침 가지고 있는 황태를 넣고 황태미역국을 끓인다. 우리 호스텔 주인인 쑬리는 내가 만드는 음식에 관심을 많나 보다. 내가 미역국을 끓인다고 하니 깜짝 놀란다. 아마 해초를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는 듯.. 바닷속 동물들 먹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너무 신기해 한다. 우린 육지 동물들인데.. ㅠㅜ 암튼 우리 나라에선 아이 낳은 엄마들이 먹고, 생일 때도 먹는 다니까 너무나 다른 문화라고 하면서 엄청 신기해 한다.
더운 날씨에 따끈 따끈한 밥과 미역국을 먹으니 땀이 비 오듯 흐른다(난 가랑비, 팬더는 장맛비) 찬물밖에 나오지 않는 우리 호스텔에서 샤워를 할 땐 이 때가 기회다. 열 기운이 뻗쳐 찬 물로 샤워를 하니, 휴~ 살겠다. 다시 로비로 내려와서 필요한 인터넷 작업들을 한다. 우선 Seaboard 회사에 필요 서류들을 보내는 것이 먼저다. 그러면 월요일에 다른 사무실에서 견적서가 오면 두 회사를 비교해보고 결정하면 된다. 자동차 등록증과 여권사본 등을 사진으로 찍어서 전송 하는데 파일이 너무 커서 보내는데도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의도하지 않게 내일과 모레는 그저 편히 쉬는 날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