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21 Sat 2009 [Havana] 길거리 음식의 천국 아바나.
아바나까지 가는 택시에 우리 말고 또 다른 동승자들이 있었다. 칠레에서 온 두 아가씨는 뜨리니다드에서 바로 비냘레스로 향하고, 그 사이인 아바나에서 우리는 내린다. 우리가 탈 차는 흰색 폭스바겐 택시. 팬더와 나는 사이 좋게 뒷자리에 앉아서 아바나까지 약5시간 동안을 어정쩡한 자세로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 그리운 우리 으릉이~ ㅠㅜ
5시간 후, 택시에서 내리는데 왜 이리 피곤한 걸까? 그래도 (버스정류장 - 목적지)라는 중간 이동 단계를 생략할 수 있어서 자유시간이 조금 더 늘어났다. ^-^
<이 차에 손님 4명과 큰가방 4개를 구겨 넣고는 이대로 쭉................ ㅠㅠ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음>
<중간에 잠시 한번 쉽니다.>
다시 찾은 아바나는 역시나 여전히 시끌벅적이다. 다시 숙소를 찾아야 할 시간인데... 이제는 더 이상 쿠바여행의 초보자가 아니기 때문에(과연? +_+), 처음 지낸 숙소인 25CUC보다 낮은 가격의 숙소를 찾아 보기로 했다. 지도를 보며 길을 찾는 우리에게 호객꾼들이 하나 둘 말을 걸기 시작했으나 처음 호객꾼은 40CUC 를 부르며 우리를 시험 해 보는 이였고, 두 번째 호객꾼은 우리를 불법까사로 인도하시는 분이셨다. 불법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어 본 경험에 비추어, 불법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조금 저렴하지만 신경 써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No Gracias!
이제는 그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까사를 찾아 보기로 했다. 5불당에 누군가가 추천해 준 숙소인 까삐뚤리오 하우스로 어렵게 어렵게 주소를 들고 찾아가니, 할머니가 한국인이 왔다고 덥썩 안고 반가워 해 주신다. 우리가 근 한달 만에 찾은 한국인이라고 하며 두 팔 벌려 환영해 주는 할머니가 참 고맙다. 가격을 묻자 할머니는 "Para Japones y Coreanos, Siempre 10 cada una persona"(일본인, 한국인에게는 언제나 1명 당 10CUC)라고 밝게 웃으며 말하신다. 그렇다면 우리는 총 20CUC. 어쨌든 목표했던 25CUC보다 저렴한 숙소 찾기는 대성공!이다. ^^* 크크큭
천천히 둘러보는 숙소는 적당한 크기의 거실이 있고, 할머니가 쓰는 방, 중국인 5명이 쓰는 방, 우리 방, 부엌, 욕실 등이 나름 길다랗게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집 안의 여러 개의 방이라는 느낌보다는 여러 개의 독립된 집들이 있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거실에는 일본어로 쓰여진 가이드북 을 비롯해 영어판 론니플래닛, 심지어는 한국 소설책 및 쿠바 관련 책들도 있었던 것이다. 아~ 오랜만에 한국말로 쓰여진 책이 어찌나 반갑던지… 하루 정도 더 여유가 있었으면 집에서 책도 읽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텐데… 아쉽기만 하다.
내가 책장에서 꺼내 든 책은 개도 고양이도 춤추는 나라 쿠바 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제목은 많이 들어 보았는데 읽어본 적은 없는 책이다. 부부가 여행하며 아내는 글을 쓰고, 남편은 사진을 찍는데 역할 분담이 우리와 비슷하다. ^-^ 책의 내용은 공감 가는 부분도 어느 정도, 공감 가지 않는 부분도 어느 정도인 무난하고 평범한 책이었다.
<까사 까삐뚤리오.- 까삐뚤리오를 정면으로 바라 보았을 때 건물을 끼고 오른쪽 골목에 116번지 입니다. 간판이 없어요>
<주인 할머니가 떨어뜨려주신 키로 문을 열면...헉????? 합니다. ㅋㅋㅋ>
<하지만 실제 실내는 참 깔끔합니다.>
<침실.>
<침실 창에서 바라본 옆 건물. 뜨억.>
우리에겐 그렇게 매력적인 책이 아니어서 인지, 얼른 책을 덮고 다시 아바나로 나가 보기로 했다. 어제 고수입을 올린 고스톱에서 딴 돈이 약 86M/N. 이 돈을 가지고 아바나 길거리 먹거리 탐방을 나가보자.
<차이나 타운 정문>
<이쪽은 뒷문?? ^^>
<정문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건물>
처음 우리 시선을 사로 잡은 음식은 족발햄버거. 햄버거 패티 대신 족발을 안에 넣은 신기한 햄버거였다. 우리는 맛을 보기 위해 우선 하나를 주문하고 돈을 지불하는데, 식당 안쪽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과 식당 직원들이 다 같이 웃기 시작한다. 뭐지? ?.? 추측하기로는, 외국인 중에 CUC와 M/N을 헷갈리는 사람이 많기에 우리도 헷갈려 더 많은 돈을 주고 갈 거라는 예측이 엇나가서 자기들끼리 깔깔~ 웃는 것 같다. 분위기 파악을 한참 하다, 나도 끝내 같이 웃어주고는 햄버거를 한 쪽 손에 들고는 다시 거리로 나왔다. 맛은 생각대로 족발 맛이었다. :) 빵에다 끼어먹는 족발 ㅎㅎㅎ (5M/N)
차이나 타운으로 향한 우리는 볶음밥에 도전 해 보기로 했다. 큰 돼지고기가 오므라이스처럼 덮인 볶음밥에 미리 준비한 케찹을 뿌려 먹자 너무나도 훌륭했다. 특히 위에 얹어진 고기가 너무 부드럽고 맛있어서 행복했던 시간. (25M/N) : 숟가락은 미리 준비해 가는 센스!!
<돼지고기 볶음밥 25MN>
차이나 타운에서 약간 위쪽에 위치한 공원엔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오홍? 여러 가지 진기한 풍경들이 가득하다. 중고품으로 가득한 상점엔 발 디딜 틈도 없었고,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들이 참 쿠바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뭐든지 기다리고 인내해야 하는 쿠바. 바쁘게 살던 한국 사람들이 단체로 오면 속 터져 죽을 곳.
<옷을 사기 위해서 모여있는 사람들>
우리도 그 중 하나의 줄에 자연스럽게 그들과 섞여 우리의 차례를 기다린다. 우리가 선 줄은 치킨 덮밥을 파는 곳. 볶음밥 위에 프라이드치킨 하나를 얹어주는 간단한 음식이지만, 아까 먹은 볶음밥과 무려 10M/N가 차이가 나기에 이렇게 길게 줄이 늘어 서 있는 것이다. 음료수 하나와 치킨 덮밥 2개를 주문하고 근처 공원에 앉아 먹는데 오랜만에 야외에서 도시락 까먹는 기분이라 신난다.(총 40M/N)
<공원 가의 간의 식당- 줄은 기본 20명>
<진짜 치킨 덥밥- 쿠바는 참 솔직한 곳. + 쿠바 콜라 '뚜꼴라'>
우리는 집 근처 햄버거 가게에서 내일 점심으로 먹을 햄버거 2개와 감자, 너겟 등을 포장(총 18M/N). 내일 탈 공항으로 가는 버스의 버스정류장을 미리 알아보기 위해 가는 길에 두 스쿱이 예쁘게 올려 진 떠 먹는 아이스크림도 냠냠냠 사 먹었다.(6M/N)
이렇게 몇 군데서 군것질을 하고 나자 배가 부른다. 길거리 음식으로 느끼는 행복감에 다시금 '아직은 살 만해(여행 할 만해)'라고 쿠바에 대해 평을 순식간에 바꿔버리는 토끼와 팬더였다
그리고는 다시 집으로 가서 잠시 쉬고 다시 나올랬는데 과식을 했던가..? 그냥 그대로 잠듭니다 ^^
<체스방>
<버스를 타기 위해서 줄을 선 사람들: 100명 이상.^^>
<줄은 섰지만 막상 버스가 오면..우르르 달려 갑니다.>
<차이나 타운 내. - 그렇다고 중국 사람이 많이 보이진 않습니다.>
<거리 공연>
<다음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걸까요?>
<아바나에도 아디다스 매장이 있습니다. 혹시 아디다스가 미국 것인가요??? 가격은 한국과 비슷함>
<처마 밑을 이렇게 장식해 뒀네요.>
<쿠바여 안녕!!!!@@ ~~>
- 내일은 드디어 멕시코로 건너가서 우리 으릉이를 보러 갑니다. 야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