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U.S.A)/The central area

July 17, 2009 '라스베이거스'스러웠던 하루.

팬더는팬팬 2009. 10. 3. 16:35
 

     오늘은 금요일, 체크아웃 하는 날이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를 지금 떠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금요일과 토요일엔 두배 세배로 치솟는 호텔비가 부담스럽다. 시간동안 쿠폰북을 뒤적거린 결과 가깝고 모텔을 발견했다. 택스까지 44불에 아침식사 포함. 그리고 운이 좋게 바로 체크인 수도 있었다. 숙소 문제가 술술 풀리니~ 기분이 한결 가볍다.

 

     배가 슬슬 고프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 어제부터 먹고 싶었던 냉면이 자꾸만 생각난다. 에잇!! 먹고 싶은 먹어야지!! 만포면옥이라는 한국식당으로 출발이다. 그런데 원래 더운 라스베이거스이지만, 오늘따라 더워도 너무 덥다. 이러다가 으릉이 녹는게 아닌 하는 걱정까지 든다. 으릉아~~ㅠㅜ

 

     식당도착!! 물냉면과 육개장을 주문하고, 오늘 날씨를 물어보니 44.5도란다. 허걱. 어쩐지 덥더라~ 했더니.. 구름 없다는 사실이 절망스럽다. 냉면의 맛은 약간 밍밍한게 L.A 함흥냉면보다 별로 였고, 육개장도 20% 아쉬운 맛이다. 그래도 푸짐한 양에 싹싹 비우고는 다시 밖으로 나가려니..  두렵………………….다….

  

 

     이렇게 더운 , 특히 더운 시간인 2-4 사이엔 실내에 있는 최고다. 얼른 호텔 안으로 피신하자~~ 그리하여  팔라조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이리 저리 다른 호텔들을 전전하다 미라지호텔에서 드디어 겜블링에 도전했다. 번째 종목은 머쉰. 그냥 버튼을 누르는 건데 이게 재밌겠어? 의심반 호기심반으로 시작된 머쉰게임. 나도 모르게 계속 돈을 집어 넣는다. 아마 이게 말로만 듣던 바다이야기의 다른 버젼인가 싶다. 바다이야기에 상어를 기다리는 것처럼 나는 백마를 기다린다. 처음 번은 이기고 지고 오락가락 하다, 결국 10 이상을 잃고서야 그만 둔다. 다음 종목은 룰렛게임. 현수오빠가 제일 가능성 높다고 했던 게임이다. 미니멈이 5불이니, 대체 얼마를 바꿔야 모르겠다. 우선 40, 그리고 30. 결국 칩을 쓰고 나서야 그만두게 된다.

 

     이렇게 하여 1시간도 안되어 공중으로 사라진 우리 $80. 팬더는 억울함에 울부 짓고, 토끼는 도박에 재능이 없음을 알게 비싼 수업료라 치자며 합리화한다. 물론 나라고 돈이 아깝겠냐만,  씬시티 라스베이거스에 왔으면 당연히 라스베이거스의 문화체험을 해봐야 하지 않겠어?? 얻어도 그만, 잃어도 그만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고, 카지노를 나가는 길이 왠지 서글프다. 서글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번에는 진미식당으로 향했다. 맛있는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조금 헤맨 끝에 도착한 진미식당은 제법 규모의 식당이었다.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일품인 . 점심때도 여기 왔으면 좋았을 ~~ 나는 순대국밥, 정민군은 비빔밥을 주문하고 남김없이 먹어버렸다. ~ 여기서 맨날 먹고 싶다 ㅠㅜ   오웅오웅~

 

 

 

 

 

     이제는 벨라지오호텔에 쇼를 보러 시간이다. 라스베이거스의 대표 쇼인 O쇼를 금요일 10시반에 예약을 놓았다. 남들은 옷을 멋지게 차려 입고 왔을까봐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우리처럼 캐쥬얼한 옷차림을 사람들도 많았다.

 

     시작 부분은 가슴이 만큼 스펙타클했다. 거대한 천이 춤을 추듯이 사라지며 드러나는 무대에 가슴이 쿵쾅쿵쾅.. 드디어 시작 전설의 O. 천장에서 사람이 내려오고, 사람이 무대 있는 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다. 가히 무대장치와 배우들의 기술은 세계최고라고 했다. 긴장감 있게 바뀌는 무대장치들에 입이 벌어지고, 사람 같지 않은 묘기에 다시 입이 벌어진다.

  그렇지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라면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유는 스토리의 부재, 그리고 진부한 묘기에서 찾을 있었다. 처음에는 배우들의 몸짓에만 시선을 집중이 되었지만, 시간이 수록 스토리는 없이 연속된 배우들의 몸짓에 긴장감을 놓치게 되었다. 그리고 시월드에서 이미 봤던 코믹라인들, 그리고 다른 서커스쇼에서 봤던 같은 동작들.. 스토리 없기 때문에 더욱 배우들의 묘기와 무대 장치에만 집중을 밖에 없는데, 동작마저도 어디선가 많이 진부한 동작이라면…??

     물을 이용한 서커스라는 아이디어도 좋았고, 무대장치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누가 원조이고 누가 베꼈건간에 이미 예측가능한 움직임은, 초반 이후 나를 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사람들은 기립박수를 쳤지만, 나는 일어나지를 않았다. 나에겐 그냥 그런 쇼에 불가했기 때문에…

     $250이라는 금액을 지불하고 들어온 시간 남짓한 쇼였는데, 갑자기 돈이 아까워진다. 호텔에서 모텔로 옮겨서 얻은 작은 금전적 이익보다 출혈이 컸던 오늘의 겜블링과O. 그래도 다시 비싼 수업료라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니 어느새 새벽1시가 되어 간다. 오늘은 라스베이거스의 마지막 .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 아쉽지 않을 만큼 새벽 거리를 돌아다녀보자. 가보지 못했던 호텔들을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기념품도 사고, 사람 구경도 하고 어느새 새벽4. 숙소로 돌아오니 4시반. 씻고 나니 5. 오늘 하루는 ~~~ 길다.

 

     길었던 오늘 하루. 화려하지만 왠지 허무한,   '라스베이거스'스러웠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