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15 Sun 2009 [Havana] 점점 쿠바가 좋아지다.
생각보다 일찍 아침 8시에 일어나 씻고 이래저래 나갈 준비를 하고 나니 아저씨가 아침 준비가 다 됐다고 나오라고 하신다. 직접 구운 과자와 버터, 그리고 커피가 정갈하게 테이블에 놓여있다. 그 유명하다는 쿠바 커피를 오늘 맛 볼 수 있겠다. 이 집의 경우, 아침은 방값에 포함이라 공짜로 맛 보는 커피라 그런지 더 향긋한 냄새가 코를 간지른다. 보통커피처럼 커피 잔에 가득 따라 한 입을 머금는데, 헉~ 엄청 강렬한 쓴 맛이다. 에스프레소면 에스프레소라고 말 좀 해주지 ㅠㅜ 수제 과자는 바삭하지만 부드러운 버터와 엄청 잘 어울렸다
우리의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아저씨와 의논을 했다. 우리가 계획했던 8박 9일 일정보다 쿠바에 더 머물고 싶은 맘에 비행기 티켓을 변경하기로 한 것. 아저씨는 꾸바나아비아시온(쿠바항공)으로 전화를 해 보았지만 번호가 바뀌었는지 연결이 되지 않는다. 아마 직접 항공사 사무실로 찾아가봐야 할 듯 싶다.
우리는 우선 환전소인 까데까로 가 나머지 유로를 환전하기로 했다. 나머지 280유로를 환전하니 371.9 CUC가 손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중, 5CUC를 현지화폐인 M/N로 다시 재환전 하였다. 그리고는 말레꼰을 따라 저 멀리 베다도 지역까지 슬렁 슬렁 걸음을 나섰다. 지나는 길에 현지 햄버거도 사먹고(5M/N=약250원) 사진도 찍으면서 어느 새 도착한 항공사는 일요일이라 굳게 닫혀진 채였다. 내일 아침에 다시 오는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오늘 길을 알아 두었으니 내일은 조금 더 쉽게 오겠지?
<집 앞의 거리. 어제 밤에는 몰랐는데 건물들이 화려하다. >
<250원 짜리 햄버거 치킨 맛 , 소고기 맛. 캐첩을 뿌려 달라고 하니, 정말 조금..^^; 결국 가방에서 우리 캐첩을 꺼내어 버렸다.>
<쿠바의 올드카 행진이 시작된다. 사실 반 이상이 이렁 종류의 차들이다.>
<말래꼰 쪽으로 걸어갑니다.>
<쿠바에서 이 정도 건물은 깨끗한 편에 속합니다.>
<길을 건너면 바다가 보이는 말래꼰! 알록달록 차들이 줄 서있네요. 우리나라도 이랬음 관광객들에게 인기였을 텐데>
<말래꼰 입니다. ^^ 멀리 보이는 곳이 번화가인 베다도 지역>
<막 수영을 마치고 나온 어르신>
<바다가 보이는 곳에 이렇게 적어도 100년은 된 듯한 건물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바위 위에서 낚시 질을 하고 있던 소년>
<항공사 사무실을 찾가가기 위해 말래꼰 해변을 계속 따라서 걸어 갑니다. 정말 덥습니다.>
<가도....가도......ㅠㅜ>
<단체 낚시꾼들이 출몰. 이 것이 쿠바의 느낌이랄까요...?>
<햇빛을 피해서 골목으로 들어가서 계속 걷는데 마을 사람들이 관심을 슬적 보이기 시작합니다. 치노~치노~>
< 친철한 마을 사람들이 길을 알려 줍니다.사진도 먼저 찍어 달라고 그러구요.>
<한 건물에 꼭 한 두명씩은 테라스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답니다.>
<골목을 가득 매우고 있는 난생 처음 보는 보는 차들>
<이 오토바이는 가지고 싶을 정도로 앙증 맞음 이걸 타고 여행을 하는 로망?? 비 오면 고생이고 햇빛에 다 타버리겠고. ㅋㅋ>
<참. 배다도 지역까지 다 왔습니다. 그런데 보통 모퉁에 있는 건물 벽에 길 이름이 써져있는데 이 지역에는 건물에 길이름이 없더군요. 알고보니 이렇게 아래에 있습니다. 길 23번이 번화가 입니다.>
<간판만 확인하고는 일단 철수! Calle 23 과 P 에 항공사들이 모여 있답니다.>
우리는 지금 있는 지역에서 가까운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가보기로 했다. 꼬펠리아라는 아이스크림 집은 현지화폐로 저렴한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는 데이트장소로도 손 꼽히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는 20분간의 줄을 선 후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4인 기준 식탁이라, 앞 사람 2명과 같이 테이블을 쉐어해야 했다. 우리는 2가지 다른 맛이 한 쿱씩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을 상상하고, 각각 바닐라와 레몬 맛 아이스크림을 주문했으나 결과물은…….5스쿱 짜리 바닐라, 5스쿱 짜리 레몬 맛이 각각 나와 한 사람당 10스쿱을 먹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은 다 먹지도 못하고 배탈만 났다. 하지만 가격은 착하게도 20스쿱에 20M/N.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진기한 풍경이다. 한 사람당 5스쿱짜리 접시 5개쯤은 쌓아놓고 배고픈 걸 배 채우듯 너무 열심히 먹고 있는 것이다. 참 알면 알수록 신기한 나라 쿠바다.
<아바나 제 1 아이스크림집. 가족들,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저기 보이세요? 아이스크림 집 앞 줄입니다. 한 블럭에 꽉 차게 줄서 있습니다.>
<실내는 2층으로 굉장히 큽니다>
<다른 맛 2개 달라고 했는데 1인당 2 컵씩 줍니다.. ㅠ ㅠ 토끼는 1컵만 , 아이스크림 귀신인 팬더도 결국 남은 것을 다 못먹고 포기 >
우리는 우리 까사 주인 아저씨가 적극 추천한 삔뚜로(그림)거리로 가보기로 했다. 벽면 전체에 예쁘게 페인트를 칠해 놓았고, 오전에 가면 공연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무렵에는 공연이 거의 막바지에 달했다. 레게음악을 연주하고, 사람들도 자유로워 보였다. 욕조를 잘라서 만든 의자에 잠시 몸을 쉬게 하고 주위를 살폈다. 멀리서 허물어지기 1시간 정도 되는 건물들이 올려다 보이고, 작은 거리의 벽면에는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작은 스테이지도 하나 있고, 그 거리 자체가 이 곳에서는 큰 볼거리 였다. 잠시 쉬다 이 거리를 벗어 나려는데 한 아주머니가 친근하게 말을 걸어온다. 한국에서 왔다니 한국야구가 무척 좋다며 칭찬을 해 주신다. 그러더니 기념품이라며 체 게바라가 그려진 지폐를 손에 쥐어준다. 그러더니 마지막에 하는 말이, 아이가 3명 있는데 아이를 키우는데 돈 좀 달라는 이야기. 어쩌지? 싶다. 사실 가난한 나라를 여행하다 겪는 안타까운 찝찝한 기분이다. 한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 선 영역이기에…
<공중 전화기 >
<아바나 대학. 오늘이 일요일이라 못들어 가게 했습니다.>
- 벽화가 많은 하멜 거리로 들어 섭니다. 일요일이면 공연이 펼쳐진다고 하네요.
<흑인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
더운 날씨에 너무 많이 걸어서 조금 지쳤다. 버스를 타고 다시 센뜨로로 돌아온 우리는, 유명한 쿠바발레를 맛보기 위해 국립국장을 찾았다. 특별공연 때문에 발레는 하지 않았고, 우리는 아쉽지만 발레대신 특별공연인 플레밍고를 보기로 했다. 여기서 엄청난 가격차를 보고는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지인 가격 5M/N, 외국인 가격 20CUC. 96배에 달하는 엄청난 가격차다. 그래도 예술이 발달한 나라 쿠바에서 공연을 꼭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에 티켓 구매.
5시에 시작하는 공연은 공연 10분 전임에도 불구하고 입구를 개방하지 않았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우리는 근처 다른 사람에게 시간을 물어보니, 우리 시계가 한 시간 빨랐던 것. 깐꾼과 꾸바는 한 시간의 시차밖에 없는데 2시간을 돌려 논 셈이었다. 이런. 어쩐지 아저씨가 8시에 아침 준다 해놓고, 9시에 아침을 주더라니.. 난 아저씨가 바빠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정말로 그런 줄로만 알았다.
<까삐뚤리오 광장 앞. 꼬꼬 택시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고, 관광객들은 기념 사진을 찍기도 한다>
<번쩍번쩍 택시. 1시간 시내 택시 투어에 30CUC 를 부른다.>
<까삐뚤리오 앞의 유명한 흑백 사진사. 현상도 즉석에서 된다. 예전에 북한에 다녀 적이 있는데, 개를 구워서 먹는다는 말에 놀랬다고 하신다.^^>
<반 대머리 아저씨와 공연 시간 까지 30분은 이야기 했음. 세계 여러나라에 관심이 많았던 그 분>
<머리 아팠던 그 분과의 대화는 토끼에게 맞기고 난 사진을 찍으러~~~ ㅎㅎ-까삐뚤리오 앞>
<어느 나라의 도서과 처럼 사람들은 그냥 시간을 죽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바나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지나치는 이 곳>
<까삐뚤리오(국회 의사당) 천정에는 24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다고 한다. 쿠바의 거리계의 기준이 되는 이 곳.>
스페인에 가야 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플래밍고 공연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니..참 행운이다. 그리고 아마 모르긴 몰라도 스페인보다는 저렴하겠지? 국립극장은 생각보다 꽤 큰 규모였고, 2층에는 발코니 석이 고풍스럽게 놓여 있었다. 왠지 옛날로 되 돌아가 드레스를 입고 발코니 석에 유명한 백작님이랑 같이 공연을 봐야 할 것만 같다. (그럼 팬더는???? )사진을 못 찍게 하는 통에 제대로 된 사진은 찍을 수 없었던 점이 무척이나 아쉽다. (사회주의 쿠바에서는 법 안 지키면 왠지 바로 철창 갈 것만 같은 두려움;;;;)
수 많은 여자 무용수들이 나와 정열적으로 팔을 꺾으면서 탭댄스를 쳐 댔지만, 정작 남자 무용수는 한 명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악단이 부르는 노래를 알아 들을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모자란 스페인어 실력이 괜히 야속하다. 같은 춤을 추는 무용수지만은 왜 더 예쁜 언니들이 더 요염하고 춤도 잘 추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역시, 인간은 객관적인 판단을 못하는 존재 일지도.. ^^
정열적인 춤 한판이 끝난 뒤, 내가 예술가마냥 흥이 난다. 그네들을 따라 목과 팔을 꺾어 보지만 쉽지 않은 동작들이다. 그래 예술가가 괜히 예술가겠어~, 춤꾼이 괜히 춤꾼이겠냐 싶다
<대 극장 안>
<연기중에는 사진을 못찍고,피날이 되어서 한장 겨우 찍었다. 잘 못 걸린 사진 한장으로 강제 출국 당할 것만 같았음.>
오늘 너무 많이 걸어서 일까? 갑자기 피곤이 급~ 밀려온다. 우선 숙소로 돌아가서 조금 쉬다 다시 나와야지~ 숙소로 돌아가니 아저씨는 오늘 큰 축제가 있다고 알려주신다. 내일이 아바나를 발견한지 490년 째 되는 날이라, 오늘 전야제처럼 큰 축제가 있다는 것이다. 매년, 이 날이 되면 사람들이 성당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려서, 성당 안 나무를 3바퀴쯤 빙빙 돌고 돈을 나무에 던진 후, 3가지 소원을 빈다고 한다. 그 다음 거리 곳곳으로 행진을 한다고 하는데, 조금 쉬다가 아바나비에호 쪽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아바나는 크게 세 곳으로 나뉩니다.>
집에서 누워서 쉬다가 라면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 9시에 열리는 스페인 군대 포격식을 보러 가려고 했으나, 가격대비 만족도가 그리 높을 것 같지 않아 동쪽말레꼰의 저녁경치를 감상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아바나비에하를 둘러보다 야외주점에서 파는 해적맥주(부까네로 :팬더꺼)와 오렌지맛 음료수(토끼꺼)를 사서 말레꼰을 바라보며 먹으니 제법 상상했던 쿠바의 하루와 비슷하다.
12시가 다 되어 성당주변을 다시 둘러보니 그 나무에 소원을 빌러 온 사람들로 줄이 백미터도 넘게 늘어서 있다. 대단한 진풍경이다. 모든 아바나시민들이 다 여기 나왔나 싶을 정도로 붐빈다.
가만 보면, 우리는 참 축제 운이 좋다. 캐나다 엘로우 나이프 갔을 때도 '캐리보우 카니발'이 우연히 겹쳐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시애틀에서는 게이축제를 운 좋게 목격할 수가 있었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미국 독립기념일, 멕시코 시티에서 멕시코 독립기념을 맞는 행운도 누렸다. 또 와하까에서는 무덤까지 가서 죽은자의 날을 즐기는 영광까지, 그리고 이제는 쿠바 축제까지~ 다음엔 어떤 축제가 기다리고 있을련지 기대된다. :)
<분신놀이.^^ 30초간 열어두고 10초씩 자리를 바꾸어 얼음! 을 시킨다.>
<나무 주위를 3 바퀴 돌면서 3가지 소원을 빈다고 합니다.>
<나무를 돌기 위해(?) 줄선 사람들. 나중에는 정말 1000명은 되는 것 같았음.>
<이렇게 몇블럭 뒤에 까지.....^^;>
<구시가지 구석 구석을 둘러 봅니다.>
<멕시코에서 놀러 온 미녀 여행자들이 찍어 준 사진>
<대 성당>
<대 성당 맞은 편의 레스토랑>
<보행자 전용이라는 표식 이지만..뭔가 살벌함이 느껴집니다.>
<축제라 그런지 12시가 되어서 골목 구석구석 사람들이 넘칩니다.>
<말래꼰 해변 간이식당에서 마셨던 맥주. 5.4% 의 강한 해적맥주! 환타와 똑같은 맛 쿠바식 청량음료>
아바나는 생각보다 너무 아름다운 도시였다. 쿠바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말레꼰을 따라 걷는 산책로, 길거리 음식들의 천국, 헤밍웨이의 흔적 등 여러 볼거리가 많은 곳, 거리 곳곳 우리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 곳, 그리고 낡은 듯 고풍스러운 듯 꿋꿋이 서있는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있는 곳. 그 밖에도 너무나 많은 매력으로 여행자들을 사로잡는 도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