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Central Ameri.)/Guatemala

Dec 07 Mon 2009 [Quetzaltenango] 이 나이에 숨박꼭질

팬더는팬팬 2009. 12. 17. 15:55
 

오늘 수업이 맘에 들었다. 책을 한번도 빼지 않고 계속 해서 이어지는 4시간 동안의 회화. 멕시코에 입국했을 당시에는 상상도 없었는데. 물론 말문도 많이 막히고 단어도 계속 찾았지만 그래도 배려해주는 선생님과의 대화는 즐거웠다. 한번 토끼는 오늘 우울하다. 몸도 아프고, 선생님이 맘에 들지 않은 것이다. 수업에서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배웠던 것들의 리뷰를 해준다면서 좋아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들어주는 것을 너무 잘하니 말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리뷰를 잘해줬지만 것이 한계. 계속 아는 것들을 천천히 세부적으로 가르칠려고 하니 학생은 정말 답답하다고 한다. 문법도 틀리고, 예를 들지도 못하고, 오히려 학생이 선생님을 가르치는 결과까지 일어났다고 한다. 이런…...그래서 오늘 토끼는 우울하다.

 

집으로 가는 . 중앙공원 근처에 빨래방(Lavanderia) 있다고 들어서 근처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서로 다른 곳을 알려주는 바람에 이리저리 언덕을 오르내리느라 기운이 빠져 버렸다. 결국 찾았는데 가격은 세탁하는데 20Q (3000), 건조하는데 20Q. 미국보다도 훨씬 비싸다. 그럼 세탁만하고, 말리는 것은 집에 가서 널면 된다 싶어서 위치만 기억해두고 내일을 기약했다.

 

몸이 좋지 않았던 토끼는 점심을 먹자마자 잠이 들고, 나도 함께 낮잠을 자버렸다. 일어나보니 6 . 저녁 먹을 시간. 수업이 끝나고 집에 있으면 사육되는 느낌이 들곤 한다. 먹고-자고-먹고-자고를 계속 반복.

 

 

 

<점심은 파스타>

 

 

저녁 밥으로 카레맛이 나는 야채-고기 덥밥이 나왔다. 이제 어떤 음식이든 맛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걱정하지 않는다. 역시나 맛있다.

 

 

 

 

잠시 쉬는데 누군가가 똑똑!! 한다. Laura . ??? 자기들이랑 같이 놀잔다. 어제 놀았다고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 그럼 뭐할까??? [숨박꼭질] 하자고 한다. 이런…..자기네 들은 몸도 작고 구석에 숨을 꺼면서…난 큰데. ^^; 그래도 괜찮다면서 계속하자고 그런다. 그래 한번 해보자. 숨바꼭질. 정확히 언제 마지막으로 했는지 기억이 없다. 아마 초등학교 3학년 이하 라고 생각된다.

 

그럼 시작. 규칙이 조금 다르다. 술래는 1부터 10까지 샌다. ( 20?) 동안 나머지 3명은 , 부엌, 주차장, 구석진 어딘가에 숨는다. 술래는 찾기를 시작하는데 처음 발견된 사람이 다음 술래가 된다. 그리고 발견된 사람은 술래랑 함께 다른 사람들을 찾는다. 매일 둘이서만 놀다가 이렇게 안에서 자기네 들이랑 놀아줄 어른과 함께 하니 신이 모양이다. 라우라는 매번 화장실 안의 아주 대야에 숨는다. 베티는 장롱 , 부엌 탁자 심지어는 쇼파에서 엉덩이가 닿는 푹신한 쿠션이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는 괴기를 발휘한다. 라우라가 할머니 방에 이불 속에 숨었다. 미쳐 숨을 곳을 찾지 못해서 이불 속에 숨었다. ㅋㅋㅋㅋ 그럼 안보이는 알았나보다. 내가 발을 잡고 간질었다. 크크크큭. 내가 숨어 있는데 애들이 찾으면 동시에 !!!!! 하고 놀래켜줬다. ㅋㅋㅋ 잼있어. 18 만에 과테말라에서 해보는 숨바꼭질. ^^ 1시간 동안 우린 집안을 뛰어 다녔다. ^^ 이젠 그만 하고 싶다.    그렇다고 애들에게 그만 할래 라고 하긴 미안하다. 아직 애들인데. ^^ 그래서 그냥 "부에나스 노체스" (잘자) 라고 그랬다. 언니 배티는 알아 들었지만 동생 라우라는 글썽이면서 때를 쓰기 시작했다. 결국 어제 했던 젠가를 한판 더하고는 헤어졌다.

 

그리고 나서….. 다시 똑똑 ^^ 베티다. 같이 불꽅놀이 하자고 한다. 이것 쯤이야. ^^ 그럼 사진을 찍어 볼까?? 애들은 생일 사용하는 막대 불꽃을 가지고 있었다. 쪽에는 초를 켜두고 마당에서 팔을 저었는데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는 열심히 흔든다. 신난다. 그리고 힘들다. ^^; 보람찬다.

 

이거 왠지 매일 애들이랑 노는게 아닐까?? 방의 Andy (영국 남자) 애들이 하자고 하면 매번 No Gracias(됐어, 괜찮아.) 라고 하고는 문을 닫는다. 으이구 ~ 그래도 한번 놀아주면 얼마나 좋은데. 애들한테 그럼 못쓴다 !!

 

 

 

 <조심스럽게 불을 붙이는 Laura>

 

 

 

 

 

 

 

 

 

 

 

 

 

 

 

 

<토끼 특급권법 "하트그리기">

 

 

 

 

 

 

 

 

 

 

 

 

 

 

 

 

 

 

 

 

 

<베티는 신나서 빙글빙글>

 

 

 

 

 

 

PS. 멕시코 산크리스토발에서 부터 걸렸던 코감기가 계속 된다. 약을 계속 먹었는데 도대체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건 감기가 아니라 알레르기 같다. 한국에서도 겨울이면 코감기 약을 달고 살았다. 만성비염이다. 캐나다에서는 공기가 깨끗해서인지 그렇게 추워도(-40) 감기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 과테말라에 와서 정말 심하다. 일단 방안에 창문이 없어서 환기가 되지 않고 먼지도 많은 같다. 도로에 나가면 매연을 화산 연기처럼 뿜어대는 차들이 계속해서 다닌다. 공기가 좋지 못해서 코를 계속 훌쩍 거리는 같다. 그리고 이젠 목까지 아파서 기침도 계속 된다. 어쩌나……. 토끼도 선생님이 맘에 들지 않아서 고민이고,,, 코감기도 걱정이 심하다. 그래서 고민이다. 빨리 여기를 떠날까…? 집은 좋은데. 안정된 식사와 규칙적인 생활. 저렴한 비용. 스페인어를 배우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계획했던 2주보다는 짧게 이번 금요일 까지만 수업을 하고 토요일에 파나하첼로 떠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맘이 바뀔 수는 있지만….

 

 

그리고 의철이가 온두라스 스쿠버하는 까지 함께 여행을 하고 싶어했다. 원래는 과테말라에서 콜롬비아로 가는 것이 목적이지만, 엄청나게 비싼 비행기 표와 한국 집에서 빨리 들어오라는 부모님의 성화(?) 인해서 일정을 바꿔버린 같다. 의철이가 있다면 스쿠버도 같이 할 수 있고 온두라스까지의 여행 경비가 줄어드니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