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01 Tue 2009 [Quetzaltenango] 과테말라 입성기
감기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콧물은 계속 나고, 이제 목까지..
밥솥을 이용하여 따뜻한 핫초코를 만들어서 몸을 좀 데운다. 9시가 되어서야 짐을 정리하고 나올 수 가 있었다. 차 시동을 걸 때의 걱정은 이제 안해도 되겠지? 윽 요 며칠간 정말 징그러웠다.
Comitan쪽으로 차를 몰았다. 버스로는 산크리스토발에서 과테말라 국경까지 3시간.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 께찰테낭고 까지는 또 다시 4시간이 더 걸린다고 한다. 국경에서의 서류 절차와 혹시 중간 중간에 쉬어 간다면 아마 날이 어두워 지고서야 도착할 것 같았다.
국경까지의 도로는 좋았다. 새로 길을 만들었는지 아스팔트가 반짝반짝 윤이 나고 있었다. 최대한 쉬지 않고 계속 운전을 했다. 날이 밝을 때 많이 가 둬야지 처음 땅을 밟을 나라에서 어두워진 뒤에 길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4명의 입국세를 위한 약 100페소 정도의 공금만을 남겨두고 잔돈까지 모두 주유소에서 써버렸다. 과테말라 기름값이 더 비싸다고 하니 최대한 많이 가져 가는 것이 이익이다. ^^
오후 1시 반 경. 과테말라 국경에 도착을 했다. 특별한 점이 없었다. 뭔가 삼엄해 보이지도 않고, 맘만 먹으면 불법 입국을 쉽게 할 수 있는 듯 했다. 국경을 사이로 양쪽으로 쉽게 사람들이 오간다. 우선 우리가 알고 있던 정보는 입국세가 1인당 10께찰.(약 17페소 = 1500원)정도라 한다. 과테말라에 처음 입국한다고 그럼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주의 하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꽤 자신있게 출입국 사무소로 향했다. 그러나 우선 멕시코에서 출국을 증명할 여권에 도장을 찍으려고 하니 우리가 지나온 마을 (국경에서 4KM 떨어짐) 로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캐나다에서 부터 오토바이 여행을 하고 있는 두 어르신 들과 함께 다시 되돌아 가게 되었다. 멕시코 입국할 때 받은 증명서와 차량 시리얼 넘버를 확인한 후에 멕시코로 다시 돌아올 의사가 없다고 하니 앞 유리창에 붙인 180일 운전 허가 스티커를 반납하게 되었다. 캐나다 어르신들은 되돌아가야하니 그대로 붙여 둔다. 특별한 어려움 없이 무사히 출국 도장을 받은 다음에 다시 국경 쪽으로 갔다. 이 곳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차량 통행에 따른 비용이 없다고 들었는데 검역 비용만 무려 42 Q 이나 한다. 실제로 검역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 6000원 정도 지만 지금 우리가 가진 공금은 100페소. 깨찰로 환전한 55께찰 밖에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차량 검사를 받는 데 비용이 위에서 말한 42 Q. 그리고 차량 등록증을 받는데 또 돈이 든다. 이런…… 다행인 것은 사람에 따른 입국세는 없다는 점이다. 오늘이 12월 1일. 이러한 사실이 오늘 날짜로 발행된 문서가 사무실 앞에 붙여져 있었다. 혹시 오늘 부터 바뀐 건가….ㅠ ㅠ 40께찰로 생각해서 100페소만 남겨 두었는데 자동차 때문에 100께찰 가까이 들게 생겼다. 결국 선호형의 비상금을 빌려서 국경을 무사히 통과했다. 차량 통과를 허가 받기 위해서는 꼭 자동차 소유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있어야 한다.
<멕시코-과테말라 국경>
<과테말라 국경 관리인- 인상 펴세요~~! 무섭게 ^^>
<문 앞에 붙은 차량 검역 가격표-검사도 안할꺼면서..>
<멕시코 이민관리국-멕시코를 육로로 벗어 나려면 꼭 이 곳에서 도장을 받고 가야 합니다.>
<멕시코 차량 이민관리국- 옆에 오토바이 여행자 캐나다 아저씨 2분이 보입니다.>
<다시 돌아간 마을에서 멕시코 허가증을 때어냅니다. 멕시코야 빠빠잇!>
<다시 국경으로 돌아가서..>
<여행사 버스로 지나가는 개인 배낭여행자들 >
<환영의 메세지를 전하는 과테말라. 국기는 꼭 아르헨티나의 것과 닮았네요>
<여권에 도장 받는 곳.-과테말라, 마침 점심시간이라 기다립니다.>
<바로 옆 건물에서 다시 차량 운행허가를 받는 절차를 진행 합니다.>
<그럼 이런 딱지를 주는데 창문 앞에 떡하니 붙이면 국경에서의 과정은 모두 끝!>
쟈~~~ 아메리카 대륙의 5번째 나라 과테말라로 들어섰다. 예전에 멕시코에 입구할 때와 비교해서는 쉽게 지나왔지만, 지금의 몸상태와 정신 상태, 배고픔으로 인해 완전 피곤해져 버렸다. 국경을 지나서 ATM 기가 있는 은행을 발견해서 우리는 2000Q (35만원) 을 출금했다. 과테말라에서 2주간 스페인어 과정을 연수할 생각인데 우리가 오늘 도착하는 Taka house 라는 일본인 숙소에서 중계를 하는데 일주일에 미화 110불 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하루 4시간 1:1 수업과 7일간의 숙소. 그리고 3끼 꼬박꼬박 나오는 현지 식사가 포함된 점. 멕시코 오하까의 생활과 비교했을 때 거의 1/3 수준의 가격이다. 거기다가 1:1 수업이니…..비교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현지 화폐와 달러를 선택해서 지불해야할 시에는 왠만하면 달러가 이익이다. 그렇다고 께찰을 다시 달러로 바꿔서 지불하는 것이 더 나은지는 현지 환율과 학원 자체 환율에 따라 달라지겠다. 오늘 출금한 것을 봐서는 수수료가 2불을 때였는데 16Q로 환산 되었다.
과테말라의 도로 사정. 국경을 통과해서 처음 느낀 점은 Tope(과속 방지턱) 가 없다는 점이었다. 와~~좋다고 한 참을 가는데 점점 또빼가 하나 둘씩 나오더니 결국 멕시코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도로가 되어버렸다. 멕시코 보다는 조금 완만한 또빼라 그나마 다행이다. 공터에서 잠시 씨리얼과 빵으로 요기를 때우고, 다시 출발했다. 길이 어렵지는 않았다. 아직까지 네비게이션이 큰 힘이 된다. 동서남북 방향과 도시간 도로는 대충나오니 잘못 길을 들어서도 금방 알게 된다.
<만과테말라 국기가 걸린 국경지역 시장>
<잠시 쉬어서 점심을 먹어요>
아침에 예상 했던 대로 날이 저물고 1시간을 더 운전 해서 께찰테낭고에 도착을 했다. 과테말라에서 2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옛 도시 명이 Xela 이다. 사실 스페인의 식민지로 도시 이름이 쉘라라고 바뀌었다. 께찰테낭고라는 이름은 스페인이 오기 전의 이름. 께찰꼬아뜨로 라는 떼오띠우아칸 문명의 비의 신의 이름이랑 비슷한데 알고보니 이와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아직 까지는 Xela 라고 더 많이 불려지고 있는 듯 하다. 께찰테낭고는 몇 개의 Zone 으로 이루어 져있다. 우리가 갈 곳은 도시 중심의 Zone 1.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오늘의 숙소 Taka House. 선호 형이 멕시코 시티의 팬션 아미고라는 저렴한 일본인 숙소에서 알게된 과테말라의 또 다른 일본인 숙소이다. 일본인들은 이렇게 곳곳에 자신들의 아지트를 만들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여행 할 때 그 곳만을 중심적으로 다닌다. 몇 바퀴를 돌아서 겨우 타카 하우스를 찾았다. 숙소에 있던 일본 애들 3~4명이 나와서 차를 가지고 온 우리를 엄청 신기하게 처다보면서 도와줄 것이 있냐고 묻는다. 일본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양인 보다는 훨씬 정이 많다. 여기서 또.!! 문제는 주차. 과테말라에서는 절대 밤에 길거리에 주차를 하면 안된다고 한다. 새벽만 되면 차를 다 부셔두고 차를 열어서 가져 갈 수 있는 것들은 다 싹 쓸어 간다고 한다. 실제로 멕시코 거리와는 다르게 거리에 차들이 거의 없었다. 골목골목이 좁고 자갈도 깔려있다. 운전하기는 쉽지 않은 이 곳. 타카 아저씨가 직접 밖으로 나왔다. 숙소에 주차 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해서 사설 주차장을 알아보러 가셨다. 그런데 의외로 다들 일찍 문을 닫았다.(현재 시간 7시 반) 30분을 헤맨 끝에 근처 사설 주차장을 찾았는데 밤 주차는 25Q (4500원)이다. 아침 8시에 차를 빼야만 한다….이런. ㅠ ㅠ 그럼 낮에는???? 낮의 타카 하우스 앞은 안전하다고 하니 아침에 차를 이 쪽으로 다시 빼두자. 이러다가 여기 있는 동안 주차료만 내면서 왔다갔다 하는게 아닌지…… 우선 차를 두고는 숙소로 들어왔다. 이야~~ 여기 숙박비가 하루에 35Q 이다. 우리는 3명 분의 숙박비를 내는 것. ^^; 오래 있는 곳이 못 되는 구나.
우리는 바로 내일부터 홈스태이와 스페인어 수업에 대해서 물어 보았다. 친절한 타카 아저씨는 여기 저기 전화를 해보더니 OK 하신다. 우리 홈스테이의 1순위는 주차장이 있는 곳!!! 다행히 한 곳이 가능했다. 휴…..내일 부터는 주차비를 안내도 되겠구나.
<께찰테낭고 가는 길. 너무나 신비로운 색을 지녔던 해질 무렵의 하늘>
<타카 하우스의 도미토리-9개의 침대가 있다.
>
<토끼가 만들어 준 침대>
<복도- 컴퓨터가 있고, 옆에는 부엌이 있습니다.>
원래 선호형 (좁은 형)은 이 곳에서 공부를 하려고 맘먹고 이 도시로 왔고, 의철이도 형을 따라서 왔다. 의철이는 얼마나 있을 지는 정확하지 않는 것 같았다. 우선 1주 해보고서는 결정 하려나 보다. 우리도 마찮가지. 중미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과테말라에서 오래 있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우선 든다. 저렴함 수업 비용에 끌려서 과외를 결정했지만 우리는 원래 여행 중이잖아~!!
생각보다는 쉽게 과테말라에 입국했다. 이제 자동차 여행의 이력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서 지도 보는 능력과 자갈길, 비포장 도로의 운전 실력이 점점 늘고 있는 것 같다.
이 곳도 산크리스토발과 마찬가지로 쌀쌀하다. 아래 위 내복을 입어도 춥다. 이불은 기본으로 3겹. 감기와 오랜 운전. 그리고 스트레스로 어질어질….하다. 나도 그렇지만 의철이도 감기가 심하다. 남자 셋이서 남은 쿠바산 럼을 두어잔 들리키고는 깊은 잠에 빠졌다. 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