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6, 2009 광활한 그랜드캐년
새벽 3시반, 3시간도 채 못 잔 것 같다. 아.. 눈이 아직도 안 떠진다. 그래도 알람소리에 일어나 눈을 감은 채 나갈 준비를 하고, 현수오빠와 정선언니를 픽업하러 패리스로 출발~ 어제 장 봐 놓은 과일들을 먹으면서 계속 사막으로 사막으로 향했다. 후버댐을 지나서(트랜스포머에 나와서 유명하다고 한다), 애리조나 국경을 넘어 약 5시간을 달린 약 9시 반쯤 그랜드캐년 입국에 도착했다.
맥도널드에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그랜드캐년으로 드디어 들어가는 순간이다. 차 한대당 $25의 입장료를 내면 안내지도를 받을 수 있다.
그랜드캐년을 둘러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북쪽에서 감상하는 법, 혹은 남쪽에서 감상하는 법. 시간이 있다면 양쪽 다 감상을 하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남쪽만 감상하기로 했다. 즉, 하루의 여유가 있다면 남쪽만 감상을 하는 것이, 하루의 여유가 더 있다면 트레킹을 해서 캐년 밑으로 내려서 콜로라도강을 보고 오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만일 총 3일의 여유가 있다면 남쪽, 트레킹, 북쪽을 모두 보고 오는 풀패키지를 추천한다. 남쪽과 북쪽의 실제거리는 몇 마일이 채 안되지만, 직접 북쪽으로 이동하려면 몇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하루 안에 남쪽과 북쪽 모두를 보기에는 무리이기 떄문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6시간. 오늘 밤 9시 까지는 라스베이거스로 돌아가야 했기에 늦어도 오후 4시에는 그랜드캐년에서 떠나야 했다.
우리는 먼저 제일 동쪽으로 이동해 차례로 보며 서쪽까지 움직이기로 했다. 사실 어느 순서이거나 관계없다. 서쪽->동쪽 이거나 동쪽->서쪽.
차례대로 보기 위해서 뷰포인트들을 지나치는데, 얼른 보고 싶어 죽겠다. 언뜻 언뜻 스쳐가는 그랜드캐년이 정말 너무너무 커서 입이 딱~ 벌어진다. 와~~~~ ~~~~ ~~~~~~ ~~~~
동쪽 끝에는 첨성대처럼 생긴 탑과 광활한 그랜드캐년 뷰가 펼쳐져 있다. 탑 안 1층에는 기념품 샵, 그리고 올라가는 계단과 벽 여기저기에는 원주민 그림들이 그려지고 새겨져 있고, 전망을 볼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는 이색적이고 광활한 자연 앞에서 좀처럼 다음 장소로 떠나 지를 못했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보아야 하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음 장소로 계속 이동 할 수 밖에 없었다.
어제는 인간이 세운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오늘은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인간과 자연의 위대함을 동시에 느끼는 순간이다.
<이제 인물사진 들어갑니다.^^>
어쩜 저렇게 똑 바르게 수평을 맞춰 캐년이 만들어 졌을까? 조금씩 다른 지층 색깔들, 그리고 대규모의 캐년앞에 선 인간인 나는 자연에 압도당한다. 그리고 푸르른 하늘과 예쁜 구름들 마저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만들어 낸다.
뷰포인트마다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을 연출하고 있었고, 모두 입이 딱 벌어질 만큼 멋진 모습들이었다. 갑자기 예전 호주 있을 때 갔던 킹스캐년이 떠올랐다. 그랜드캐년에 비교하면 아가 캐년이었지만, 이상하게 난 호주의 킹스캐년에 더 정이간다. 직접 내 두발로 오르고 내리고 했기 때문일까? 그랜드캐년 역시 내 두 발로 느꼈다면 좋았겠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는다.
셔틀버스만 들어갈 수 있는 구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뷰포인트에서의 감상을 마치고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길을 잘 못 들어, 우연히 간 비포장도로는 야생선인장이 여기저기 피어있고, 도마뱀이 기어다니는 전형적인 애리조나의 모습이라 너무나 놀랍기도 했다.
미국이라는 한 나라 안의 사막에서 극지방까지..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는 미국은 어쩌면 하나의 작은 세계일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강행군에 지친 우리는 쓰러지듯 그대로 잠이 들었다. 같은 스케쥴을 소화하고, 그 뒤에 쇼도 감상하고 겜블링도 했다던 언니네 커플에 박수를 보낸다. 국가대표급 체력들ㅋ