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13 Wed 2010 [Panama city] 무시무시 파나마시티
<어제의 숙소. >
파나마시티로 가는 길. 길도 좋고, 얼마 전 수리를 마쳐서 으릉이 상태도 Goooood. 우리는 오랜만에 속도를 100까지 쑥~ 올려 본다. 미국에서는 80마일까지 놓고 달렸는데(120? 130? 정도), 멕시코부터는 무시무시한 과속방지턱 때문에 평상시 속력을 내지 못하고 돈 내는 유료도로를 탈 땐 한 번씩 120KPH정도 속력을 냈었다. 그 이후로는 으릉이 상태 메롱에 길 까지 안 좋아서 평상시 60KPH를 유지하고 다녔다. 오랜 만에 쭉 뻗은 도로에서 으릉이가 미끄러져 달리니 기분 좋다.
배가 슬슬 고파와 잠시 갓길에 차를 정차하고 씨리얼을 먹고는 다시 출발 하는데 지나 가는 차마다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 본다. 응?? 왜?? 앗...ㅋㅋ 생각 해 보니 아까 우유 먹고는 차 위에 올려 놓고 다시 내리지 않고 차를 출발 한 것이다. 차 위에 우유를 올려 놓고 달리니까 사람들이 다 쳐다 본 것 같다. 신기하게 엎어지지 않고 차 위에 우유가 고스란히 올려 져 있다. 우린 우유를 내리기 위해 차를 멈췄는데 이 때 우유가 앞으로 쏠리면서 으릉이 앞유리에 우유가 주르륵 흘러 내렸다. ㅠㅜ 으릉이 우유맛사지 하는 날 ㅋㅋ 우유를 내리고, 와이퍼로 으릉이 얼굴 살살 닦아 주고는 다시 출발이다.
파나마에서 가장 유명한 파나마운하는 파나마시티로 가는 길에 있어 오늘 운하를 가 보려고 했으나 길을 못 찾고 뺑뺑뺑뺑뺑뻉뺑뺑뺑뻉 도느라 파나마운하 전망대 시간이 끝나서 못 갔다. 9시부터 5시까지 문을 여는 데 배들을 관찰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9~11시, 3시~5시 사이라고 한다. 아메리카 브릿지 입구에는 중국 기념비 같은 게 세워져 있었는데, 파나마 운하 건설 시 많은 중국인들이 희생되어 그 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추측해 본다. 여행을 하다 보면, 중국인들이 세계적 건축물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만리장성,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파나마 운하 등등 천문학적인 중국의 인구로 밀어붙인 결과물 들이다.
<누나 파나마를 작게 그려 놨던가...정말 정말 멉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었던 파나마 가는 길..>
<잠시 쉬어가자자 들렸던 KFC. 가격은 후덜덜....>
<점심으로 맥도널드~!>
<다시 또 이어지는 길....90km 로 계속 달렸건만...네비게이션의 으릉이는 제자리...>
<파나마 시티로 가는 관문. 라 뿌엔떼 데 아메리카- 파나마 운하가 보이는 다리>
<멀리~희미하게 나마 보이긴 합니다.>
우리는 우선 숙소를 찾고 파나마에서 마지막 저녁을 근사하게 먹어 보기로 했다. 우선 론니에 소개 된 호스텔(Zuly;s hostel)로 가기 위해 차를 이리 저리 돌려 겨우 찾은 주소에는 호스텔이 없다. 사라진 건가? 주변 사람에게 물어봐도 아는 이는 없고… 근처 다른 호스텔도 바람같이 없어져 있다. 근처에는 큰 호텔들이 많았지만 우리 예산에 그런 호텔에 갈 엄두는 나지 않는다. 론니에 소개된 다른 호스텔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가 보기로 하고 차를 돌렸는데, 또 그 자리엔 아무 것도 없다. 헉;; 허탈한 우리. 갑자기 어느 할아버지 하나가 다가 오더니 쑬리 호스텔 찾냐고 묻더니 이사 갔다고 자기가 데려다 줄테니 수고 비를 달라 한다. -_- 우리는 할아버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 이사 간 쑬리 호스텔을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 (바로 1분 거리로 이사 했다) 그런데 거기도 오늘 꽉 차서 방이 하나도 없다 한다. ㅠㅜ 역시 파나마의 호스텔은 수요가 많아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 구하기가 빡센 것 같다. 이런 사정을 몰랐으니… 지금껏 어디나 넉넉한 숙소 사정 때문에 예약이라는 단어를 잊고 산 것이다.
우리는 주변의 값싼 호텔을 탐색해 보기로 했다. 큰 거리로 나와 차로 조금 달리니 한국식당이 하나 보인다. 그리고 그 앞에 중급호텔도. 가격을 물어보니 하룻밤에 B130에 아침 포함이라고 한다. 한 사람 당 40불이 넘는다. 차라리 차에서 자고 말지.. 혹시나 한국식당 주인은 이 곳 정보를 더 많이 알지 않을까 싶어 식당으로 들어가 보았다. 사장님께 여행자인데 저렴한 숙소를 찾고 있는데 혹시 아는 호텔이 있는지 여쭤보자 시크하게 비싼 숙소를 가리키며 "조 있네~" 라고 하신다. ㅠㅜ 우리는 저 호텔도 너무 비싸서 더 저렴한 걸 찾고 있다고 말씀 드리자 다시 한 번 시크하게 "난 몰라~ 조 위로 더 올라가 보던가" 하신다. 밥 먹는 손님이 아니라 우리가 귀찮은 모양이다. 우리는 다시 나와서 주변 호텔들을 더 찾아 보기로 했다. 약 5분쯤 센트로 반대 방향으로 가니 호텔들이 여러 개 모여 있다. 처음 가 본 곳은 깔끔한 방에 인터넷과 택스 포함 해 B50이다. 이 정도만 되도 나쁘지 않다. 아까 B130에 비하면 2.5배나 싼 곳이다. 하지만 아직 여러 개의 옵션들이 있으니 다른 몇 군데를 더 둘러보고 오기로 했다. 다음 간 곳은 우리가 최종적은 선택한 Bella Vista 라는 호텔. B45(3인)이라는 가격에 주차장 포함, 로비에서는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고, 방도 깔끔하고 방 안에 에어컨도 있다. 일인당 B15의 가격이니 파나마의 일반 호스텔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그렇게 숙소를 찾았을 땐 어느 새 9시가 넘어 있었다. 우리 파나마시티에 도착한 건 5시인데.. ㅠㅜ 대체 몇 시간을 헤맨 거야. 흑~ 호스텔이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부족한 이 곳에 호스텔 하나 세우면 엄청 장사 잘 되겠다 싶다.
숙소 잡고 근사하게 저녁 먹겠단 계획은 사라지고, 근처 식당들을 탐험하는데, 불도 어둡고 상당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파나마시티 센트로에 들어 섰을 때 높은 건물들의 향연에 깜짝 놀랐는데, 이 곳은 어두운 뒷골목의 냄새가 짙다. 중미의 홍콩이라고 불리는 파나마, 홍콩의 뒷골목과도 상당히 닮아 있다. 우리는 근처 허름한 닭고기 집을 찾아 닭고기와 감자튀김을 주문 해 허기진 배를 채웠다. 가격은 우리나라 동네 치킨/호프집에서 먹는 가격과 비슷한 것 같다. 닭 한 마리와 감자튀김, 음료수 2개에 B11 이다. 무사히 식사를 마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인터넷을 했다. 이제 파나마에서 차를 콜롬비아로 보내야 하는 데 그 절차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 메일을 확인 하는 데, 반론 저널의 한 기자 분이 지수언니 사진을 쓰고 싶다고 연락을 하셨다. 지수언니 사건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면 질수록 언니에게 도움이 되니 당연히 찬성이다. 그런데 기사 마감날짜가 당장인데 원본사진을 보내기엔 용량이 커서 하루 종일 걸릴 것 같았다. 결국은 사진 보내다 팬더가 밤 샜다. ㅠㅜ
PS. 파나마시티에 대한 첫 인상은 ...
엄청 엄청 높은 빌딩들이 즐비한 메트로폴리탄의 느낌이었다. 물가도 비싸고.. 그리고 미국 포드차도 많아서 으릉이 부품 구하기가 쉽겠다는 생각. 하지만 숙소 때문에 고생을 엄청 하고 나니 갑자기 파나마시티가 조금 싫어 짐과 동시에 호스텔 차리기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는 조금 외곽으로 나오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빈민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빈부의 세습과 평등이라는 정의에 대해 생각 해 보게 된다. 완전 평등이 이상적이고 현실 가능성이 없는 명제라면 기회의 평등은 주어져야 한다. 취직, 교육, 의료, 더 나은 삶에 대한 기회 등. 그런데 이런 기회를 얻기 위해선 돈이 필요한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이 지구촌엔 일 걱정 없이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된단 말인가. 그리고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대다수의 우리 나라 아이들은 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닌다. 그런데 이 걸 당연하게 생각하니 그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기 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에 칭얼 되기 일쑤다. 사실 내가 얼마나 많은 걸 누리고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된다면 불평이 줄어들텐데 말이다. 암튼 모든 사회적인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뭐 하나가 정답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어렵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쉽게 해결 되는 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